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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철의 관전 노트] 크리스마스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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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철의 관전 노트] 크리스마스 선물

입력
2016.12.2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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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 커제 9단

백 박영훈 9단

큰 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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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란배 4강에서 커제를 꺾은 박영훈(사진).
춘란배 4강에서 커제를 꺾은 박영훈(사진).

<장면 1> 크리스마스 선물이었다. 손에 받고 쥘 수 없는 소식이 반갑고 기뻤다. 박영훈이 22일 올해 마지막 열린 세계대회에서 중국 1위 커제를 누르고 결승에 올랐다.

제11회 춘란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 4강전이 22일 중국 장쑤성 화이안시 카이위안 호텔 특별대국실에서 벌어졌다. 2016년을 마무리하는 세계대회였다. 중국이 4강 세 자리를 차지한 가운데 한국은 박영훈 홀로 남았다. 중국이 일찌감치 우승을 굳히느냐 그걸 막느냐, 박영훈 손에 달렸다.

박영훈은 중국을 넘어 세계 1위라는 말을 듣는 커제와 맞섰다. 점심시간을 앞두고 앞서기 시작했다. 이 뒤로 커제가 이리 치고 저리 뛰며 공격 강도를 높였다. 박영훈은 균형 감각과 계산력으로 위험하다 싶은 순간을 잘 받아 넘겼다. 커제가 악착 같이 따라붙었지만 박영훈은 꼬투리를 잡히지 않았다. 끝내기할 곳이 몇 군데 남지 않은 즈음 힘이 빠진 커제가 돌을 거두었다.

이 판을 빼면 박영훈이 커제에게 1대 4로 밀려 있었다. 중국갑조리그에서 2패를 먹은 것은 가물가물한데 2015년 몽백합배 4강 3번기에서 1승 2패로 물러난 것은 무척 아팠다. 그때 기가 오른 커제는 결승5번기에서 이세돌마저 3대2로 젖히고 우승해 세계3관왕을 누렸다. 이번엔 그 아쉬움을 고스란히 되돌려 주었다.

커제가 바둑을 둘라치면 돌 가리기 때에도 구경꾼 눈길이 쏠린다. 커제가 백을 잡았다면 워낙 잘 이겨왔기 때문이다. 박영훈이 백을 잡았다. 아니 커제가 아끼는 무기 하나를 빼앗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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