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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무 “문건, 지방선거도 고려해 비공개” 해명에도 의문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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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무 “문건, 지방선거도 고려해 비공개” 해명에도 의문 여전

입력
2018.07.16 18:44
수정
2018.07.16 22:55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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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평창올림픽ㆍ남북 정상회담

지방선거 쟁점화도 우려했다지만

왜 선거 보름 뒤에 靑 보고했나

#2

4월 靑-국방부 회의서 언급

송 장관이 설명 제대로 안 했다면

사안의 심각성 인식 부족 의미도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가테러대책위원회에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심각한 표정으로 앉아 있다. 김주성 기자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가테러대책위원회에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심각한 표정으로 앉아 있다. 김주성 기자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16일 국군기무사령부의 ‘촛불집회 계엄령 검토 문건’을 지난 3월 보고 받고도 곧바로 공개하지 않은 이유를 해명했으나 또 다른 의혹들이 제기되고 있다. 우선 정무적 판단에 따라 기무사 문건을 공개하지 않았다는 송 장관의 설명이 앞뒤가 맞지 않다는 지적이 적잖다. 또 청와대가 지난 4월 기무사 문건 존재를 인지하고도 후속 조치에 나서지 않은 이유도 분명치 않아 또 다른 논란 거리로 부상할 조짐이다.

송영무, 지방선거 보름 뒤에야 청와대 보고

송 장관은 이날 별도의 입장 자료를 내고 지난 3월 16일 기무사령관으로부터 기무사 문건을 보고 받은 후 4개월간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비판에 대해 “문건에 대한 법적 분석이 필요하다고 판단함과 동시에 공개 여부에 대해서는 정무적 고려가 있어야 한다고 봤다”고 해명했다. 정무적 고려 요인에 대해 그는 “평창 동계올림픽과 남북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 분위기를 유지하고 6ㆍ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 문건을 공개했을 때 (정치)쟁점화될 가능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정치적 중립을 지키기 위해 기무사 문건 공개를 미뤘다는 뜻이나 청와대와 상의하지 않고 송 장관 단독으로 이 같은 결정은 내렸다는 설명은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많다.

송 장관이 청와대에 기무사 문건을 정식 보고한 시점을 봐도 송 장관 설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국방부 관계자는 “국방부 정책실장이 6월 28일 청와대 정책실과 국가안보실에 정식으로 기무사 문건 내용을 보고했으며, 문건 자체도 같은 날 청와대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지방선거가 끝난 지 보름이나 지난 뒤 청와대에 보고해놓고 정무적 판단 때문이라고 설명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4월 30일 靑-국방부 회의서 기무사 문건 언급

송 장관은 기무사 개혁안을 두고 국방부와 청와대가 토론을 벌인 4월 30일 기무사 문건을 언급한 사실도 새롭게 공개했다. 송 장관은 “4월 30일 기무사 개혁방안을 놓고 청와대 참모진과 논의를 가졌다”며 “논의 과정에서 기무사 정치개입의 한 사례로 기무사 계엄령 검토 문건의 존재와 내용의 문제점을 간략히 언급했다”고 밝혔다. 문건 존재는 언급됐으나 문건 자체가 이 회의에서 공개된 것은 아니라는 취지다. 이 회의에는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참석했다. 조 수석은 기무사의 군인 동향 파악 업무의 법리적 검토를 위해 회의에 참석했으며, 남북 정상회담 국면으로 바빴던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에게는 별도로 기무 개혁안을 담은 보고서만 제출했다고 국방부는 전했다.

청와대 관계자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그날 토론 주제가 기무사 개혁 전반에 대한 것이었기 때문에 참석자들이 그 문제(기무사 문건)에 대해 주의를 기울일 수 있는 정도는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지난 11일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청와대 보고 여부에 대해 “칼로 두부 자르듯 할 수 없다. 회색 지대가 있다”고 말했던 것도 이 같은 상황을 감안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기무사 문건의 존재가 처음 언급된 이날 회의 이후에도 정부의 별다른 대응이 없었던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 뒤따른다. 청와대 측 설명대로 참모들이 기무사 문건 존재에 관심을 기울일 정도로 언급된 게 아니라면 송 장관이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송 장관이 이 때까지도 기무사 문건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던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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