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화가 김유준(44)씨의 그림에는 낮에도 별이 뜬다.2001년 작 ‘시간-기억’에는 빨간 해와 푸른색 하늘, 그리고 무수한 별자리가 공존해 있다. 민화 속 풍경 같은 공간을 시간을 달리해 바라본 것이다.
해, 달, 소나무 등 십장생을 중심으로 한국적 자연을 화폭에 담아온 그가 더욱 추상적이고 상상적인 세계로 나아가고 있다는 증거다.
12월 6일까지 서울 강남구 신사동 표화랑(02-543-7337)에서 열리는 그의 15번째 개인전은 자연과 생명에 대한 경외심을 민화적 분위기로 표현한 근작 30여 점을 선보인다.
산보다 훨씬 높이 자라는 소나무, 별똥별을 바라보는 솟대 위의 새 등….
그의 그림은 이 새가 바라본 진정한 조감도(鳥瞰圖)가 아닐까. 아크릴과 돌 가루를 혼합한 안료를 여러 번 칠해 회벽처럼 두터운 질감을 얻은 점도 눈길을 끈다.
/김관명기자 kimkwm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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