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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하면 물어보세요, 취재해 알려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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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하면 물어보세요, 취재해 알려 드립니다”

입력
2017.06.2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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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히신문사 인터넷 매체 ‘위드뉴스’의 인기비결

독자가 궁금해 하는 것을 정확하게 취재해 재미있게 전달

상근기자 4명, 월 기사 80건 불과하지만 5,000만 페이지뷰 급성장

예전에는 전철에서 책이나 신문을 읽는 승객이 많았던 ‘인쇄왕국’ 일본. 그러나 요즘 도쿄의 지하철 승객들은 대부분 스마트폰 화면을 보고 있다. 종이매체 대신 모바일을 통해 뉴스를 접하는 비율이 급속도로 증가하자, 100만부 이상의 유료 독자를 보유한 일본의 ‘공룡’ 신문사들도 디지털 실험과 투자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아사히신문사는 자체적으로 미디어랩을 갖고 있으며 다수의 온라인 매체를 창간, 운영하는 것은 물론 디지털 분야 스타트업 기업 여러 곳에 지분 투자도 진행 중이다. 2014년 7월 창간한 온라인 매체 ‘위드뉴스(withnews.jp)’는 신문 밖 독자를 겨냥해, 아사히신문 디지털본부에서 1년여 간 논의 끝에 탄생됐다. 상근 기자가 매우 적고 아사히신문 본지의 지원을 받은 것도 아니지만, 여러 인터넷 매체가 시류에 편승한 낚시기사를 양산하는 것과 달리 정확하며 재미있고 유익한 기사로 매체의 개성을 강하게 나타내고 있다. 덕분에 이 곳은 매년 트래픽이 크게 상승하고 있다.

창간 당시 30대 기자로 중책을 맡았던 오쿠야마 쇼타로(奥山晶二郎ㆍ40) 편집장(홈페이지)을 최근 도쿄 아사히신문 본사에서 만나 위드뉴스의 인기 비결과 일본 언론사들의 디지털 전략 등에 대해 물었다.

Figure 1 오쿠야마 위드뉴스 편집장은 “당장의 수익보다는 미디어의 개성을 강화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Figure 1 오쿠야마 위드뉴스 편집장은 “당장의 수익보다는 미디어의 개성을 강화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위드뉴스는 언제 어떻게 만들었나.

“2014년 7월, 신문 기사를 읽지 않는 사람들에게 신문사가 취재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만들었다. 2013년 당시 내가 속했던 디지털 관련 부서의 10여명이 낸 아이디어 가운데 최종 채택돼 창간했다. 트래픽은 현재 월간 순방문자 수 500만명, 5,000만 페이지뷰를 기록하고 있다.”

기자는 얼마나 되나.

“편집장인 나 외에 전담 기자는 한 명 뿐이다. 다른 일과 겸업하는 기자가 2명 더 있다. 여기에 2,000여명이나 되는 아사히신문 기자들 중 자원자들이 기고자로 참여한다. 이들이 매달 새로 제공하는 기사 수는 약 80건이다.”

생산 기사량에 비해 트래픽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

“트위터 등 사회관계형서비스(SNS)를 적극 활용한다. 일반적인 신문기사는 글로 모든 상황을 100% 설명하지만 위드뉴스는 사진과 동영상, 질의 응답, 경어체 등 인터넷에서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기사를 쓴다. 그래서 독자들의 호응이 좋다. 디지털에서는 뉴스에 대한 가치판단부터 편집형태, 제목과 기사 형식까지 모든 것이 인쇄매체와 다르기 때문에 이를 잘 연구하고 활용해야 한다. 신문사의 취재력을 바탕으로 기사를 작성하기 때문에 정확하고 확실한 정보를 전달하는 점이 다른 인터넷 매체와의 차별점이다.”

-위드뉴스에 기고하는 아사히신문 기자들의 글도 형식이나 내용이 신문기사와 많이 다르다.

“2,000명의 아사히신문 기자 가운데 온라인 기사나 독자 반응에 관심을 갖는 기자들이 적극적으로 기고하고 있다. 1시간 반 분량의 인터뷰를 하고서도 신문과 아사히닷컴에서는 매우 적은 분량의 기사가 나가지만 위드뉴스에는 훨씬 자세한 내용을 내보낼 수 있어 좋다는 기자도 있다. 최근 정치부 베테랑 기자가 어려운 정치 용어를 재미있게 해설하는 기획을 시작했다. 내각부 관련 용어를 질문ㆍ대답과 재미있는 삽화로 설명한 “내각부가 뭐야? 내각 · 내각 관방... 전부 다르다! ‘지하 통로’ 목적지는...”이라는 기사다.”

-독자들이 직접 취재 요청을 하는 코너도 운영 중이다.

“독자들에게서 받은 궁금한 점을 취재해 기사로 쓰는 코너를 주 1회 운영한다. 질문은 주로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의문이 많고, 웹에 있는 정보가 확실한지 확인하는 것도 있다. 특히 반응이 좋았던 기사는 “사람이 있는데도 자동문이 열리지 않는 이유” “공항에서 ‘자리를 양보해 주세요’라는 방송이 나오는 이유는” 등이 있다.”

