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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소기업이 미래다]“로봇 바리스타가 커피를… 스마트카페선 일상이 됩니다”

입력
2018.07.15 15:00
수정
2018.07.15 20:52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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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업 다날서 엔지니어로 근무

커피를 콘텐츠로 플랫폼 개발

앉은 자리서 앱으로 주문도 가능

전국 220여개ㆍ해외 11개 매장

무인 커피 제조머신 등 특허

로봇기술 벤처기업 인증 받아

지성원 달콤 대표가 서울 잠실롯데월드몰점에 설치된 로봇카페 비트를 소개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지성원 달콤 대표가 서울 잠실롯데월드몰점에 설치된 로봇카페 비트를 소개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로봇 바리스타가 커피를 내리고 유명 가수의 소규모 공연이 열리는 커피전문점이 있다. 고객이 몰리는 점심시간에도 카운터 앞에 줄을 설 필요가 없다. 앉은 자리에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주문하면 되고, 테이크아웃도 미리 모바일 앱으로 원격 주문하고 때 맞춰 찾으러 가면 된다. 10년 전이면 상상도 못했을 모습이지만 커피전문점 프랜차이즈 달콤커피에선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일이다.

지성원 달콤 대표는 “모회사가 전형적인 B2B(기업 간 거래) 업체인 결제전문기업 다날인데 회원 한 명 없는 회사가 어떻게 ‘100년 기업’이 될 수 있겠냐고 판단해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플랫폼을 만들자는 생각에 시작한 것이 커피전문점”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커피를 단순한 식음료 상품이 아닌 콘텐츠로 바라보고 시작한 사업”이라며 “음료를 판매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커피를 마시는 고객을 우리 플랫폼으로 끌어오고 싶었다”고 말했다. 연간 200억잔 이상의 커피가 소비되는 국내 시장에서 1억잔만 달콤커피 앱으로 끌어와도 월간 1,000만명 가량이 사용하는 플랫폼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었다.

달콤의 이 같은 독특한 접근법은 정보기술(IT)과 콘텐츠를 결합한 사업으로 시작한 모기업의 유전자에서 나왔다. 1990년대 후반 다날은 휴대전화 컬러링, 벨소리 같은 콘텐츠 사업으로 시작해 휴대전화 소액결제 사업을 확대하며 급성장했다. 음원 투자와 유통, 스마트 노래방 서비스를 제공하는 ‘달콤파티’와 디지털 콘텐츠 기획ㆍ제작 업체 ‘다날엔터테인먼트’, 달콤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작지만 강한 강소기업으로 성장하면서 올 초 중소기업 딱지를 떼고 중견기업으로 발돋움했다.

지 대표도 식음료나 서비스와는 무관한 컴퓨터 엔지니어 출신이다. 다날에서 엔지니어로 근무하던 중 기획 업무를 해보고 싶어 2011년 달콤커피 론칭 작업에 참여했고 사업본부장 등을 역임한 뒤 2016년 11월 달콤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지 대표의 공격적인 시장 확대 전략으로 달콤커피는 전국에 220여개 매장, 중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해외에 11개 매장을 확보했다. 커피전문점을 라이브 공연을 접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만들고자 2011년부터 가수 윤하 김태우 손호영 버벌진트 등을 초청해 소규모 공연인 ‘베란다라이브’를 80회 이상 열고 신인 가수들이 참여할 수 있는 오픈마이크도 2016년부터 200회 이상 운영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으로 달콤은 2015년 100억원대였던 연매출을 지난해 200억원으로 끌어올렸다.

올 1월 인천국제공항에서 첫선을 보인 로봇카페 ‘비트’도 지 대표의 야심작이다. 앱이나 키오스크(무인 주문 및 결제 단말기)를 사용해 주문하면 투명 부스 안에 로봇이 커피머신을 작동시켜 커피를 내리고 고객이 가져갈 수 있는 공간으로 옮겨준다. 아직은 커피 자판기의 로봇 업그레이드 버전처럼 보이지만 앱으로 원격 주문 후 픽업이 가능하다든지, 로봇카페 관리자가 무선통신을 통해 외부에서 매장을 관리할 수 있는 등 일반 자판기에서 볼 수 없는 첨단 기능이 탑재돼 있다.

로봇 바리스타 비트는 반년 만에 수도권을 중심으로 12대가 설치됐다. 지 대표는 “비트는 주로 B2B 판매가 이뤄지고 있는데 기업에서 사내 카페테리아를 설치하려는 곳이 늘고 있다”며 “기업 입장에서도 리스 상품으로 대당 200만원 정도로 편리하게 운영할 수 있어 이미 설치한 곳들도 만족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달콤은 올 초 기술보증기금으로부터 로봇기술 기반의 벤처기업 인증도 받았다. 커피와 로봇, 결제기술, 통신 및 전자기술 등 다양한 첨단산업의 기술력을 융합해 스마트 카페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결과다. 달콤은 무인 커피음료 제조 머신을 이용한 음료 주문 처리 장치 및 동작 방법에 관한 특허 등 3건의 특허를 등록했고 2건의 특허를 추가 출원 중이다.

지 대표는 주기적으로 신메뉴를 내놓고 고객의 반응을 확인하며 달콤커피만의 대표 음료 상품을 개발하는 데 애쓰는 한편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 첨단기술로 더욱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연구개발(R&D)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달콤은 이를 위해 최근 12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한 데 이어 이달 초 35억원 추가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지 대표는 “달콤커피 매장을 늘리고 로봇카페 비트 관련 사업 규모를 확대해 기업공개(IPO)에 이르는 것이 1차 목표고, 한국인이면 누구나 아는 브랜드로 성장시키는 것이 그다음 목표”라고 말했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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