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 보호 외에도 심리적 안정감
핫초코 등 음료수 공수해 오기도
‘추위로부터 선수들을 지켜라.’
평창동계올림픽이 1994년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 이후 가장 추운 올림픽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각국 선수들이 추위를 막기 위한 묘안 찾기에 나섰다. 추위는 집중력 저하를 가져와 경기력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는 10일(현지시간) “선수들의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음료 등 전통요법부터 첨단기술을 활용한 방한복 등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찬바람을 막기 위해 얼굴에 붙이는 안면 테이프는 스키선수들이 애용한다. 슬로바키아 바이애슬론 선수들은 바셀린을 바른 뒤 안면 테이프를 부착했다. 이는 칼바람으로부터 코와 볼 등을 보호하는 효과도 있지만, 심리적 안정을 유도하는 효과가 더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배터리를 이용한 방한복도 선수들이 애용한다. 캐나다 알파인 스키 선수들은 배터리로 발열할 수 있는 스키바지를 착용했다. 2014년 소치올림픽 남자 활강부문 금메달리스트 미국 테드 리게티(34)는 이번 대회에 배터리 발열 스키바지를 입고 경기에 나선다. 미국 대표팀은 지난 9일 개막식 때 배터리로 온도를 조절할 수 있는 첨단 패딩을 입고 등장하기도 했다. 노르웨이 알파인 스키선수들은 양모로 된 속옷을 입고, 따뜻하게 데워진 양말을 신고 출전한다.
최장 20㎞를 스키를 타고 이동하면서 사격을 해야 하는 바이애슬론 선수들이나 크로스컨트리 선수들은 호루라기 모양의 일종의 입난로를 사용하기도 한다. 내부에 알루미늄 철사가 들어가 있는데, 선수들이 마신 차가운 들숨이 바로 폐로 들어가지 않도록 하는 장비다. 체코 바이애슬론 선수인 에바 푸스카르시코바(27)가 이를 사용하는 장면이 목격됐다. 1988년 미 위스컨신대 연구팀은 ‘렁플러스’라고 불리는 입난로의 효과를 분석한 결과, 영하 15도에서 이를 사용해 숨을 쉬더라도 영상 20도에서 숨을 쉬는 것과 비슷하다는 결과를 얻었다. 전통적인 방식인 따뜻한 음료 섭취는 여전히 애용된다. 노르웨이 선수들은 자국에서 가져온 핫초코를 마시면서 체온을 유지하고, 미국 대표팀도, 스포츠음료를 마시듯 레몬티ㆍ사과주스 맛이 나는 따뜻한 음료를 마신다.
이왕구 기자 fab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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