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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끝뉴스] ‘멋’ 강조하는 빅뱅이 “진정성”을 외친 이유

입력
2016.12.15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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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곡 '에라 모르겠다'와 '라스트 댄스'로 돌아온 그룹 빅뱅. YG엔터테인먼트 제공
신곡 '에라 모르겠다'와 '라스트 댄스'로 돌아온 그룹 빅뱅. YG엔터테인먼트 제공

‘‘뱅뱅뱅’이나 ‘루저’같은 곡에 비하면 아쉬운건 팩트’(ii06****). 그룹 빅뱅의 신곡 ‘에라 모르겠다’와 ‘라스트 댄스’ 그리고 ‘걸 프렌드’가 지난 13일 공개된 후 한 음원사이트에 올라온 노래 평입니다. ‘빅뱅 밖에 소화 못할 스타일’(ings****)이란 의견도 있지만, 앞서 빅뱅이 낸 신곡들에 비해 ‘약하다’는 평이 적지 않습니다.

신곡들에 강력한 ‘한방’이 없어서가 아닐까요? 빅뱅이 10주년 기념 앨범 ‘메이드 시리즈’(MADE SERIES)를 완성하며 낸 신곡 ‘에라 모르겠다’는 귀를 한 번에 사로 잡을만한 멜로디와 중독성 강한 후렴구는 없습니다. ‘라스트 댄스’는 무난한 발라드 곡이죠. 앞서 빅뱅이 낸 ‘배배’(‘M’), ‘뱅뱅뱅’(‘A’), ‘맨정신’(‘D’), ‘쩔어’(‘E’)같이 독특하고 강렬한 댄스 곡을 기대한 팬들에게는 더 큰 아쉬움으로 남을 수도 있습니다. 이번 신곡 발표가 빅뱅의, 20대 마지막 완전체 활동이기 때문입니다. 내년 2월 군에 입대할 탑(29)을 시작으로 그 보다 한 살 적은 지드래곤과 태양 등 다른 네 멤버들도 줄줄이 입대를 앞두고 있습니다. 군 복무 기간이 엇갈리는 점을 고려해 팬들 사이에서는 ‘잃어버릴 5년’이란 우스갯소리도 나옵니다. 한 동안 빅뱅의 완전체 무대를 볼 수 없기에 더 흥겹고 화려한 노래로 활동을 마무리하지 않을 거란 예상이 지배적이었던 것도 사실이죠.

이런 반응을 빅뱅도 알고 있는 눈치였습니다. 신곡이 공개된 13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 YG엔터테인먼트(YG)사옥에서 만난 지드래곤은 “‘라스트 댄스’는 빅뱅 스타일의 노래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인정했습니다. 태양도 “‘뱅뱅뱅’처럼 강한 음악을 원할 거라 생각해 신곡 방향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고 말했습니다. 빅뱅도 청취자들이 생각하고 바라는 빅뱅의 음악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었다는 얘깁니다.

빅뱅 신곡 '에라 모르겠다' 티저 포스터. YG엔터테인먼트 제공
빅뱅 신곡 '에라 모르겠다' 티저 포스터. YG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렇다면 빅뱅은 왜 지난해 5월 ‘M’으로 시작한 ‘메이드 시리즈’를 강력한 댄스 곡으로 마무리하지 않은 걸까요. 지드래곤과 태양은 “성장”과 “진정성”을 힘 줘 얘기했습니다. “진정성”이란 말은 빅뱅이 그간 언론 인터뷰에서 좀처럼 쓰지 않는 단어였습니다. 빅뱅이 낸 음악이 ‘흥’과 ‘멋’을 강조한 것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라스트 댄스’는 달랐습니다. ‘모든 게 처음이라 서툴고/설레이기만 해/그 시절 기억들이/아직도 꿈만 같은데/난 지금 어디에 있는지’ 빅뱅은 처음으로 곡에 ‘삶’에 대한 얘기를 꺼냈습니다. 음악적인 멋과 변화 대신 이야기에 집중한 겁니다. 지드래곤은 ‘라스트 댄스’를 기획하게 된 계기를 다음과 같이 들려줬습니다.

