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가해 보육교사 긴급체포
전국 보육시설 아동학대 조사
전국 일선 경찰서에 ‘아동학대 전담팀’이 구성돼 경찰과 지방자치단체 합동으로 모든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대한 아동학대 피해실태 조사가 실시된다. 인천의 한 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가 4살 여아를 폭행한 폐쇄회로(CC)TV 영상이 공개된 이후 사회적 공분이 일자 경찰이 전국의 보육시설에 대한 전수조사에 나선 것이다. 해당 어린이집은 폐쇄될 전망이고, 가해 보육교사는 긴급 체포됐다.
경찰청은 보육시설에 대한 아동학대 피해실태 조사와 함께 16일부터 한 달간을 ‘아동학대 집중 신고기간’으로 정한다고 15일 밝혔다. 아울러 학교전담경찰관이 어린이집, 유치원 등 보육시설 종사자, 학교·병원·복지시설 등 아동학대 신고의무자를 대상으로 아동학대 예방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어린이집 폭행사건을 수사 중인 인천 연수경찰서는 이날 오후 보육교사 양(33·여)씨를 긴급 체포해 조사를 벌였다. 양씨는 12일 1차 조사에서 폭행 사실을 시인했었다. 경찰은 양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또 인천 연수구는 해당 K어린이집을 영유아보육법 제45조 제4호 및 시행규칙 제38조에 따라 시설 폐쇄 처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연수구는 시설 폐쇄 전까지 우선 해당 어린이집 운영을 정지하고 아동학대 혐의를 받고 있는 보육교사 양씨와 원장 이모(33·여)씨에 대해 자격정지 또는 자격취소 처분할 계획이다.
연수구는 학부모 희망에 따라 자녀를 다른 어린이집으로 옮길 수 있도록 돕고 가정에서 자녀를 돌보길 원하는 학부모를 대상으로 양육수당 신청도 받는다. 또 해당 어린이집을 국공립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K어린이집에 다녔던 아동은 30명으로 이중 27명이 퇴소 의사를 밝힌 상태다.
보육교사에게 폭행을 당한 여아와 비슷한 또래 자녀를 둔 송도동 학부모들은 아동학대사건 재발 방지를 위한 1인 시위와 서명운동에 나섰다.
송도국제도시 주민연합회와 송도국제도시 맘 회원들은 이날 오전 9시부터 K어린이집이 있는 아파트단지 앞에서 ‘때리지 마세요. 안아주세요. 무조건 어른들의 잘못입니다’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릴레이 1인 시위를 벌였다. 1인 시위 참여자는 이날 하루 20명이 넘었다.
이날 오후 3시부터 30분간 1인 시위에 나선 김모(38·여)씨는 “여섯 살 아이를 둔 부모로서 마음이 너무 아팠다. 엄마들끼리 가만히 있을게 아니라 아픔을 나눠야 한다고 의견이 모아져 1인 시위를 하게 됐다”며 “내 아이도 아동학대나 폭행을 당할 수 있다는 마음이 컸고 이렇게라도 해서 예방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회원들은 1인 시위 현장 인근에서 보육교사 양씨 등에 대한 강력한 처벌과 보육기관 CCTV 설치 및 영상 장기간 보관 의무화, 보육교사에 대한 자격 강화 등을 요구하는 서명운동도 벌였다. 이날 오전 9시부터 시작된 서명운동에는 오후 4시 현재 700명 이상이 동참했다.
이환직기자 slamh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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