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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급 공무원시험 고교 과목 선택제, 고졸 채용 확대하려다 대졸만 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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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급 공무원시험 고교 과목 선택제, 고졸 채용 확대하려다 대졸만 몰려

입력
2017.11.30 14:0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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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졸 합격비율 1.2%로 되레 감소

감사원 “개선 방안 마련을” 통보

9급 공무원 합격전략 설명회에 참석한 수험생들. 연합뉴스 자료사진
9급 공무원 합격전략 설명회에 참석한 수험생들. 연합뉴스 자료사진

고등학교 졸업자의 공직진출을 확대하기 위해 도입한 9급 공무원시험 고교 교과목 선택제가 당초 목표와 달리 사실상 대졸자의 등용문이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졸자를 포함해 응시자 상당수가 고교 교과목을 선택하면서 직무 수행에 필요한 핵심역량 평가는 상대적으로 부실해졌다.

감사원은 30일 “국가직 9급 공개경쟁채용시험 선택과목에 고교 교과목을 포함한 결과, 고졸 학력자의 공직진출 확대라는 선택과목 제도의 도입 취지와 달리 대졸 학력자가 오히려 고교 교과목을 선택하는 결과가 초래되고 있다”는 내용의 국가공무원 인사 운영ㆍ관리 실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감사원은 고교과목 선택제 도입 취지를 살릴 수 있도록 “인사혁신처가 제도 개선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고교과목 선택제가 도입된 이후 고교 졸업자의 9급 공무원 합격 비율은 오히려 감소했다. 고졸자 합격률은 제도가 도입된 첫해인 2013년 2.2%를 정점으로 2016년에는 1.2%로 떨어졌다. 4년간 평균 합격률은 1.5%로 제도 시행전인 2011년의 1.7%보다 0.2%포인트 낮아졌다.

반면 같은 기간 선택과목으로 고교 교과목을 1개 이상 선택한 응시자 비율은 2013년 40.1%에서 48.6%→65.3%→67.8%로 급증했다. 수험부담이 적은 과목으로 응시자들이 몰린 것이다. 9급 공채시험 합격자만 놓고 보면 지난 4년간 전체 합격자의 58.1%가 고교 교과목을 선택했고, 이들 중 98.3%가 대졸 학력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고교과목 선택제는 결과적으로 행정 관련 전문성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키우고 있다. 실제 감사원이 국세청 세무직 9급 합격자의 선택과목 현황을 점검한 결과, 2013년부터 4년간 합격자 4,798명 가운데 67.2%인 2,336명이 세법이나 회계학 등 세무업무에 필요한 과목을 전혀 선택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국세청이 9급 신규 임용직원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회계실무’ 과정 합격률이 고교과목 선택제 도입 전인 2012년 47.1%에서 2016년 9.9%로 급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은 이에 따라 “인사혁신처장은 9급 공채 시험과목을 조속히 개편하는 등 합리적 개선방안을 마련하기 바란다”고 통보했다. 인사혁신처는 “고교 교과목 선택제가 우리 사회의 고질적 학력주의를 타파하고 학력 차별로 인한 공직 진입장벽을 제거하기 위한 정책적 목적에서 추진한 것”이라며 “시험과목 개편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한다”는 의견을 감사원에 전달했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서울 노량진의 한 학원에서 강의를 듣고 있는 공시생들. 한국일보 자료사진
서울 노량진의 한 학원에서 강의를 듣고 있는 공시생들. 한국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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