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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북미 정상, 직접 대화로 회담 불씨 살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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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북미 정상, 직접 대화로 회담 불씨 살려야

입력
2018.05.25 19:3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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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언제든 마주 앉겠다” 절제된 반응

美, 벼랑끝 전술에도 대화 문 열어놔

문 대통령, 핫라인으로 김정은 설득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ㆍ12 북미 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했지만 북한이 예상 외로 한발 물러나 대화 용의를 밝히면서 최악의 상황은 피할 여지가 커졌다. 미국도 대화의 문을 완전히 닫지는 않아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논의 재개의 희망은 살아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일정과 장소까지 결정됐던 회담이 막판에 틀어지면서 북핵 담판은 끝을 알 수 없는 ‘네버엔딩 게임’으로 흐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25일 담화에서 “우리는 아무 때나 어떤 방식으로든 마주앉아 문제를 풀어갈 용의가 있다”며 등을 돌리고 돌아서는 미국을 다시 불러 세웠다. 김 부상은 이어 미국이 제시한 ‘트럼프 방식’ 비핵화에 대해 “문제 해결의 실질적 작용을 하는 현명한 방안이 되기를 은근히 기대했다”면서 회담의 최대 쟁점인 비핵화 방식에 대한 접근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미국의 일방적인 핵폐기 압박에 강경하게 맞서던 이전 태도와는 사뭇 달라진 언사다. 비핵화 의지를 분명하게 보여주겠다며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한 직후 회담 취소를 통보 받은 북한 입장을 감안하면 예상 밖의 절제된 반응이다.

북한의 이례적인 저자세에 미국이 호응한다면 북미 관계는 다시 급반전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취소 발표 이후 백악관에서 법안에 서명을 하면서 “(내달 12일로) 예정된 정상회담이 열리거나 나중에 어떤 시점에 열릴 수도 있다”고 대화 가능성을 열어뒀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선제적 핵동결 조치에 회담 취소라는 변칙플레이로 응수하면서 향후 행보를 예측하기가 더 어려워졌다. 시도 때도 없이 변덕과 으름장으로 국제사회를 우롱하는 북한도 문제지만 북한보다 강력한 벼랑끝 협상전술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압박하는 트럼프 대통령도 자제할 필요가 있다.

이번 사태를 통해 북미는 70년 적대관계를 단번에 해소하기에는 신뢰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사실만 재확인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북한 측이 2주일 전 싱가포르에서 열릴 예정이던 실무회담에 나타나지 않는 바람에 트럼프 대통령의 초조가 극에 달했다고 한다. 그 같은 상황에서 회담을 개최해도 성공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한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취소라는 극약처방을 꺼냈다는 것이다. 사실 여부를 떠나 최근 북한의 태도 변화 이후 북미의 기싸움과 신경전이 상당히 위태로웠던 것은 분명하다.

반전을 거듭하던 한반도 비핵화 여정이 다시 짙은 먹구름을 만났지만 어렵게 뗀 걸음을 여기서 멈출 수는 없다. 결국 한반도 운전자를 자처한 문재인 대통령이 북핵 담판의 격랑 속에서 길을 잃은 북미 정상을 회담 테이블로 끌어와야 한다. “지금의 소통방식으로는 민감하고 어려운 외교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며 북미 정상간 직접 소통을 주문한 문재인 대통령의 판단은 정확하다. 이를 위해 남북 핫라인부터 가동해 김 위원장에게 북미 정상 간 직접적이고 긴밀한 대화를 설득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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