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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큰손들, 트럼프의 ‘주말 백악관’에 몰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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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큰손들, 트럼프의 ‘주말 백악관’에 몰려간다

입력
2017.02.23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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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권 20만달러 초호화 리조트

트럼프 최근 3주 연속 머물며

아베와 ‘골프 외교’까지 벌여

트럼프 등 만날 수 있는 로비 장소

대기업 CEO 등 수십명 들락날락

“대통령 자리 상업화” 비판 확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소유한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라라고리조트 전경. 트럼프 대통령은 ‘겨울 백악관’이라는 별칭이 붙은 이 리조트를 최근 연속 3주째 주말마다 방문하고 있다. 팜비치(플로리다)=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소유한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라라고리조트 전경. 트럼프 대통령은 ‘겨울 백악관’이라는 별칭이 붙은 이 리조트를 최근 연속 3주째 주말마다 방문하고 있다. 팜비치(플로리다)=AP 연합뉴스

20만달러(2억2,700만원).

최근 미국 정ㆍ재계 권력층 사이 가장 ‘핫’한 이 장소에 들어가기 위해 필요한 금액이다. 플로리다주 동쪽의 사유 해변과 8만여㎡ 정원, 금박 장식의 응접실, 118개의 침실 등 초호화판의 리조트지만 이러한 시설에 지불하는 돈은 아니다. 20만달러는 이 해변을 걷는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 정원을 산책하는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 무엇보다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옆자리에서 대화를 나눌지 모를 가능성에 치르는 값이다. 극소수의 회원만 출입 가능한 폐쇄적인 회원제로 운영되는 이곳은 바로 트럼프 대통령 소유의 비공개 클럽하우스, 팜비치 마라라고(mar-a-lago)다.

‘마라라고에 가면 트럼프를 만날 수 있다’는 소문은 낭설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실제 지난 18, 19일(현지시간)까지 내리 3주간 주말마다 이곳에 머물며 근처에서 골프를 즐겼다. 10, 11일에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부부와 함께 방문해 ‘골프 외교’를 펼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걸음이 잦아지면서 마라라고는 ‘겨울 백악관’ ‘남부 백악관’ ‘미국 정부의 파트타임 수도’ 등 다양한 별칭을 얻으며 주목 받고 있다.

문제는 마라라고가 점차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노골적인 로비 장소가 되고 있다는 점이다. 최상위층만 출입하는 폐쇄적 공간에서 대통령과 자연스럽게 밀착해 의견을 나눌 수 있어 재계 인사들이 앞다퉈 달려가는 것이다.

실제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23일(현지시간) 약 500명의 마라라고 리조트 회원 중 월가 금융업자, 부동산 개발업자 등 트럼프 정부의 정책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재계 인사 수십명이 포함됐다고 전했다. 최근 환경 문제 및 주민 갈등이 불거진 ‘키스톤XL 송유관’ 건설의 최대 수혜자로 꼽히는 옥스바우 카본의 윌리엄 코크 최고경영자(CEO), 규제 완화를 위해 매년 수십만달러를 정부 로비에 쏟고 있는 록스타에너지드링크의 재닛 웨이너 최고재무책임자(CFO) 등이 모두 마라라고의 회원이다. 미 최대 주택건설업체인 톨브라더스의 브루스 톨 설립자는 “(마라라고에서는) 보통 고속도로 및 인프라 예산 확대에 관한 트럼프의 계획에 대해 대화를 나눈다”고 NYT와 인터뷰에서 밝혔다.

마라라고는 ‘대통령 자리를 상업화한다’는 비판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마라라고에는 일반 국민의 출입이 가능한 백악관과 달리 방문객을 위해 마련된 공식 공간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 역사가인 존 미챔은 이에 “마라라고는 대통령직의 영리화를 상징하는 공간”이라며 “역대 대통령들은 늘 부유층과 어울려 왔지만, 사람들이 대통령과 시간을 보내기 위해 클럽하우스에 돈을 낸다는 것은 유례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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