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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한 때 적이었던 헌츠먼 러시아 대사 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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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한 때 적이었던 헌츠먼 러시아 대사 지명

입력
2017.03.09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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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때 후보 사퇴 주장했지만

취임 후 관계 좋아진 前 주중대사

오바마 정책 비판 공통분모 등

예상 외 인물 발탁 배경에 주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후보자 시절 정적이었던 존 헌츠먼. 미 국무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후보자 시절 정적이었던 존 헌츠먼. 미 국무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후보 시절 정적이었던 존 헌츠먼(57) 전 유타주 주지사를 8일(현지시간) 러시아 주재 미국대사로 지명하자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러시아 스캔들로 본인은 물론, 내각 인사들이 일제히 곤궁에 빠지기도 했지만 러시아가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외교관계를 실현하는 데 있어 핵심 파트너로 떠오른 만큼 주러 대사 자리는 오랜 측근에게 돌아갈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외신들은 헌츠먼이 대러 강경파로 분류되는 인물이면서도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의 러시아 정책에 맞섰던 전력 덕분에 러시아 대사로 낙점 받았다고 분석한다.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에 따르면 헌츠먼은 2011년 주중 미 대사에서 물러난 직후 오바마 전 대통령의 러시아 리셋(Resetㆍ재정립) 정책을 강하게 비판한 적이 있다. 리셋 정책은 양국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오바마 정부 초기인 2009년 마련된 것으로 핵무기 감축과 미사일 정보 공유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그는 당시 “오바마는 러시아가 실제보다 주변국을 덜 위협한다는 식으로 말하려고 한다. 무기통제 분야에서 러시아와의 협력이 필요하지만 양국관계는 보다 객관적 시각에서 바라봐야 한다”며 강경 입장을 드러냈다. 트럼프 역시 오바마의 재정립 정책이 러시아를 강하게, 미국은 약하게 만들었다고 주장해 왔다.

러시아를 바라보는 시각이 비슷해 동질감이 큰 것처럼 보이지만 트럼프와 헌츠먼 사이에는 쉽게 잊기 어려운 악연이 있다. 트럼프는 2011년 이후 트위터에 주중 미 대사를 역임했던 헌츠먼을 약하고 가벼운 인물로 묘사하며 “헌츠먼이 주중 대사로 있을 시기 중국이 미국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비판했다. 헌츠먼도 지난해 10월 대선 후보였던 트럼프가 성추문 및 여성 비하 발언 스캔들에 휩싸이자 지지를 철회하며 대선 후보에서 내려와야 한다고 강하게 공격해 정적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당시 헌츠먼은 트위터에 “(트럼프의 행위는) 모욕적이고 비열하다. 그에게 투표하지 않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하지만 트럼프가 백악관에 입성한 후 둘의 관계는 급선회했다. 헌츠먼은 지난해 12월 트럼프가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과 통화하면서 ‘하나의 중국’ 원칙을 훼손해 미중 간 긴장을 높이고 있다는 지적이 일자 돌연 트럼프를 옹호했다. 그는 “사업가였던 트럼프는 어떤 관계에서든 영향력을 행사하는 데 익숙하다. 대만을 유용한 지렛대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트럼프를 감쌌다.

헌츠먼은 조지 W 부시 정부에서 싱가포르 대사를 지냈고, 오바마 정부에서는 2011년까지 주중 대사를 역임하는 등 외교통으로 손꼽힌다. 또 2005~2009년 유타주지사, 2014년부터는 워싱턴 싱크탱크인 애틀랜틱위원회의 이사장을 맡는 등 활발한 대외행보를 이어 왔다. 트럼프 성추문이 불거지기 전인 지난해 상반기에는 트럼프와 함께 뛸 부통령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채지선 기자 letmen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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