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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중심의 과학인재 양성, 취지는 좋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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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중심의 과학인재 양성, 취지는 좋지만…

입력
2016.09.09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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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출연연구기관(이하 출연연)들이 연수학생을 받는 본래 목적은 현장 중심의 과학기술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다. 일반 대학에선 하기 어려운 대규모의 국가 연구개발을 수행하는 출연연에 상주하면서 직접 해당 과제에 참여해 실험하고 논문을 쓰는 건 학생에게도 좋은 경험이 된다. 이를 활성화하기 위해 지난 2003년 약 30개 출연연이 공동으로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를 설립했다. 일반 대학을 졸업한 학생들이 UST에 입학하면 출연연에서 수업과 연구를 병행하며 석사나 박사과정을 밟을 수 있다.

현재 연구원이 아닌 학생 신분으로 출연연에서 일하는 인력은 4,000여명. 이 중 대부분은 UST나 일반 대학 소속의 연수학생이다. UST 학생들은 출연연의 과학자를 지도교수로 두고 해당 출연연에서 전일제로 일한다. 학위과정 이수에 필요한 강의는 출연연이나 UST와 학점교환이 인정되는 대학에서 듣는다. 일반 대학에서 온 학연협동과정 학생은 연구는 출연연에서, 강의는 소속 대학에서 이수해야 하기 때문에 출연연과 대학을 오가며 생활한다. 지도교수는 소속 대학에 있다. 졸업에 필요한 요건은 UST 학생은 지도교수가 있는 출연연의 규정을, 학연협동과정생은 소속 대학의 규정을 따르도록 돼 있다.

문제는 이들이 출연연에서 정규직 연구원들과 똑같이 연구과제에 참여하면서도 학생 신분이라는 이유로 연구원과 동일한 처우를 받지 못한다는 점이다. 4대 보험 혜택에서 제외되는 것은 물론이고, 급여나 근로 시간, 휴가 등은 명확한 규정이 없어 출연연이나 연구책임자의 ‘재량’에 의존해야 한다. 불합리하다 여겨도 졸업에 필요한 논문을 완성하려면 연구책임자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배우는 단계’라는 이유로 정규직 연구원들이 기피하는 허드렛일이나 실험 뒷정리, 행정 잡무 등을 떠안는 일도 다반사다.

전문적인 직무능력과 지식을 배우는 신분이라는 점에서 이공계 연수학생은 의과대학 학생들이 의료기관에서 거치는 수련의(인턴) 제도와 유사하다. 그러나 수련의는 연수학생과 달리 기본적인 업무 조건을 문서화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기 때문에 근로자로서의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다. 이에 대해 UST는 “출연연 대학원생들이 안정적인 환경에서 학업과 연구에 몰입할 수 있도록 보험이나 휴가 등에 대한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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