-기사형 네이티브 광고를 운영 중이다. 위드뉴스의 수익모델은 무엇인가.

“당장은 수익보다 위드뉴스라는 미디어의 개성을 강화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이를 통해 ‘여기에 광고를 내고 싶다’는 광고주를 늘릴 생각이다.”

Figure 2 도쿄 츄오구의 아사히신문 도쿄 본사 사옥 입구.
Figure 2 도쿄 츄오구의 아사히신문 도쿄 본사 사옥 입구.

-디지털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2000년 아사히신문에 입사해 취재기자로 일하다가 2007년부터 사내 모집에 자원해 디지털부문에서 일했다. 신문에서 일할 때 종이매체의 한계에 의문을 가졌다. 예를 들면 중요한 선거가 있을 때 종이신문은 다음 날 내보낼 지면 제작에 몰두한다. 하지만 어떤 독자가 선거 결과를 신문으로 확인할까. 차라리 당일 인터넷에 바로 송신하는 것이 더 많은 독자들에게 뉴스를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닌가 생각했다. 디지털 부문에 있으면서 지속적으로 디지털 뉴스에 대한 실험과 연구를 했고 지금도 월간 ‘저널리즘’에 디지털 뉴스 관련 글을 쓰고 있다. 구마모토 지진 등 재해 상황에서 늘어난 검색어 분석 연재기사를 야후재팬과 공동으로 진행하는 등 위드뉴스 이외의 디지털 프로젝트도 하고 있다. 신문사에서 쌓아온 취재 기법과 콘텐츠라는 힘을 무기로 디지털이라는 새로운 공간에 정보를 내보내고 있다.”

-아사히신문이 운영하는 디지털 매체는 어떤 것들이 있나.

“신문 기사를 전재하는 아사히닷컴과 위드뉴스, 허핑턴포스트재팬, 반려동물 미디어인 시포(sippolife.jp), 종이 잡지를 폐간하고 디지털 매거진으로 재창간한 웹브론자(webronza.asahi.com) 등이 있다. TV아사히의 경우 abemaTV 앱 등 다양한 디지털 플랫폼을 운영한다.”

Figure 3 아사히신문 도쿄 본사 사옥 1층에 위치한 ‘미디어 랩’. 다양한 디지털 실험과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매년 실시하는 사내 아이디어 공모전 포스터가 붙어 있다.
Figure 3 아사히신문 도쿄 본사 사옥 1층에 위치한 ‘미디어 랩’. 다양한 디지털 실험과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매년 실시하는 사내 아이디어 공모전 포스터가 붙어 있다.

-일본 언론사들은 최근 디지털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전세계적으로 언론사들이 디지털에서 큰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수익을 좀더 구체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 종이는 매출이 많지만 생산을 위해 큰 비용이 필요해 이익이 그리 많지 않다. 디지털은 종이만큼 비용이 들지 않는다. 차별화된 미디어의 강점을 집중적으로 늘릴 수 있다면 수익을 내는 것이 가능하다. 또 ‘경제’ ‘스포츠’처럼 적절한 규모의 버티컬 미디어 전략을 이용한 수익모델도 세울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현재 일본의 디지털 미디어 중 추천할 만한 전략을 갖고 있는 곳은 어디인가

“변호사닷컴(www.bengo4.com)이라는 사이트다. 현직 변호사들이 시사 뉴스를 법률의 관점에서 설명해 준다. 다른 미디어에 없는 개성이 있다. 수많은 변호사들이 가입해 있으며 독자들이 원하는 분야의 변호사를 찾는 기능도 잘 돼 있다. 미디어의 영향력을 변호사와 연결해 사업으로 이어주는 수익모델도 잘 돼 있다. 다만 저널리즘과 비즈니스 간 이해상충 소지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한국에서는 포털에서 기사를 무료로 볼 수 있어서 언론사들이 독자 유료화 모델을 구축하기 힘들다. 일본도 야후재팬 등 포털에 뉴스를 보내는 언론사가 많고 스마트뉴스 등 뉴스 앱의 영향력이 커졌다. 이러한 상황에 언론사들의 대응 방안이 있다면.

“종이를 읽지 않는 사람이 증가하는 만큼 포털의 매체파워와 연계하는 것은 잘못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포털에서 단지 트래픽 유입만을 목표로 하지 않고, 포털의 힘을 자사 미디어의 성장에 어떻게 연결할 지 생각하는 것이다. 포털의 페이지뷰라는 지표를 놓고 경쟁하는 것은 의미 없다. 페이지뷰 이외의 목표를 세울 수 있는지 여부가 중요하다. 예를 들어 포털에서 유입된 독자들에게 회원 가입을 유도하고 이를 분석해 수익모델을 창안하는 것이다.”

-5년 후, 10년 후를 예상해 본다면.

“디지털 세계는 변화가 심해서 미래를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다. 하지만 항상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자리에 있고 싶다.”

도쿄=글ㆍ사진 최진주기자 pariscom@hankookilbo.com

Figure 4 안정적인 회사에서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5년 후든 10년 후든 “항상 도전하는 자리에 있고 싶다”는 오쿠야마 편집장.
Figure 4 안정적인 회사에서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5년 후든 10년 후든 “항상 도전하는 자리에 있고 싶다”는 오쿠야마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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