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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법원, 3D 프린터 플라스틱 총기 설계도 공개 직전에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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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법원, 3D 프린터 플라스틱 총기 설계도 공개 직전에 제동

입력
2018.08.01 17:22
수정
2018.08.01 18:45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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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리스트 등에 악용 우려 커

온라인 배포 일시 금지 가처분

본안 소송 과정서 논란 증폭될 듯

2013년 5월 코디 윌슨이 텍사스주 오스틴에 있는 자택에서 3D 프린터로 제작된 권총을 들어 보이고 있다. 오스틴=AP 연합뉴스 자료사진
2013년 5월 코디 윌슨이 텍사스주 오스틴에 있는 자택에서 3D 프린터로 제작된 권총을 들어 보이고 있다. 오스틴=AP 연합뉴스 자료사진

3D 프린터로 플라스틱 총기를 제작할 수 있는 설계도면의 인터넷 공개가 미국 연방법원의 한시적 금지 명령으로 일단 무산됐다. 추적도 감지도 안 되는 3D 프린터 총기의 도면이 온라인에 유포될 경우, 테러리스트나 범죄자들에 의해 악용될 소지가 매우 커 심각한 위험이 초래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미 워싱턴주 시애틀 연방지법 로버트 라스닉 판사는 이날 밤 3D 프린터 총기 설계도면의 온라인 배포를 일시적으로 금지하는 가처분 결정을 내렸다. 라스닉 판사는 “회복 불가능한 피해 가능성이 있는 만큼, 당분간 3D 프린터로 총기를 만드는 지침이 인터넷에 게시되어선 안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향후 법정에서 수정헌법 1조(표현의 자유) 문제를 진지하게 따져 봐야 하므로, 8월 10일 후속 공청회를 열 것”이라고 덧붙였다.

3D 프린터를 활용한 총기 도면의 공개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부터 금지됐던 것이지만, 미 국무부는 지난 6월 텍사스의 비영리 단체 ‘디펜스 디스트리뷰티드’와 합의를 통해 이를 허용해 줬다. 해당 단체는 8월 1일부터 일부 설계도를 인터넷에 올리려 했고, 이에 뉴욕주 등 미국 8개 주와 워싱턴DC의 민주당 소속 법무장관들은 지난달 30일 부랴부랴 ‘국가 안보 위협’을 이유로 공개금지 소송을 냈다. 결국 설계 도면 공개를 불과 몇 시간 앞두고 법원이 원고들의 주장을 임시적으로 수용한 것이다.

바버라 언더우드 뉴욕주 법무장관은 “상식과 공공안전을 위한 커다란 승리”라고 환영했다. 반면 디펜스 디스트리뷰티드를 설립한 코디 윌슨 측은 “대법원이 금지했던 ‘표현의 자유에 대한 사전 규제’로 매우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판단은 가처분 결정인 만큼 찬반 논란은 향후 본안 소송 과정에서 본격화할 전망이다. 총기 규제론자들은 정부 등록을 거치지 않아 일련번호도 없는데다, 금속탐지기에도 걸리지 않는 무기가 무분별하게 생산, 소유, 유통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반면 옹호론자들은 수정헌법 1조를 들어 자료를 공개할 권리를 내세우고 있다. NYT는 “공공 안전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키는 치열한 법적 충돌의 시작일 뿐”이라고 전했다.

미국 내 여론은 일단 ‘공개 금지’ 쪽이 우세하다. 워싱턴포스트는 “해당 기술은 비밀리에 생산되고 축적되는 ‘DIY(Do It Yourselfㆍ자체제작) 총기 시대’를 예고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총기 규제에 소극적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조차 이날 트윗에서 “3D 플라스틱 총이 일반인에 판매되는 문제를 들여다보고 있다. 이미 전미총기협회(NRA)와 얘기해 봤는데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밝혔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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