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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드컵’ 관전 4만 중국팬 “한국팀 경기보며 한국에 호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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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드컵’ 관전 4만 중국팬 “한국팀 경기보며 한국에 호감”

입력
2017.11.06 04:4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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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갤럭시ㆍSKT T1 결승전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려

사드 등 양국 갈등 무색하게

국내팀 선수 이름 연호하며 열기

전세계 e스포츠 시장 매년 성장

2020년 1조 7000억원으로 예상

지난 4일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삼성 갤럭시와 SKT T1의 ‘리그 오브 레전드(LoL) 월드 챔피언십 2017’ 결승전이 열리고 있다. 라이엇게임즈 제공
지난 4일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삼성 갤럭시와 SKT T1의 ‘리그 오브 레전드(LoL) 월드 챔피언십 2017’ 결승전이 열리고 있다. 라이엇게임즈 제공
지난 4일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리그 오브 레전드(LoL) 월드 챔피언십 2017’에서 삼성 갤럭시가 SKT T1을 꺾고 우승했다. 갤럭시 팀이 환호하는 모습이 대형 화면을 통해 생중계되고 있다. 라이엇게임즈 제공
지난 4일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리그 오브 레전드(LoL) 월드 챔피언십 2017’에서 삼성 갤럭시가 SKT T1을 꺾고 우승했다. 갤럭시 팀이 환호하는 모습이 대형 화면을 통해 생중계되고 있다. 라이엇게임즈 제공

지난 4일 오후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 체감온도 5도 안팎의 쌀쌀한 날씨에도 4만여명의 관중이 몰렸다. ‘리그 오브 레전드(LoL) 월드 챔피언십’, 일명 ‘롤드컵’ 결승전을 보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다. LoL은 전 세계 월 1억명 이상이 즐기는 다자간 전략 액션 PC 게임으로, 개발사 라이엇 게임즈는 매년 16개 팀을 초청해 최강팀을 가리는 롤드컵을 열고 있다.

이날 결승전의 주인공은 한국팀들이었다. 각각 4강전에서 중국팀들을 꺾고 올라온 ‘삼성 갤럭시’와 ‘SKT T1’은 지난해 롤드컵에 이어 또 다시 결승에서 만났다. 예상을 깬 경기 운영과 허를 찌르는 역습 끝에 삼성 갤럭시의 3대0 승리. 3년 만에 우승컵을 거머쥔 삼성 갤럭시에 중국팬들은 “SSG(삼성 갤럭시)!”를 힘차게 연호했다. 패배의 아픔에 얼굴을 키보드에 파묻고 한동안 경기장을 떠나지 못하던 e스포츠계의 1인자 ‘페이커’ 이상혁(21ㆍT1)을 향해 중국 팬들은 “페이커, 울지마”를 거듭 외치기도 했다.

지난 4일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삼성 갤럭시와 SKT T1의 ‘리그 오브 레전드(LOL) 월드 챔피언십 2017’ 결승전에서 4만여명의 중국팬들이 열띤 응원을 펼치고 있다. 라이엇게임즈 제공
지난 4일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삼성 갤럭시와 SKT T1의 ‘리그 오브 레전드(LOL) 월드 챔피언십 2017’ 결승전에서 4만여명의 중국팬들이 열띤 응원을 펼치고 있다. 라이엇게임즈 제공

사드 논란 아랑곳 않는 열기…암표 3.5배 거래도

롤드컵 결승이 열린 베이징 국립경기장은 중국 최대 경기장이다. 약 9만1,000명을 수용할 수 있지만 이날은 경기장 가운데 설치된 경기 부스와 대형 스크린 때문에 입장객을 4만여명으로 제한했다. 중국은 올해 롤드컵에 3개 팀이 참가했으나 모두 한국 팀에 밀려 탈락했다. 한국팀끼리 맞붙은 결승전이었지만 280위안(약 4만7,000원)~1,280위안(약 21만5,000원)의 티켓은 지난달 25일 온라인 판매 개시 1분 만에 매진됐다. 암표는 정상가의 2.5~3.5배인 17만~54만원에 거래될 정도였다.

결승전 내내 응원 열기는 뜨거웠다. 화려한 플레이가 나올 때마다 중국 팬들은 경기장이 떠나갈 정도로 한국 선수 이름을 연호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로 인한 양국 갈등이 무색할 정도였다. 양 볼에 ‘T1’을 새긴 팽밍캉(冯铭漮ㆍ23)씨는 “e스포츠 한국팀 경기를 보며 한국에 대한 호감이 생겼다”며 “사드 갈등은 정치적인 문제고, 나는 그저 게임을 즐길 뿐”이라고 말했다.

SKT T1은 중국 팬이 늘자 올해부터 하루 평균 3,000만명이 이용하는 중국 동영상 스트리밍(실시간 재생) 업체 ‘도우위(斗鱼) TV’와 손잡고 선수들의 개인 연습 장면을 생중계하고 있다. 3월 첫 방송엔 약 400만명의 시청자가 몰려 당시 도우위TV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도우위TV 관계자는 “e스포츠가 한중 청년들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4일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삼성 갤럭시와 SKT T1의 ‘리그 오브 레전드(LOL) 월드 챔피언십 2017’ 결승전에서 중국 팬들이 T1 선수들을 응원하고 있다. 라이엇게임즈 제공
지난 4일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삼성 갤럭시와 SKT T1의 ‘리그 오브 레전드(LOL) 월드 챔피언십 2017’ 결승전에서 중국 팬들이 T1 선수들을 응원하고 있다. 라이엇게임즈 제공

매년 36%씩 급성장하는 e스포츠 시장

지난해 롤드컵 결승전은 전 세계에서 4,300만명이 시청했다. 2014년 결승 시청자가 2,700만명이었고 매년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결승은 5,000만명 가량이 시청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6일 공개되는 우승 상금은 20억원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뉴주는 올해 6억9,600만달러(약 7,800억원)인 전 세계 e스포츠 시장 규모가 연평균 36%씩 성장해 2020년엔 14억8,800만달러(약 1조7,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e스포츠 시장의 성장 동력은 21~35세 청년층인데, 지난달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2024년 파리 올림픽의 e스포츠 종목 편입 가능성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올림픽의 시청률ㆍ수익 하락을 극복하고 젊은 세대를 끌어들이기 위해서다.

SKT T1은 롤드컵 우승만 3번을 차지한 명문 구단이다. 스포츠인텔리전스에 따르면 SKT T1의 구단 가치는 512억원으로 평가된다. 국내 프로야구단의 가치가 700억~1,000억원 수준임을 고려하면 e스포츠도 프로야구 못지 않은 가치를 지닌 셈이다. T1 대표 선수인 페이커의 연봉은 30억원으로, 국내 프로야구 ‘연봉왕’ 롯데 이대호(25억원)보다도 많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자본력을 앞세워 e스포츠 산업에 투자하고 있는 중국이 국내 인기 선수와 코치들을 거액에 스카우트하는 일이 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e스포츠를 ‘게임 중독’ 등 부정적인 시각으로만 보지 말고 인식을 전환해 e스포츠 대표 국가로서의 위상을 이어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베이징=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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