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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도쿄 꿈 이루려… 도시광산서 은 채굴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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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도쿄 꿈 이루려… 도시광산서 은 채굴 총력

입력
2018.05.08 18:05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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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 올림픽ㆍ패럴림픽서

휴대폰 등 전자제품서 회수한

금ㆍ은ㆍ동으로 메달 제작 계획

# NTTㆍ환경성 등 적극 협조에도

4.9톤 필요한 銀 부족 사태 우려

대학교ㆍ백화점과도 협력 나서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가 도시광산에서 올림픽 메달을 만들자는 캠페인을 홍보하고 있다.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 홈페이지 캡처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가 도시광산에서 올림픽 메달을 만들자는 캠페인을 홍보하고 있다.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 홈페이지 캡처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일본의 ‘도시광산’ 업계가 ‘은(銀) 채굴’ 총력전에 나설 태세다. ‘도시광산’이란 폐기된 전자제품에서 유용한 금속을 추출ㆍ회수하는 산업인데 자원 재활용 수준이 높은 일본은 이 분야에서 세계 최고 경쟁력을 갖고 있다. 그러나 2020년 도쿄(東京)하계올림픽ㆍ패럴림픽 메달에 사용될 금속, 특히 금메달과 은메달에 고루 사용되는 은을 충당하려면 4.9톤가량이 필요한데 현재로서는 부족사태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와 환경성, 도쿄도는 지난해 4월부터 친환경 올림픽 일환으로 폐기된 전자제품에서 추출한 금속만으로 메달을 만드는 ‘도시광산에서 만든다! 모두의 메달 프로젝트’를 시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사용하지 않는 휴대폰이나 컴퓨터, 디지털카메라 등 소형 전자제품 회수 캠페인을 본격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8일 요미우리(讀賣)신문에 따르면 올해 3월 말까지 동은 목표량의 절반을 확보했지만 금과 은은 부족 사태가 우려된다. 조직위 담당자는 “동의 회수 속도로 비추어 볼 때, 필요량이 동의 두 배 이상에 달하는 은은 상당히 부족하다”고 전망했다.

조직위에 따르면 도쿄올림픽ㆍ패럴림픽에서 수여되는 금ㆍ은ㆍ동메달 수는 총 5,000여개다. 은메달과 동메달은 순은과 순동으로 제작하지만 금메달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규정에 의거해 은을 바탕으로 하되 최소 6g 이상 금을 사용해 도금한다. 이를 토대로 역산을 하면 도쿄올림픽ㆍ패럴림픽에서는 금은 40㎏, 동은 약 3,000㎏, 은은 4,900㎏이나 필요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는 휴대폰을 기준으로 할 때 약 2,000만대가 필요한 분량이다. 앞서 2012년 런던,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도 메달 일부를 재활용 금속을 활용해 제작했으나, 재활용 금속만으로 메달을 만드는 것은 도쿄올림픽이 처음이다.

현재 휴대폰과 소형 전자제품 회수는 일본 최대 통신업체 NTT도코모의 전국 2,400여개 점포와 환경성 산하 일본환경위생센터, 지방자치단체가 진행하고 있다. 도코모는 지난 1년간 320여만대 휴대폰을 회수했고, 지자체도 지난해 4월 624곳에서 올해 3월 1,404곳으로 늘어나는 등 호응을 얻고 있다. 또 일본우편주식회사 등 대기업도 사용하지 않는 업무용 휴대폰 약 3만8,000대를 기증했다.

그러나 은이 수요량에 미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면서 조직위가 총력 작전에 나섰다. 3월 말부터 회수 박스를 전국 약 3,000곳의 우체국 등에 설치했고, 향후 대학교와 백화점 등과도 협력한다는 방침이다.

일본은 오래 전부터 폐기된 전자제품에서 금속을 추출하는 방식에 관심을 가져온 도시광산 산업 선진국이다. 세계 각지의 금속 매장량이 급속히 줄어드는 상황에서 버려진 전자제품에서 새로운 광맥을 찾는 것이다. 도시광산이란 용어도 1980년대 일본에서 만들어졌다. 아울러 도시광산에서 추출되는 금속은 천연광석에 비해 금속의 함유량이 높다는 점에서 경제적인 방식으로 평가 받는다.

도와(DOWA)홀딩스, 미츠비시(三菱)머티리얼, JX금속 등 일본 기업들은 최근 금속 가격 하락에 따른 손실을 메우기 위해 국내 시장을 벗어나 해외로 진출해 이윤을 창출하고 있다. 도시광산은 환경정책이 엄격한 미국과 유럽을 주요 거점으로 삼고 있으며, 급격한 경제성장을 기록 중인 중국과 동남아시아 신흥국의 매장량이 증가하고 있어 유망 산업으로 평가된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그래픽=송정근 기자
그래픽=송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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