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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장 “프로포폴, 고장 난 냉장고에 보관해왔다” 진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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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장 “프로포폴, 고장 난 냉장고에 보관해왔다” 진술

입력
2018.05.09 18:31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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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 위해 60시간가량 보관

다른 병원 관계자도 “상온 방치”

경찰, 변질 탓 패혈증에 무게

경찰이 집단 패혈증 사건이 발생한 병원을 현장감식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이 집단 패혈증 사건이 발생한 병원을 현장감식하고 있다. 연합뉴스

환자 20명이 집단 패혈증 증세를 보인 서울 강남구의 한 피부과 병원을 수사하는 경찰이 환자들에게 투약한 프로포폴을 “고장 난 냉장고에 보관해왔다”는 병원장 진술을 확보했다. 프로포폴이 상온에 장시간 노출되면서 오염됐을 개연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 7일 사건이 발생한 신사동 M피부과 원장 박모(43)씨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프로포폴이 담긴 주사기를 편의를 위해서 4일부터 시술 당일인 7일까지 60시간가량 고장 난 냉장고에 보관했다”는 진술을 받았다고 9일 밝혔다. 사건 당시 토닝(Toning)과 리프팅(Lifting) 미용 시술을 받은 김모(33)씨 등 환자 20명이 한꺼번에 패혈증 증세를 보였는데, 이들은 모두 프로포폴을 투약 받았다. 경찰은 다른 병원 관계자들 참고인 조사에서도 “프로포폴을 상온 방치했다”는 진술을 받아냈다.

경찰은 이 같은 진술을 근거로 프로포폴 변질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프로포폴은 밀봉용기에 담아 25도 이하에서 냉장 보관하는 게 원칙이다. 다만 경찰 관계자는 “현 단계에서 프로포폴 오염이 주 원인으로 완전히 밝혀진 것은 아니기 때문에, 원장 박씨 등을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입건해 정식 수사로 전환하기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식품의약품안전처, 서울시, 강남구보건소 등 관계기관과 합동으로 패혈증 증세 원인 파악을 위한 조사에 착수했다. 사건 발생 당일 내원한 환자 29명을 대상으로 역학조사를 벌였으며 그 결과 발열, 어지러움, 혈압 저하, 오심 등을 호소한 20명 모두 프로포폴을 맞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증상이 없는 9명 중에선 1명만 프로포폴을 맞았고, 나머지는 투여 받지 않았다. 질본은 일단 집단 패혈증 증세 원인으로 주사제 오염이 추정된다는 의견을 경찰에 전달했다.

현재 피해 환자 20명 중 3명을 제외한 나머지는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7명은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고, 9명은 일반 병실, 1명은 응급실에 있다. 생명에 지장이 있는 피해자는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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