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硏 전망
"성장 회복 제한적일 것"
일본과 중국 사이에서 입지 축소(Sandwich), 산업 경기 회복속도 급락(Traffic jam), 중국발 공급과잉(Oversupply), 엔저로 인한 가격경쟁력 하락(drop in Price competitiveness).
현대경제연구원은 내년도 국내 산업 경기를 이러한 네 가지 특징의 영문 머릿글자를 결합한 ‘성장 멈춤(STOP)’으로 전망하는 연구보고서를 23일 발표했다. 국내외 성장세가 모두 부진해 산업 경기 회복세에 제약을 가할 것이란 의미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제조업은 수출경쟁력에 있어 일본과의 격차를 좁히지 못한 채로 중국의 거센 추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국가 수출경쟁력 지표로서 연구원이 산출한 지난해 제조업 비교우위지수(RCA)는 일본 1.09, 한국 1.08, 중국 1.06으로, 2000년에 비해 우리의 RCA 상승폭(0.02)은 일본과 같고 중국(0.05)보다 처졌다. 자동차, 조선, 기계, 철강, IT, 석유제품, 석유화학 등 국내 7대 주력품목에서도 한국의 수출시장 점유율은 2000년 2.2%에서 지난해 4.7%로 소폭 늘어난 데 비해 중국은 2.2%에서 11.7%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일본의 점유율은 9.9%에서 5.3%로 줄었지만 여전히 우리보다 높다.
보고서는 내년 건설업 경기는 수주 확대로 호조를 보이겠지만 제조업 부진에 서비스업 상승 여력 제한까지 겹쳐 산업 경기 전반의 회복력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철강ㆍ석유화학 산업은 ‘차이나 리스크’의 직격탄을 맞을 우려가 크다. 주요 수출시장인 중국이 저성장 국면에 진입한 데다 중국이 자체 증산을 통한 수입대체 전략을 지속적으로 펴고 있기 때문이다.
철강, 석유화학, 기계, IT 등 일본과의 경합도가 큰 수출산업들은 엔저 공세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연구원은 내년 연평균 원·엔 환율이 100엔당 950원 수준으로 하락하면 총수출의 5.8%, 900원 수준이 되면 8.2%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주원 수석연구위원은 “확장적 통화ㆍ재정정책으로 산업 성장력을 높이는 한편, 건설업·서비스업 등 성장 여건이 양호한 산업을 적극 활성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훈성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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