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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동 수제화에 날개 단 이탈리아 장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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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동 수제화에 날개 단 이탈리아 장인

입력
2017.05.18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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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ㆍ마케팅 등 체계적 지원

伊 명문 제화학교 교수진이 특강

창업나선 청년ㆍ경단녀에 큰 도움

서울수제화아카데미 디자이너ㆍMD과정 1기 수료생 조아정(왼쪽부터), 배경미씨가 16일 서울 성동구 구두 판매장 ‘청년창업공방’에서 이탈리아 명문 제화학교 아르스 수토리아 교수진과 포즈를 취했다. 서울시 제공
서울수제화아카데미 디자이너ㆍMD과정 1기 수료생 조아정(왼쪽부터), 배경미씨가 16일 서울 성동구 구두 판매장 ‘청년창업공방’에서 이탈리아 명문 제화학교 아르스 수토리아 교수진과 포즈를 취했다. 서울시 제공

“와, 아름답게 디자인된 구두를 보니 기대 이상으로 감격스럽네요. 소재를 좀 더 고급화하면 어디에서든 경쟁력 있는 구두가 될 것 같아요.” “선생님께 배운 국제 트렌드 교육이 도움이 됐어요, 감사합니다.”

16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구두 공동판매장 ‘청년창업공방’은 6개월여 만에 재회한 이탈리아 선생님과 한국 학생들의 대화로 왁자지껄했다. 지난해 단 5일 간 인연을 맺었을 뿐이지만 수개월 이상 된 관계처럼 끈끈해 보였다.

이들은 서울시와 서울산업진흥원(SBA)이 서울의 대표적인 도심제조업인 수제화산업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지난해 신설한 제화 전문 교육기관 서울수제화아카데미 디자이너ㆍMD 16주 과정을 마친 1기 수료생과 이 과정 중 5일 간 특강을 맡았던 이탈리아 명문 제화학교 아르스 수토리아의 교수진이다. 15~19일 5일 간 2기 특강을 위해 다시 한국을 찾은 강사 오리엔타 펠리자리, 조르지아 로헤는 이 과정을 통해 창업한 배경미(45), 허다원(28), 조아정(28)씨의 공동 판매장에서 연신 감탄했다. 펠리자리는 “실용적 지식을 즉각적으로 비즈니스에 적용하는 응용력이 뛰어나다”며 “젊은층 유입이 많은 이 지역 특성이 잘 반영된 제품들”이라고 말했다.

서울수제화아카데미 디자이너ㆍMD과정은 연 2회, 한 기수당 교육생 16명을 수용하는 아직은 작은 규모지만 창업과 취업으로 이어지게 하는 차별화된 커리큘럼을 표방한다. 2기 교육이 지난 3월 6일 시작해 다음달 23일까지 이어진다.

수제화 창업을 위해 2년 간 제화 공방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2기 교육생 김향미(34)씨는 “제화 교육은 대부분 도제식으로 이뤄져 공방 제작 경험만으로 창업에 뛰어들기에는 시장 진입장벽이 높아 다시 이 과정에 지원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정훈 서울수제화아카데미 원장은 “서울수제화아카데미처럼 취업과 창업으로 바로 이어지도록 패션 마케팅과 슈즈디자인, 상품기획 교육 등을 체계적으로 제공하는 교육기관은 드물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9~11월 아카데미 교육을 통해 최근 성수동 공동판매장에서 자신의 구두 브랜드를 론칭한 배경미씨 등 1기 수료생들은 이 프로그램이 디자이너로서 새 삶의 동력이었다고 말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중학생 딸을 둔 평범한 주부였던 배씨는 세계적인 패션스쿨 미국 뉴욕패션기술대학(FIT)을 졸업하고 광고대행사 아트디렉터로 근무했지만 결혼 이후 경력이 단절돼 재취업에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는 “아르스 수토리아의 제화 패션 트렌드 교육을 비롯한 아카데미 프로그램이 장기적인 브랜드 가치를 고려한 기획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펠리자리는 “성수동처럼 수제화 거리로 특화돼 지하철역에서부터 통일된 분위기를 풍기는 곳은 찾아보기 어렵다”며 성수동 수제화 산업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하지만 성수동 수제화 산업은 한동안 침체 국면에 처해 있었다. 2015년 기준 성수동 일대 수제화 관련 업체 425개사 중 제화 생산ㆍ판매 업체는 310개사로 그 중 63%가 종사자 10인 미만 소공인 업체다. 기능인력은 대부분 50대 이상이다.

따라서 시는 고령화된 성수동 수제화 산업을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전환하기 위해 단순 지원보다는 청년과 장인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반 마련에 중점을 두고 있다.

김태희 시 경제정책과장은 “수제화아카데미의 지속적인 운영을 위해 교육 수료생들에게 샘플제작 지원, 수제화 업체 연계 인턴프로그램 등 다양한 취업과 창업 연계 프로그램을 확대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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