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현성 기자

등록 : 2018.07.12 14:51
수정 : 2018.07.12 15:09

대법 “교육청의 독자적 자사고 지정 취소는 위법”

등록 : 2018.07.12 14:51
수정 : 2018.07.12 15:09

교육부가 서울시교육청의 자율형 사립고등학교(자사고) 6곳 지정 취소 처분을 직권으로 취소한 처분은 정당하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12일 서울시교육청이 “자사고 취소 처분을 교육부가 취소한 것은 위법하니 다시 취소해달라”며 교육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서울시교육청이 2014년 12월 대법원에 소송을 건 지 3년 8개월 만에 교육부의 승리로 매듭지어졌다.

대법원은 서울시교육감이 교육부 장관의 사전 동의 없이 자사고 지정을 취소한 것은 법령 위반이라 밝혔다. 자사고 지정 취소에 관한 초ㆍ중등교육법 시행령(91조의 3의 5항)에서 정한 ‘교육부 장관과의 사전 협의’는 ‘사전 동의’를 의미하는데, 서울시교육청은 동의 없이 지정취소 처분을 내려 시행령 위반으로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자사고 제도 운영은 국가 교육정책과 긴밀히 관련되고, 자사고 지정 및 취소는 해당 학교 재학생과 입학 준비생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커서 국가 교육정책과 지역 실정 등을 고려해 신중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교육부 장관과의 사전 협의 규정도 교육청 재량을 절차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 자사고를 보다 안정적으로 운영하게 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어 시교육청의 자사고 지정취소는 재량권을 넘어선 위법행위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종전 평가결과에 교육감 결재만 남은 상황에서 신임 교육감이 취임하자 교육청의 재량평가 항목(‘교육의 공공성과 학교의 민주적 운영’ㆍ배점 15점)을 추가해 사실상 교육청의 재량평가가 자사고 지정 취소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새 교육제도는 충분한 검토와 의견수렴을 거쳐야 하고 시행 중인 교육제도의 변경은 국가 교육시책에 대한 국민 신뢰에 큰 영향을 주는 만큼 더욱 조심스럽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시교육청은 2014년 4~6월 자사고 14곳을 자체 평가해 지정취소할 학교는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해 7월 조희연 교육감이 새로 취임하고 나서 새 평가 항목을 넣어 재평가한 뒤 경희ㆍ배재ㆍ세화ㆍ우신ㆍ중앙ㆍ이대부고 등 6곳의 지정을 취소했다. 당시 교육과학기술부(현 교육부)는 11월 시행령 위반과 재량권 일탈ㆍ남용 등을 이유로 시정명령을 내렸지만, 시교육청이 따르지 않자 직권으로 교육청의 취소처분을 없던 일로 되돌렸다. 이에 시 교육청은 그해 12월 대법원에 소송을 걸었다.

이 사건과 관련된 지방교육자치법이 준용하는 지방자치법(169조 1항)에는 지방자치단체장 등의 명령이나 처분이 법령에 위반되거나 공익을 해친다고 판단되면 주무 장관이 취소할 수 있도록 한다. 장관 처분이 부당하다고 보는 지자체장 등은 통보 받은 날로부터 15일 안에 대법원에 취소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당시 자사고 취소 논란으로 시교육청이 소송을 낸 뒤 초ㆍ중등교육법 시행령 91조의 3은 ‘교육부 장관과의 사전 협의’에서 ‘미리 동의’로 문구가 바뀌었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해 12월 시ㆍ도교육감이 교육부로부터 독립해 자사고나 외국어고 등을 지정하거나 취소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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