“10년을 마무리 짓는 앨범이잖아요. 그래서 우리 얘길 해보고 싶었어요. 지금까지 하지 않았던 얘기이기도 하고요. 더 나아가 또래들이 공감할 수 있는 곡을 만들어 보고 싶었죠. 그래서 추상적이고 예쁜 노랫말보다 하루하루 느끼는 감정을 일기 쓰듯 가사를 써내려 갔어요. 빨리 써지더라고요. 반전을 주고 싶기도 했어요. 빅뱅하면 떠오르는 색깔이 있고, 곡을 발표하는 시기가 신나는 연말이니 ‘이번에도 흥겨운 댄스곡 내겠지’란 예상을 깨고 싶었어요. 뻔한 길을 가고 싶지 않았다고 할까요?”

2006년 데뷔한 빅뱅은 10년 동안 해체 없이 활동을 이어왔습니다. 가요계에는 ‘아이돌 7년 차 징크스’란 말이 있습니다. 아이돌과 기획사의 전속 계약이 보통 7년으로 이뤄지고, 재계약 시기가 되면 해체 수순을 밟는 그룹이 많아서 나온 말입니다. 올해 해체를 발표한 그룹 2NE1을 비롯해 포미닛도 7년차 징크스를 벗어나지 못했죠. 빅뱅은 어떤 생각을 마음 속으로 품어왔기에 해체 없이 오랫동안 전성기를 이어올 수 있었을까요? 멤버들은 저마다의 이유를 솔직하게 들려줬습니다.

“어떻게 들으실 지 모르지만 전 멤버들에 사랑한다는 말을 많이 해요.”(태양)

“앨범 ‘얼라이브’(2012)를 낸 뒤 처음 월드투어를 돌았어요. 이 때 가수 활동을 즐기기 시작했죠. 가수가 앨범 내고 공연을 하며 팬들과 만나는 게 가장 이상적인 활동이잖아요. 이후 시간이 흐를수록 무대에 대한 열정과 자존심이 더 강해지는 것 같아요.”(탑)

“지난 해 YG 재계약을 하며 단단해졌어요. 서로 몰랐던 고민들을 알게 되고 소통하게 됐거든요. (오래 전성기를 누려온 이유는)속된 말로 쪽팔린 게 싫어요. ‘좀 이상해졌는데?’란 말이 나오면 그 순간 전 음악을 그만 둘 거예요. 그래서 더 노력하게 되는 것 같아요. 멤버들끼리 술 마시면서 하는 얘기가 있어요. ‘멋지게 늙자’죠.”(지드래곤)

빅뱅 신곡 '라스트 댄스' 티저 포스터. YG엔터테인먼트 제공
빅뱅 신곡 '라스트 댄스' 티저 포스터. YG엔터테인먼트 제공

화려한 무대 뒤 다섯 멤버들의 실제 모습은 어떨까요? 태양이 데뷔 시절을 떠올리며 “진짜 헝그리했다”고 하자, 지드래곤은 “빈 티가 많이 났다”며 웃었습니다.

“어릴 땐 센 척하고 남성스럽게 보이려고 했는데 다들 변했어요. 애정 표현도 무척 많이 하죠. 뽀뽀까지 해요. 토라지는 일도 많은데 다들 여리고 예민하죠. 무대에서 강해 보이는 이미지와 달리 실제론 다들 여리여리해요.”(지드래곤)

“가장 친한 친구가 멤버들예요. 단체 문자방이 우리들의 친목 마당이죠. 단체 문자를 10시간 이상 주고 받기도 하고 웃긴 사진도 공유하면서요.”(탑)

빅뱅은 MBC ‘무한도전’과 ‘라디오 스타’ 등에 출연하며 최근 들어 가장 활발하게 신곡 활동을 할 예정입니다. 내년 1월7일과 8일에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공연도 엽니다. 탑 입대 후 빅뱅의 활동은 어떻게 될까요?

“하지 말라고 해도 솔로 활동 할 겁니다. 틈틈이 시간이 허락하는 대로요. 다양한 모습으로 더 많은 선물을 드리려고. 욕심이 많아 준비 중인 것도 많아요. 걱정하실 필요 없어요, 하하하”(지드래곤)

● [동영상] 빅뱅 ‘에라 모르겠다’ 뮤직비디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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