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주종목 50m권총 출전
사상 첫 올림픽 3연패 도전
한국 사격의 간판 진종오(37ㆍKT)가 잠시 미뤄뒀던 금메달 사냥에 나선다.
진종오는 지난 7일(이하 한국시간) 리우올림픽 10m 공기권총 결선에서 139.8점으로 5위에 그친 뒤 “죄송합니다”라는 말을 남기고 자리를 떴다. 진종오에 대한 국민의 기대치가 워낙 높았던 데다 올림픽 때마다 한국에 첫 낭보를 전해준 효자 종목이었기에 아쉬움이 컸을 뿐, 진종오가 고개를 숙일 일이 아니었다. 정작 아쉬운 선수는 예선 19위에 그쳐 결선 진출조차 실패한 이대명(28ㆍ한화갤러리아)이었다. 대한사격연맹은 리우올림픽을 앞두고 “10m에서 이대명이, 50m에서 진종오가 금메달을 나눠 갖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라고 기대했었다.
그만큼 진종오의 주 종목은 50m 권총이다. 진종오는 지금까지 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와 은메달 2개를 수확했는데 금빛 탄환 3개 중 2개가 50m 권총, 1개가 10m 공기권총에서 나왔다. 4년 전 런던올림픽 때 10m 공기권총과 50m 권총 모두에서 우승을 일궈 이번 대회 10m에서도 기대했던 것이다. 남자 사격 선수가 올림픽 2관왕을 차지한 것은 1924년 파리올림픽 이후 처음이었다. 그러나 진종오의 50m 권총 세계랭킹은 1위지만 10m 공기권총은 4위다. 진종오도 대회에 앞서 “50m 권총은 다 만들어진 거 같은데 10m 공기권총은 조금 미완성 같다”고 말했다.
진종오는 10일 오후 9시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사격 센터에서 ‘전공’인 50m 권총 경기에 나선다. 본선에서 8위 안에 들면 같은 날 자정부터 결선을 치른다. 결선은 본선 성적을 반영하지 않고 제로 베이스로 치러진다. 변수는 10m에서 경험했듯 관중들의 소음이다. 2013년 국제사격연맹은 팬들의 흥미를 늘리기 위해 규칙을 개정했다. 결선에서 쏘는 총 20발 중 6번째발 이후엔 2발 마다 탈락자를 가리는 ‘서든 데스’로 바꾼 것이다. 선수들의 긴장감은 더욱 높아졌고, 관중석은 더 시끄러워졌다. 10m 경기 당시 요란한 소리를 내는 나팔 같은 응원도구를 사용하는 팬들 때문에 진종오도 흔들렸다.
2008년 베이징, 2012년 런던올림픽에 이어 이번에도 50m 권총 금메달을 목에 걸면 세계 사격 사상 최초로 전인미답의 올림픽 3연패를 달성하게 된다. 또 이번에 색깔과 관계없이 메달 하나만 추가하면 중국의 왕이푸 이후 아시아 사격 역사상 두 번째로 6개 메달의 주인공으로 등극한다. 또 양궁의 김수녕(금4ㆍ은1ㆍ동1)이 따낸 한국의 올림픽 메달 기록과 타이를 이룰 수 있다.
그가 지금까지 수확한 올림픽 메달은 모두 5개다. 2004 아테네에서 은메달 1개(50m 권총), 2008년 베이징에서 금메달 1개(50m 권총)와 은메달 1개(10m 공기권총), 2012 런던에서 금메달 2개(10m 공기권총ㆍ50m 권총)를 획득했다.
진종오는 명실 공히 세계가 인정하는 총잡이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리우올림픽 공식 정보망인 ‘인포 2016’은 진종오가 이룰 업적을 집중 조명하기도 했다.
진종오가 50m 권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한국 스포츠사와 세계 사격 역사에 새 이정표를 세울지 전세계 올림피언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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