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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적은 상품”… 반이민정책 확산하자 ‘쇼핑’도 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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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적은 상품”… 반이민정책 확산하자 ‘쇼핑’도 활발

입력
2017.06.20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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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게티이미지뱅크
1게티이미지뱅크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등장을 계기로 반세계화ㆍ반이민 정책이 확산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역으로 선진국에 거금을 투자하고 대신 시민권이나 영주권을 받는 ‘국적 쇼핑’이 각광을 받고 있다.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국적 판매는 1984년 카리브해 섬나라 세인트키츠네비스가 투자 유치를 위해 도입한 이래 카리브해 국가들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졌다. 세인트키츠네비스의 경우 낮은 세율과 열대 해변을 내세운 초창기에는 수백명을 끌어들이는 데 그쳤지만, 2009년 26개 솅겐국가(단일 출입국 시스템을 채택한 유럽국가)와 무비자 조약을 맺으면서 요청이 급격히 늘어났다. 국제통화기금(IMF) 자료에 따르면 2014년 기준 세인트키츠네비스 국내총생산(GDP) 14%가 시민권 판매에서 온다.

최근에는 가난한 국가뿐 아니라 부유한 국가도 국적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한 미국 역시 영주권 판매로 투자를 유치한다. 미국이 파는 영주권은 이른바 투자이민 영주권(EB-5) 비자로, 미국 내에 거액을 투자해 사업체를 열고 2년간 운영했다는 점을 증명하면 미국 아무 곳에서나 거주할 수 있는 영주권을 발급해 준다. EB-5 사업의 실무조직인 ‘인베스트인디USA’의 피터 조지프 전무는 “최근에는 중국뿐 아니라 베트남이나 인도, 브라질 등지에서 새로운 수요가 있다”며 EB-5가 매 분기마다 미국에 10억달러(약 1조1,000억원) 이상을 들여온다고 주장했다.

물론 영주권 쇼핑이 부유층의 전유물이라는 비판도 있다. 미국 의회에서는 정파를 가리지 않고 ‘해외 부자를 위한 이민비자’라며 EB-5에 집중포화를 퍼붓고 있다. 지난달에는 트럼프 대통령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의 가족이 운영하는 부동산기업 쿠슈너컴퍼니즈가 ‘영주권 장사’를 한 사례가 언론에 조명되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BBC는 주로 부유한 자본가들이 기존 국적을 유지하되 유사시를 대비한 ‘보험용’으로 제2국적을 구매하고 있으며, 반이민 정서 때문에 출입국이 엄격해질수록 이를 우회하려는 용도로 오히려 더 가치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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