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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고위 정무직, 이해찬 보좌관 자리보전용 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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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고위 정무직, 이해찬 보좌관 자리보전용 전락

입력
2018.08.02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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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호 전 보좌관 4급 정책특보

임명 17일 만에 ‘당대표 선거 돕는다’며 사퇴

시청 안팎서 비난과 자괴감 나와

이강진 전 보좌관 정무부시장 내정설도 사실로

2년 후 총선 스펙만들기 지적도

지난달 5일 임명된 조상호(오른쪽) 세종시 정책특보. 이해찬 의원 보좌관 출신인 조 특보는 임명 17일 만인 22일 당 대표에 도전한 이 의원을 돕겠다며 사직서를 제출했다. 세종시 제공.
지난달 5일 임명된 조상호(오른쪽) 세종시 정책특보. 이해찬 의원 보좌관 출신인 조 특보는 임명 17일 만인 22일 당 대표에 도전한 이 의원을 돕겠다며 사직서를 제출했다. 세종시 제공.

세종시 고위 정무직 자리가 이해찬 의원 보좌관들의 자리 보전용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내정설이 파다했던 이 의원의 보좌관이 실제 정무부시장 자리를 꿰찬 데 이어 또 다른 전 보좌관이 4급 정책특보에 임명된 지 17일 만에 사퇴하면서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1일 시에 따르면 지난달 5일 정책특보로 임명된 조상호 전 보좌관이 17일 만인 22일 당 대표에 도전한 이 의원을 돕겠다며 사직했다.

조 전 특보는 이 의원 보좌관을 하다 시정 2기 비서실장을 지냈으며, 이춘희 시장의 선거캠프에서 시정 3기 핵심공약인 시민주권특별자치시와 스마트도시 정책 개발을 총괄했다.

그는 임명장을 받은 직후 “이 시장을 도와 세종시를 행정수도로 완성하고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정책개발에 힘쓰겠다”며 “무엇보다 시민들이 시정에 직접 참여하는 시민주권 특별자치시가 성공적으로 실현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하지만 이 각오는 그가 임명된 지 17일 만에 이 의원의 당 대표 도전을 이유로 사직서를 내고, 여의도로 떠나면서 공수표가 되고 말았다.

임명권자인 이 시장도 이런 상황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 시장은 최근 정례브리핑에서 “이번에 공약 이행과 정책 발전 등에서 (조 특보의) 역할을 기대했지만 예기지 못한 상황이 발생했다”며 “당 대표로 출마한 이 의원을 돕겠다는 의사가 있어 사의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지난달 임명된 이강진 세종시 정무부시장. 세종시 제공.
지난달 임명된 이강진 세종시 정무부시장. 세종시 제공.

지난달 임명된 세종시 정무부시장 자리도 이 의원을 30년 간 보좌한 이강진 시당 수석부위원장이 꿰찼다. 공모 형식을 거쳤지만 지역에선 한참 전부터 이 부위원장 내정설이 파다하게 퍼졌고, 소문대로 부시장에 임명됐다. 이 시장의 정무부시장 입성을 두고 지역 정관계에선 2년 후 총선 출마를 염두에 두고 얼굴을 알리는 동시에, 경력도 만들어주는 ‘멍석’을 깔아준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의원 보좌관들이 시 고위 정무직을 장악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점령군처럼 들락날락하는 것에 대해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민주당 세종시당 한 당원은 “시당에선 이강진 위원장이 차기 정무부시장으로 이미 한참 전부터 결정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지역구 의원과 시당, 시가 서로 협조한다는 측면에서 이해는 되지만, ‘자기들끼리 너무 다해 먹는다’는 소리가 나오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부시장은 수석부위원장 시절 시의장 선거와 관련해 과도하게 개입했다는 비판도 받았지만, 워낙 이 의원의 복심이다 보니 누구 하나 제대로 항의하지 못했다”며 “시청에서도 시장 못지 않거나 아니,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온다”고도 했다.

시 한 공무원은 “비서실장에 정책특보까지 임명되는 회전문 인사도 거슬리는데 임명된 지 보름 만에 국회로 가겠다고 그만두는 걸 보니 해도 너무 한다는 생각밖에 안 든다”며 “비록 아직 인구는 30만이지만, 엄연한 특별광역단체인 세종시의 인사가 그렇게 가벼운 것이냐. 세종시를 웃음거리로 만들었다는 생각에 자괴감까지 든다”고 말했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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