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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바메모리에 4조 투자한 하이닉스 ‘절반의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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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바메모리에 4조 투자한 하이닉스 ‘절반의 성공’

입력
2017.09.28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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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화권 기업 진출 억제하고

글로벌 IT업체와 협력 가능

낸드플래시 기술 접근 못해

의결권 15%로 제한도 한계

도시바 본사가 있는 일본 도쿄도 미나토구 건물 옥상에 세워져 있는 도시바 광고탑의 최근 모습. 교도=연합뉴스
도시바 본사가 있는 일본 도쿄도 미나토구 건물 옥상에 세워져 있는 도시바 광고탑의 최근 모습. 교도=연합뉴스

SK하이닉스가 포함된 한미일 연합 컨소시엄이 7개월을 끌어온 일본 도시바의 반도체 자회사 도시바메모리 인수에 종지부를 찍었다. 3,950억엔(약 4조원)을 투자한 SK하이닉스는 중화권 기업의 반도체 시장 신규 진입을 막고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과의 협력 가능성을 높이는 성과를 거뒀지만, 10년간 도시바메모리 의결권 지분 제한이란 한계를 떠안게 됐다.

도시바는 28일 이사회 승인을 거쳐 미국 사모펀드 베인캐피털이 주도하고 한미일 IT기업들이 참여한 특수목적법인 ‘판게아’와 도시바메모리 주식 전량을 매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총 매각금액은 2조엔(약 20조원)이다. 도시바는 판게아에 3,505억엔을 재출자하고, 일본 광학기기업체 호야가 270억엔을 투자한다. 미국 IT기업 애플 델 시게이트 킹스턴은 총 4,155억엔, 베인캐피털은 2,120억엔을 출자한다. 나머지 6,000억엔은 일본 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아 충당한다.

판게아의 의결권 지분은 도시바가 40.2%, 호야가 9.9%다. 일본 측 지분(50.1%)이 과반이라 도시바는 앞으로도 경영권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베인캐피털과 SK하이닉스 컨소시엄이 확보하는 지분은 49.9%다. 애플 등 미국 IT 기업은 지분을 가져가지 않는다.

SK하이닉스는 단일 기업으로는 가장 많은 금액을 부담했지만 계약조건상 의결권 지분이 향후 10년간 15% 이하로 제한됐다. 여기에 SK하이닉스는 10년간 도시바메모리 기밀정보에 대한 접근도 차단됐다. 일본 여론의 기술 유출 우려와 각국의 반독점심사를 통과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되지만 SK하이닉스의 도시바메모리 경영 참여 가능성은 없어졌다.

도시바는 전원이 끊겨도 데이터가 보존되는 2차원(D) 낸드플래시 메모리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기업이다. D램은 세계 2위이지만 낸드플래시 분야에서는 후발 주자인 SK하이닉스로서는 인수전에서 승리하고도 도시바의 원천기술을 활용하는 것이 쉽진 않게 됐다.

다만 투자금액 3,950억엔 중 전환사채 형식인 1,290억엔(약 1조3,000억원)을 제외한 2,660억엔(약 2조7,000억원)은 향후 도시바메모리 상장때 자본 이득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도시바는 물론, 반도체 시장 큰손이자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미국 IT 기업들과 협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도 SK하이닉스에겐 성과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당장의 이익을 취하기보다는 낸드플래시 경쟁력을 높이면서 글로벌 기업들과 장기적인 협력 관계를 구축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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