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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스타 팬(fan)은 봉이냐?”…팬들 복장 터지는 내한이벤트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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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스타 팬(fan)은 봉이냐?”…팬들 복장 터지는 내한이벤트 논란

입력
2017.09.25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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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연예인들과 국내 팬(fan)들의 만남인 시사회가 행사 주최측의 안일한 대응으로 잇따라 취소되거나 부실하게 진행되면서 원성을 사고 있다. 특히 ‘예기치 못한 사정에 따른 사고였다’는 무책임한 행사 주최측의 뒤늦은 사과문 공지가 대부분이어서, 적지 않은 시간과 비용을 부담한 팬들의 비난도 높아지고 있다.

배급사이자 내한행사 주최사인 ‘20세기폭스코리아’가 지난 20일 오후 서울 잠실 롯데시네마 4개관에서 진행키로 했던 영화 ‘킹스맨: 골든 서클’의 주연 배우 콜린 퍼스와 태론 애저튼, 마크 스트롱의 무대 인사 취소 사례가 대표적이다. 당초 이날 사고는 부산 극장과 이원생중계로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기술적인 송출 문제가 불거진 가운데 배우 측에 무대행사 자체 취소로 잘못 전달되면서 빚어졌다.

일반 팬들이 영화 ‘킹스맨: 골든서클’의 세 주연배우에게 전달할 예정이었던 선물들이 포장돼 있다. ‘킹스맨: 골든서클’ 팬 SNS 캡처
일반 팬들이 영화 ‘킹스맨: 골든서클’의 세 주연배우에게 전달할 예정이었던 선물들이 포장돼 있다. ‘킹스맨: 골든서클’ 팬 SNS 캡처

피해는 팬들의 몫으로 돌아갔다. 몇 십 번씩 응모를 통해 당첨된 약 1,700여명의 팬들은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방에서 올라왔거나 선물까지 준비한 팬들의 상실감은 더했다. 배우들에게 선물을 준비한 팬들은 사회관계형서비스(SNS)에 “회사에 다니면서 시간을 쪼개서 선물도 준비하고 했는데…”라며 선물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팬들은 “팬들이 마련한 일부 선물을 가져간 주최사측 협력업체로부터 (배우들에게) 제대로 전달할 확신은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화가 치밀었다”고 말했다.

20세기폭스코리아 측은 보상 물품으로 오리지널 포스터 나무액자와 롯데시네마 영화표 4매 등 행사 취소에 따른 보상 계획을 공지했다.
20세기폭스코리아 측은 보상 물품으로 오리지널 포스터 나무액자와 롯데시네마 영화표 4매 등 행사 취소에 따른 보상 계획을 공지했다.

폭스코리아측은 사고 당일 자정을 넘어 SNS에 사과문을 게재하고 다음 날 행사 참석 관객들에게 ‘나무 액자 포스터’와 롯데시네마 영화표(4매) 등을 보상 상품으로 준비했다고 전했다. 이어 “해외를 오가는 외국배우의 특성 상 선물 대리전달이 힘들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팬들은 SNS에 “배우들을 보기 위해 들어간 시간이나 교통비, 숙박비 등의 정성들을 너무 가볍게 보고 있는 것 같다”며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팬들 사이에선 이번 시사회 참석권을 경품으로 내걸고 배우들의 인물 그림 공모전과 같은 프로모션까지 진행한 가운데 주최측의 실수에 따른 행사 취소여서 실망감은 더했다. 보상에 불만을 가진 팬들은 현재 킹스맨 무대인사 취소에 대한 제대로 된 보상 요구를 위해 팬카페까지 개설한 상태다.

문제는 해외 연예인들과 연관된 미숙한 방한 행사 사고가 빈번하다는 점이다. 앞선 지난 달 4~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진행된 ‘코믹콘 서울 2017’ 축제에서도 같은 논란이 반복됐다. 코믹콘 행사는 만화와 영화 등을 주제로 매년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리는 미주 최대 축제다. 올해는 처음으로 한국에서 열리는 데다 미국 유명 드라마 ‘한니발’ 주인공인 매즈 미켈슨과 ‘워킹 데드’ 주인공 스티븐연이 초청됐다는 점에서 행사 직전부터 화제였다. 축제에는 4만 여 명의 관람객이 몰렸지만 정작 SNS에는 주최사인 ‘리드 엑시비션스 코리아’를 비난하는 글이 폭주했다.

논란은 이번 행사의 3일 자유이용권으로 30만원대에 판매된 ‘스타패스’ 티켓이었다. 일반 3일 입장권(7만4,000원)의 4배에 달한 이 티켓 이용자들에겐 전용 휴게공간, 해외 스타와의 팬미팅, 초청 해외 스타와 사진 촬영 및 스타와의 팬사인(각 1회) 등의 부가혜택을 제공했다.

하지만 정작 이 스타패스 구매자들은 현장에서 이런 부가혜택을 제대로 누리지 못했다. 먼저 주최측은 앞선 2월 스타패스 구매 권한을 주는 ‘얼리버드’ 티켓 판매 시 스타패스를 구매한 관람객들에게 해외스타의 무대 인사 시 앞자리 100석 마련을 약속했다. 하지만 이는 행사에 앞선 지난 7월21일 갑작스럽게 취소됐음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인 상황 설명도 없이 SNS 공지에선 ‘일부 사항이 변경된 점 사과 드리며’란 언급으로 얼버무렸다. 해당 혜택이 그대로 진행될 것으로 생각했던 팬들은 현장에서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스타패스 구매자였던 조모씨(20)는 “해당 사항에 대해 알고자 했지만 현장에서 제대로 알려주는 직원이 없어 속을 태웠다”고 말했다.

해외스타와의 사인 혜택도 원활하지 못했다. 스타패스 구매자들은 주최측이 빠른 행사 진행을 위해 강압적인 방식으로 일을 진행했다고 입을 모았다. 또 다른 스타패스 구매자인 이모씨(23)는 “좁은 부스에 스타와 팬 대 여섯 명을 들여보내 마치 닭장 같은 환경이었다.”며 “인사 금지, 눈맞춤 금지, 한국어 이름 사인 요청 금지 등 각종 조건을 걸었고 팬들의 선물도 박스에 던져 마구 전달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전 공지된 일반 티켓 소지자를 대상으로 한 깜짝 사인회는 오히려 원만하게 진행되면서 대조를 이뤘다.

이 외에도 해당 축제는 휴게 공간 협소, 통역사의 잦은 오역, 응용 소프트웨어(앱) 마비, 냉방 장치 중단, 선물 전달 여부 등의 문제로 잡음을 불러 일으켰다. ‘리드 엑시비션스 코리아’는 “배우 컨디션에 따라 빠르게 이벤트를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며 “이번 축제의 미흡한 사항을 보강해 내년에 발전된 모습을 보이겠다”고 말했다. 이지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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