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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물건 찾아주고 결제까지… 카트, 비서가 됐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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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물건 찾아주고 결제까지… 카트, 비서가 됐네~

입력
2018.04.17 18:12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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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착된 카메라로 고객 인식 후

따라다니는 자율 주행 기능

원하는 상품 목록 입력하면

최단거리 계산해 일일이 안내

일반 신용카드 사용해 결제

고객 차량 주차 위치도 알려줘

쇼핑후엔 자동 복귀 기능까지

17일 경기 하남시 이마트 트레이더스 하남점에서 고객이 자율 주행 카트 ‘일라이’에 상품을 담은 뒤 휴대폰 간편결제시스템으로 결제하고 있다. 이마트가 20일까지 트레이더스 하남점에서 시범 운영하는 일라이는 단순히 고객을 따라다니는 수준을 넘어 안내, 결제, 자동 복귀 기능까지 탑재했다. 배우한 기자
17일 경기 하남시 이마트 트레이더스 하남점에서 고객이 자율 주행 카트 ‘일라이’에 상품을 담은 뒤 휴대폰 간편결제시스템으로 결제하고 있다. 이마트가 20일까지 트레이더스 하남점에서 시범 운영하는 일라이는 단순히 고객을 따라다니는 수준을 넘어 안내, 결제, 자동 복귀 기능까지 탑재했다. 배우한 기자

“저와 함께 쇼핑하시겠어요? 원하시는 상품 위치까지 길 안내를 시작합니다.”

수만 개 상품이 모여 있는 대형 마트에서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이 있는 곳까지 안내하는 것은 매장 직원이 아니라 인공지능을 갖춘 ‘로봇 카트’다. 로봇 카트가 있으면 애써 손으로 카트를 밀고 다닐 필요가 없다. 물건을 찾느라 같은 곳을 몇 번씩 오가며 헤맬 필요도 없고, 복잡한 매장에서 사람이나 장애물을 피해 무거운 카트를 움직이느라 진땀을 흘리지 않아도 된다. 카트에서 바로 바코드를 인식하면 계산대에 줄 설 필요 없이 바로 결제를 마칠 수도 있고, 카트가 스스로 충전소로 돌아가니 카트를 반납하는 수고를 덜 수도 있다.

미래 공상과학(SF) 영화의 한 장면 같지만 이마트가 17일 경기 하남시 이마트 트레이더스 하남점에서 선보인 인공지능 자율주행 카트 ‘일라이’의 현재 모습이다.

이날 처음 공개된 일라이는 카트라기보단 로봇 같은 인상을 줬다. 실제 일라이는 단순한 전동 카트가 아니라 인공지능에 자율주행 기능까지 갖춘 첨단기기였다. 카트에 장착된 카메라로 인식한 사람만을 따라다니며 장애물이 있을 땐 피해서 움직이기도 했다. 미리 원하는 상품 목록을 입력하면 카트가 최단거리를 계산해 하나씩 안내해줬다. 카트의 무게 변화를 감지해 바코드 인식 과정을 거치지 않은 상품이 담기면 음성 안내를 내보내기도 했다.

결제 방식도 간단해졌다. 신세계의 간편결제 시스템인 SSG페이나 일반 신용카드를 사용하면 손쉽게 결제를 마칠 수 있다. 일라이 같은 스마트 카트에는 고객 차량의 주차 위치를 안내해주는 기능도 있다. 고객 서비스를 모두 마치면 충전소로 자동 복귀한다. 카트 선반의 높낮이 조절을 통해 상품을 편리하게 실을 수 있고, 휴대폰 충전도 가능하다. 일라이 개발을 담당한 박창현 이마트 S랩 팀장은 “이동 속도는 보통 고객이 매장에서 걷는 속도인 시속 2~3㎞가량이고 최대 시속 10㎞까지 움직일 수 있다”며 “3시간 충전하면 6~8시간 사용할 수 있는데 한번에 최대 70㎏까지 실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 세계 유통업계는 진작부터 이런 자율주행 카트에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미국 월마트는 2016년 로봇청소기처럼 작고 둥근 형태 기기를 기존 카트 하단에 부착해 사용할 수 있게 한 자율주행 쇼핑카트 특허를 미국 특허청으로부터 취득했다. 아마존은 이미 물류창고에서 자율주행로봇을 사용하고 있다. 중국 유통기업 징동도 올 초 간단한 상품정보 제공과 고객을 따라 다니는 기능을 탑재한 스마트 카트를 선보였다. 이마트 관계자는 “일라이는 징동의 스마트 카트에서 진일보해 상품 위치 안내, 결제, 자동 복귀 기능까지 탑재한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마트는 오는 20일까지 나흘간 하루 2명씩 미리 예약한 고객 8명을 대상으로 일라이를 시범 운행할 계획이다. 다만 전면적인 도입 시기는 아직 밝히지 않았다. 앞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개당 투자비가 상당히 높아 시범 운영 후 단점을 보완해 3년 안에 정식 도입할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일라이 같은 스마트 카트 개발에 대당 수천만원에서 1억원 가량이 들 걸로 추정한다. 그럼에도 정 부회장의 예측보다 훨씬 이른 시점에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예스24는 자사 중고서점에 네이버랩스가 개발한 자율주행 서비스 로봇(어라운드)을 투입해 지난해 10월부터 도서 수거에 활용하고 있고, 을지대병원에서는 유진로봇이 개발한 자율주행 물류 로봇 ‘고카트 미니’로 환자들의 검체, 의료 샘플을 나르고 있다.

이마트는 2014년 디지털기술 연구 조직인 ‘S-랩’을 설립해 자율주행 카트를 개발하는 등 첨단 기술을 쇼핑과 접목하는 방안을 고민해오고 있다. 형태준 이마트 전략본부장은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다양한 IT 기술을 실제 매장에 적용해 고객에게 미래 쇼핑 환경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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