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향신채로 봄식탁에 향기를

알림

향신채로 봄식탁에 향기를

입력
1997.04.17 00:00
0 0

◎음식 비린내 없애고 양념역할,샐러드로 먹기도/육류엔 로즈매리 다임,생선요리엔 소회향 처빌…/향신료­올스파이스·흰후추·통후추·오레가노·로즈매리·타라곤·다임·잉글랜드머스타드·피클링 스타이스/향신채­로즈매리·민트·오레가노·코리엔더·푸른시소·딜파슬리 세이지 로즈매리 다임. 미국의 인기 가수 사이먼&가펑클의 노래 「스카보로스 페어」에 나오는 이 이름들은 흔히 허브(herb)라고 알려져 있는 향신채다. 노래에 나올만큼 서양 요리에 빼놓을 수 없는 외국 향신채가 우리나라에서도 인기를 끌고있다. 해외여행이나 외국생활을 통해 맛을 본 사람들이 많이 찾으면서 재배 농가도 늘어났고 농산물 시장이나 종묘상등에서 씨를 구해서 키우는 집도 늘고있다.

향신채란 음식의 향과 맛을 내는데 쓰이는 온대성 식물. 식물에 따라 잎이나 열매 줄기 뿌리 꽃을 사용한다. 고추 마늘 생강처럼 고기나 생선 비린내를 없애거나 맛을 내는 양념으로 쓰기도 하지만 날로 샐러드를 만들어 먹기도 한다. 말린 상태로는 향신료라고 부른다.

향신채가 우리나라에 소개된 것은 80년대 중반부터. 종자를 처음으로 수입한 아시아종묘 류경오(41) 사장은 『전세계 2000여종의 향신채 가운데 200여종이 현재 우리나라에서 재배되고 있으며 일부는 종자를 직접 공급할 정도로 작황이 좋다』고 말한다. 『역으로 외국에서는 우리나라 향신채인 홍화 방아 당귀 더덕 민들레 섬백리향 등에 대해 문의를 해서 향신채의 국제화시대를 맞고 있다』고 류씨는 들려준다.

외국산 향신채중에는 후추 라벤다 박하 월계수잎처럼 많이 알려진 것도 있지만 백리향 안젤리카 처빌 소회향 등 낯선 이름도 많다. 널리 쓰이는 로즈매리는 소나무 향나무향이 섞인 향이 인기가 있다. 가늘고 긴 잎과 줄기를 사용하며 닭고기 양고기 돼지고기 등의 냄새를 없애고 이탈리아 요리 소스를 만드는데 쓴다. 민간요법에서 혈액순환촉진제로 쓰기도 한다. 로즈매리보다 넓적하고 두꺼운 회색 잎을 가진 세이지는 향이 아주 강해 비린내가 강한 생선요리에 사용한다. 다임이라 불리는 백리향은 돌나물처럼 아주 작은 잎이 있고 잎 꽃 씨를 조미료로 사용한다. 특히 프랑스요리에 빠지지 않는다. 피자에 고명으로 쓰이는 바실은 줄기가 들깨처럼 생겼고 잎은 달걀 모양으로 둥근 편이다.

우리 음식에도 쓸 수 있다. 강원 평창에서 「허브나라 농원」을 경영하고 있는 이호순(54) 원장은 닭찜이나 제육볶음 로스구이 전을 만들때 향신채를 사용한다. 이원장은 『닭의 누린내를 없애는데는 타라곤 다임 레몬을 쓰고 돼지고기에는 세이지를 사용한다』며 『닭백숙 닭찜 돼지고기편육을 양념할때 넣으면 된다』고 설명한다. 마늘 생강만으로 할때보다 요리가 더 향긋해진다는 것. 다만 종류에 따라 넣는 순서는 다르다. 오래 끓여도 향이 날아가지 않는 다임 세이지는 처음부터 넣어도 괜찮지만 파슬리는 음식이 다 된 후 넣는다.

한국조리연구학회 심재호(32·캐피탈호텔 조리부) 회장은 『궁합이 맞는 향신채는 따로 있다』며 『육류 요리에는 로즈매리 다임 세이지 타라곤 등을, 생선요리에는 소회향 처빌을 주로 쓴다』고 일러준다.

서울 가락동 송강농장(02―424―2837) 허브월드(02―431―9161)나 과천의 신금농장(02―503―6620) 강원 평창의 허브나라농원(0374―34―2902)에서 향신채를 판매한다.

◎향신채 기르는 법

1평 정도의 땅만 있어도 향신채는 키울 수 있다. 아파트에서는 수경재배나 화분을 이용해도 좋다. 고려대 원예학과 박권우(50) 교수의 도움말로 화분을 이용한 재배법을 알아보자.

작은 화분에 키우기 적당한 향신채에는 파슬리 박하 로즈매리 세이지 타라곤 고수 딜 레몬밤 오레가노 울금 등이 있다. 나무로 크게 자라는 월계수 라벤더는 큰 화분에 길러야 한다. 화분을 놓아둘 장소는 하루에 햇빛을 적어도 5시간이상 쬘 수 있는 남향이나 동향, 서향이 좋다. 실내습도는 50%정도 되어야 한다. 온도는 겨울이라도 4℃이하로 내려가면 안되고 12℃이상 되는 물을 주어야 한다.

씨로 번식하는 1∼2년생 향신채에는 바실 처빌 고수 딜 겨자 안젤리카 파슬리 등이 있다. 꺾꽂이 휘묻이 포기나누기 등으로 번식하는 것으로는 차이브 오레가노 세이지가 있으며 다년생 식물이다. 큰 화분에 여러 개를 함께 심는다면 백리향 박하와 토마토를, 상추와 처빌을, 장미와 차이브를 함께 심어주면 진딧물이 적게 생긴다. 아파트가 따뜻하므로 심는 계절을 가릴 필요는 없다.

대부분의 향신채를 수경재배로 키울 수 있다. 스티로폼 용기를 이용해 한달 정도만 기르면 먹을 수 있다. 일단 상자에다 스폰지를 깔고 수경액을 0.4㎝정도 담가 싹을 틔운다. 네모난 스티로폼 용기의 뚜껑에 지름 5㎝정도 구멍을 뚫고 그 속에 떡잎을 담은 스폰지를 넣어 키우면 된다. 수경액은 뿌리가 담길 만큼 넣으면 된다. 이때 수경액에 공기를 주입해 주어야 하는데 어항에서 쓰는 공기파이프를 쓰면 된다.

씨나 모종은 아시아종묘(02―443―4303)나 허브나라농원에서 살 수 있다. 화분 값까지 해서 1만원 정도면 여러 달동안 계속 베어먹을 수 있는 향신채를 살 수 있다.<노향란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