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윤태석 기자

등록 : 2017.11.14 11:42
수정 : 2017.11.14 18:37

60년 만에… 이탈리아 없는 월드컵

등록 : 2017.11.14 11:42
수정 : 2017.11.14 18:37

유럽 PO 1무1패 스웨덴에 져

점유율 75대 25 압도적 플레이

결정적 슈팅 번번이 빗나가

2차전 홈경기서 0-0 무승부

이탈리아 “대재앙 일어나” 눈물

살아있는 전설 부폰 대표팀 은퇴

이탈리아 축구의 ‘살아있는 전설’ 잔루이지 부폰이 14일 스웨덴에 밀려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한 뒤 눈물을 흘리고 있다. 그는 경기 직후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 밀라노=AP 연합뉴스

그라운드에 주저 앉은 이탈리아 선수들. 밀라노=EPA 연합뉴스

후반 추가시간이 되자 반드시 1골이 필요한 이탈리아 선수들은 초조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탈리아는 무작정 상대 진영으로 공을 올리기 바빴다.

코너킥 때는 수문장 잔루이지 부폰(39)이 전력 질주해 스웨덴 골문 앞에 섰다. 한 누리꾼은 “이탈리아도 다급하니까 저렇게 축구 하네”라며 애처로워했다. 끝내 골은 터지지 않았다. 종료 휘슬이 울리자 이탈리아 선수들은 자리에 주저앉았다. 펄쩍펄쩍 뛰며 기뻐하는 스웨덴 선수들 사이에서 부폰은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월드컵 통산 4회 우승(1934, 1938, 1982, 2006)에 빛나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5위의 ‘아주리 군단’ 이탈리아를 내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볼 수 없다.

이탈리아는 14일(한국시간) 밀라노에서 열린 월드컵 유럽예선 스웨덴과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0-0 무승부에 그쳤다. 지난 11일 원정 1차전에서 0-1로 패했던 이탈리아는 1,2차전 합계 1무1패로 본선 티켓을 스웨덴에 내줬다.

이탈리아가 월드컵 본선에 나서지 못한 건 지난 1958년 스웨덴 대회 이후 60년 만이다. 1962년 칠레 대회부터 이어진 14회 연속 본선 출전 기록도 멈췄다. 반면 스웨덴은 유럽 예선 A조에서 네덜란드를 3위로 밀어내고 2위로 플레이오프에 오르더니 이탈리아마저 침몰시키며 2006년 독일 대회 이후 12년 만에 월드컵 진출에 성공했다. 이탈리아 매체 가제타는 경기 직후 “대재앙이 일어났다”며 침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탈리아의 월드컵 탈락을 믿을 수 없다는 듯 침통하게 지켜보는 로마 시민들. 로마=AP 연합뉴스

슈팅 숫자 14(이탈리아)대2(스웨덴), 유효슈팅 숫자 6대1, 점유율 75대25에서 보듯 이탈리아는 90분 내내 스웨덴을 몰아쳤다. 그러나 슈팅은 번번이 골문을 외면했다. 전반 40분 치로 임모빌레(27ㆍ라치오)가 빈 골대로 날린 슈팅을 마지막 순간 수비수가 걷어냈다. 후반 8분 알레산드로 플로렌치(26ㆍAS로마)의 환상적인 오른발 발리 슈팅도 오른쪽으로 살짝 빗나갔다. 이탈리아는 두 번이나 페널티킥 기회를 놓쳤다. 전반 8분 마르코 파롤로(32ㆍ라치오)가 페널티 박스 안에서 수비수에게 걸려 넘어졌지만 휘슬은 울리지 않았다. 전반 45분 마테오 다르미안(28ㆍ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골대 바로 앞에서 수비수에게 가격 당했지만 주심은 외면했다. 그러나 이탈리아가 판정 피해를 봤다고 보기도 어렵다. 전반 12분과 30분, 두 번이나 스웨덴의 패스가 페널티 박스 안에 있는 이탈리아 수비수 팔에 맞았지만 주심은 ‘고의성이 없다’며 경기를 진행했다.

이탈리아의 수문장 ‘살아 있는 전설’ 부폰은 스웨덴전을 끝으로 대표팀 유니폼을 벗는다. 올 시즌 이후 현역 은퇴를 선언했던 부폰은 축구 인생의 마지막을 러시아 월드컵에서 장식하려 했지만 물거품 됐다. 그는 경기 후 “나는 대표팀을 떠난다. 앞으로 잔루이지 돈나룸마(18ㆍAC밀란), 마티아 페린(25ㆍ제노아) 등 재능 있는 선수들이 활약할 것”이라며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 이어 “나 자신이 아니라 이탈리아 축구 전체에 안타까운 일”이라면서도 “이탈리아 축구는 흔들려도 다시 서는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폰(오른족)을 위로하는 스웨덴 빅터 린델로프. 밀라노=AP 연합뉴스

이날 스웨덴전은 부폰의 175번째 A매치였다. 그가 성인대표팀에 처음 발탁된 것은 19살 때인 1997년 10월. 데뷔전도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유럽 플레이오프였다. 당시 러시아와 만났던 부폰의 첫 A매치는 이탈리아 승리로 끝났다. 그는 프랑스 월드컵에서는 후보 골키퍼였지만 이후 2002년(한일)부터 2014년(브라질) 월드컵까지 본선 내내 이탈리아 골문을 지켰다. 2006년 독일 월드컵 때는 7경기 2실점으로 이탈리아의 우승을 이끌었다. 부폰은 ‘가장 몸값 비싼 골키퍼’ ‘세리에A 최장 12경기 무실점’ ‘이탈리아 대표팀 최다 무실점 경기’ ‘11회 연속 세리에A 올해의 골키퍼’ ‘2006년 야신상’ ‘2017년 FIFA 올해의 골키퍼’ 등 수많은 타이틀을 뒤로 한 채 ‘살아 있는 전설’로 남게 됐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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