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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조위, 해외 전문가 참여시켜 의혹 풀어낼 준비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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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조위, 해외 전문가 참여시켜 의혹 풀어낼 준비 돼 있다"

입력
2015.04.01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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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기까지 출범 못하면 정부 책임,

중립성ㆍ독립성 엄격하게 지킬 것"

"세월호 인양 비용 생각할 문제 아냐"

대통령 7시간 행적 조사 뜻 내비쳐

이석태 4ㆍ16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장이 30일 한국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모든 진상을 조사한다는 원칙에 흔들림이 없다"고 말하고 있다. 고영권기자 youngkoh@hk.co.kr
이석태 4ㆍ16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장이 30일 한국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모든 진상을 조사한다는 원칙에 흔들림이 없다"고 말하고 있다. 고영권기자 youngkoh@hk.co.kr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해 지난해 11월 구성된 ‘4ㆍ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가 좀처럼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내부자료 유출 의혹에 이어 예산안 시행안 승인 문제를 두고 잡음이 일더니 급기야는 29일 활동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정부가 입법예고한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안이 특조위의 역할과 기능을 무력화시킨다는 불만이었다.

그럼에도 국민들은 특조위의 향후 역할에 기대감을 버리지 않고 있다. 검찰 수사 등 여러 국가기관에 의한 진상규명에도 참사의 원인과 미흡했던 구조 과정에 대한 의문이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세월호 참사 1주기를 앞둔 지난 30일 본지가 이석태(62) 위원장을 만났다. 이 위원장은 “해외 전문가로 자문기구를 구성하는 등 국민들의 의혹과 의문에 답할 준비는 돼 있지만 아직 특조위가 출범조차 못하고 있다”며 “참사 1주기 전까지도 출범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전적으로 정부 책임”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세월호 참사 당시 의문이 된 박근혜 대통령의 7시간 행적에 대해서도 조사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대담=이태규 사회부장

_특조위 위원장으로서, 개인적으로도 세월호 참사가 1주기를 맞는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한 개인으로서도 아픔의 시간이었다. 그런데 특조위가 이런 상황으로 가게 될지는 생각지 못했다. 지금쯤이면 출범을 해 기초조사는 마쳐야 했는데 출범조차 못했다. 현판식도 못했고, 청사도 못 들어가고 있다. 4월 16일 이전에 출범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_16일 이후에나 가능하다는 건가.

“다음주 월요일(4월 6일)이면 정부가 내놓은 시행령의 입법예고 기간이 마무리된다. 분명히 말하지만 그 시행령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 철회하고 우리가 준비한 시행령으로 바꿀 시간은 충분하다. 16일 전에 출범할 수 없다면 이는 전적으로 정부 책임이라고 본다. 그러나 중요한 건 출범 시기보다 진상조사를 위한 최소한의 여건을 갖추는 일이기 때문에 양보할 수 없는 것이다.”

_특조위 활동이 이슈화되는 데 대한 정부ㆍ여당의 부담 때문이라는 시각이 있다.

“정치적인 중립성과 독립성을 유지해 왔고, 앞으로도 엄격하게 지킬 것이다. 우리는 국민이 궁금해 하는 걸 조사하는 방향으로 합리적으로 갈 생각이다. 특조위가 편향될 것이라는 말은 전혀 근거가 없는 기우다.”

_정치권에 선을 긋고 야당도 간섭 하지 말라고 선언을 하는 것은 어떤가

“앞서 1월 26일에도 여야 대표를 만나서 분명히 선언했다. ‘우리는 정치적 중립이다. 그렇게 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취지로 얘기를 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기회 있을 때마다 얘기하고 있다. 그럼에도 정치권에서 의문을 갖고 몰아가는 측면이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_특조위 내부 갈등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게 사실이다.

“추천경로가 다른, 여권과 야권에서 선출된 위원들 간에 있는 견해 차이고 의견 대립일 뿐이다. 의견을 모아나가다 보면 합리적이고 건전한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각 위원들이 법률적으로 보나 일반적인 업무 능력으로 보나 탁월한 분들이다. 지금 갖춰진 진영이 충분히 만족스럽다.”

