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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공공외교법 발효로 ‘매력한국’ 확산

입력
2016.08.04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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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이맘때 ‘유라시아 친선특급’ 행사를 통해 느꼈던 감동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한다. 당시 200여명에 달하는 친선특급 대원들이 5개국 10개 도시에 ‘하나의 유라시아, 하나의 한반도’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한국의 멋과 함께 전달했는데, 기착지에 맞춰 선정된 주제에 따라 현지 주민들과 어우러지며 소통한 성공적 공공외교로 평가받았다.

필자도 당시 폴란드에서 독일 베를린까지 유라시아 친선특급의 마지막 구간을 함께 했다. 종착지 베를린에서 독일 통일의 상징인 브란덴부르크문까지 도보 행진하고 폐막 리셉션에서 모두가 한마음으로 ‘그리운 금강산’을 합창하면서 독일 시민들과 한반도 통일의 염원을 함께 나누었다. 이처럼 우리의 정책을 가슴으로 이해시키고 상대의 마음을 얻는 것이 공공외교의 힘이라고 생각한다.

공공외교는 기존 정무, 경제 분야와 함께 우리 외교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 그간 범국가적 차원에서 보다 체계적이고 효과적인 공공외교를 추진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이 과제였는데, 4년여 노력 끝에 4일 공공외교법이 공식 발효됨으로써 우리 공공외교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가 세워졌다.

현대사회에서는 군사력과 경제력 같은 하드파워뿐만 아니라, 매력적 문화와 정확한 지식, 설득력 있는 정책을 통해 자발적인 지지와 참여를 이끌어내는 소프트파워도 국력의 주요 척도가 되고 있다. 페이스북이 세계 소프트파워 30대 강국을 비교 분석한 보고서는 “하드파워가 밀어붙이는 힘이라면 소프트파워는 끌어당기는 힘”이라고 정의하였다. 한 나라의 문화, 지식, 정책이 총합적으로 발현되는 공공외교야말로 소프트파워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만큼 미국 독일 일본 프랑스 등 선진국은 공공외교에 막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이에 비해 우리의 공공외교 인프라는 비슷한 위치에 있는 다른 나라에 비해 현저히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이처럼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그간 우리는 특유의 창의성과 매력을 통해 세계 각지에서 우리 문화와 정책을 알리는 공공외교를 효과적으로 수행해왔다. 2014년 출간된 ‘워싱턴에서의 아시아(Asia in Washington)’라는 책은 한국이 중국 일본 인도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주요국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워싱턴 조야에서 상당한 수준의 인지도를 보이면서 정책 홍보를 훌륭히 수행하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제 공공외교법 발효를 통해 우리 공공외교는 과거보다 훨씬 업그레이드될 것으로 기대된다. 앞으로 우리 공공외교는 북핵 및 통일 문제 등 우리의 주요 정책에 대한 이해를 제고시키는 정책 공공외교, 우리의 매력자산과 콘텐츠를 개발하여 알리는 문화 공공외교, 한국학 진흥 등 한국을 바로 알리는 지식 공공외교를 중심으로 하면서 다양한 영역에서 전개될 것이다. 또한 상상력과 창의성에 기반을 둔 공공외교 콘텐츠 발굴에 있어 지자체 학계 시민단체 경제계 언론 등 민간과의 협업체계 구축을 통해 ‘국민과 함께 하는 공공외교’를 추진해 나가고자 한다. 국회 차원에서도 20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가 처음으로 공공외교 강화 소위를 구성하는 등 공공외교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여서 앞으로 적극적인 공공외교 활동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외교란 상대방의 마음을 얻는 종합예술이다. 내가 지닌 독특한 매력과 장점을 친화력 있는 소통을 통해 상대에 인식시킴으로써 우리의 친구와 원군을 만드는 것이 외교의 요체이다. 특히 현대외교에서 상대의 마음을 얻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으로 공공외교가 차지하는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는데, 정부의 힘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한국의 모든 구성원이 세계시민으로서의 양식을 갖고 글로벌 무대에서 한국의 위상에 걸맞은 공공외교관으로서 적극 동참해 주시기를 당부드린다.

윤병세 외교부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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