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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포스코 회장 전격 사퇴, 이번에도 정권 외압 작용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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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포스코 회장 전격 사퇴, 이번에도 정권 외압 작용했나

입력
2018.04.18 19:3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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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18일 전격 사퇴했다. 권 회장은 이날 긴급이사회에서 사퇴 의사를 밝힌 뒤 “포스코의 새로운 100년을 위해 열정적이고 능력 있는 젊은 분에게 경영을 넘기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연임에 성공한 권 회장의 잔여 임기는 2020년 3월까지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최고경영자가 교체된 ‘포스코 흑역사’가 이번에도 어김없이 되풀이 된 셈이다.

권 회장은 최근까지도 적극적인 경영 의지를 보여왔다. 지난달 창립 50주년 간담회에서 기자들이 교체설에 대한 입장을 묻자 “여러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포스코가 건전한 활동으로 지속해서 대한민국에 기여할 수 있도록 더 많이 도와달라”며 사퇴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럼에도 갑작스레 사퇴한 데는 결국 타의적 변수의 작용, 특히 정권의 의지가 작용했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권 회장 사퇴설은 현 정부 들어 그에 대한 불신임 정황이 계속 감지됐기 때문이다. 권 회장은 포스코 구조조정에 성공해 지난해 6년만에 최대 영업이익을 거두는 등 호평을 얻었다. 하지만 미국과 비즈니스 현안이 있었음에도 지난해 6월 문재인 대통령의 첫 방미 수행 경제인단에서 제외돼 뒷말을 낳았다. 이후 청와대의 권 회장 배제는 대통령의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12월 중국 방문 때도 이어졌다. 거기에 더해 최근엔 포스코가 추진해온 자원개발사업에 이명박 정부의 부당한 개입이 있었다는 의혹이 일부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검찰 수사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권 회장은 지난해 12월 최순실씨 연루 의혹 등과 관련, 시민단체가 검찰에 수사를 의뢰해 수사대상에 오른 상태다. 일각에선 같은 민영화 공기업 수장으로 역시 교체설이 나돈 황창규 KT 회장이 국회의원 90여명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준 혐의로 최근 경찰 조사를 받은 것이 권 회장 사퇴의 결정적 계기라는 얘기도 돈다.

포스코 회장의 거취가 국민적 관심사일 수는 없겠지만 그것이 ‘정치적 외풍’에 따라 반복되는 흑역사라면 예사로운 일이 아니다. 정부는 최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를 연임시키면서 ‘전 정권 인사 찍어내기’ 악습을 극복하는 듯 했으나 이번 일로 도로아미타불이 될 상황이다. 벌써 하마평이 도는 새 회장 선임 과정이라도 투명하게 해서 흑역사 의혹을 최대한 해소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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