_검찰 수사나 감사원 감사로 어느 정도 진상은 밝혀졌다는 의견도 있다.

“여야 합의로 특별법이 만들어진 것은 국민이 납득을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검찰의 기소 내용이나 감사원과 해양심판원 판단 결과가 미흡하다는 말 아니겠나. 참사 당시를 재구성할 정도로 충분히 조사해 세월호 참사로 빚어진 해묵은 사회의 문제점들을 해결하고 넘어가는 중요한 계기로 삼아야 한다. 미래를 위한 청사진을 마련하자는 것이다. 덧붙여서 안전사회를 위한 대책 마련도 필요하다는 게 우리 생각이다.”

_지금까지 진상조사가 어느 정도 이뤄진 것으로 평가하는가.

“국민들은 참사 당일 오전 8시40분부터 9시10분 사이 도대체 어떤 상황이었기에 이런 참사가 발생했는가를 궁금해 한다. 또 배가 침몰할 때까지, 또는 구조가 불가능하다고 본 9시40분까지 40~50분 정도 시간이 있었다. 그 시간에 배 안에 있었던 사람들이 왜 빠져 나오지 못했는가. 이런 부분에 누구도 답변을 주지 못했다. 그 역할을 우리가 맡은 것이다.”

_세월호 인양 문제가 남아 있다.

“인양은 꼭 필요하다. 직접 세월호를 눈으로 보고 조사해야 한다. 실종자 문제도 있다. 세월호는 인양이 돼야 하고, 그것도 가급적 빨리 돼야 한다. 특조위가 임무를 정리하기 전 인양이 돼 직접 실체를 보고 조사를 해야 한다.”

_비용 문제라던가, 반대 목소리도 분명 있다

“세월호가 인양돼 의혹이 해결되고, 실종자가 수습된다면 투입된 비용과 비교할 수 없는 소득 아닌가. 비용 대비로 접근할 문제가 아니다. 비용을 들여서라도 사회적 갈등을 치유한다면 계산할 수 없는 이득일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정부의 소극적인 태도가 안타깝다.”

_세월호 쌍둥이배인 오하마나호가 해외매각 되면 진상규명 수단이 사라지는 것 아닌가.

“지난주 오하마나호를 둘러봤다. 세월호와 동일한 선실구조를 보면서 위기상황에서 소리로라도 탈출안내를 하는 것이 당연했고, 이런 내용을 담은 매뉴얼만 있었으면 쉽게 구조가 됐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할 수만 있다면 오하마나호를 타고 세월호 경로를 그대로 따라 가보면서 당시 상황을 되짚어볼 수도 있을 것이다. 아쉽다.”

_배를 구입한 업체에 정식 요청할 생각은 없나.

“소유권을 합법적으로 획득한 회사로 알고 있다. 특조위가 정식 출범한 후까지 가지고 있다면 요청을 하고 싶다. 하지만 배를 진해로 옮기는 것도 항만청의 요청 때문으로 알고 있다. 우리가 요청을 할 때까지 남아 있을지 모르겠다.”

_객관적 조사를 위해 천안함 침몰 조사 때처럼 해외전문가를 참여시킬 계획은 없나.

“진상규명 활동의 제1 원칙은 투명성과 공정성이다. 전문가 그룹으로 자문기구를 만들거나 전문위원 제도를 두어 해외전문가를 참여시키거나 이들과의 만남을 구상하고 있다. 이미 예산 편성까지 해뒀다.”

_마지막으로 정부와 정치권에 당부하고 싶은 말은.

“특조위는 특별법에 의해 대통령에게 의안을 제출할 권리가 있지만 해양수산부 입장을 존중해 왔다. 하지만 정부의 시행령안은 그 구조나 내용에서 문제가 많다. 유가족, 국민들도 공감하는 부분이다. 정부가 시행령을 거두고 특조위가 국민이 맡긴 엄중한 책무를 다 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

남상욱기자 thoth@hk.co.kr

박주희기자 jxp93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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