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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테헤란로 빌딩 ‘텅텅’ 서울 10곳 중 1곳 빈 사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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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테헤란로 빌딩 ‘텅텅’ 서울 10곳 중 1곳 빈 사무실

입력
2017.05.15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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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대형 오피스 공실률 10%대

잠실 롯데월드타워 공급으로

강남권역은 전분기보다 1.2%P↑

새 오피스 빌딩 공급 과잉으로

2분기 전망도 밝지 않아

최대 6개월 ‘렌트 프리’ 적용 등

건물주들, 임차인 유치 적극 나서

15일 오전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는 ‘임대’라고 커다랗게 쓰인 걸개글이 두 세 건물 건너 하나 꼴로 걸려있었다. 100여m를 걷는 동안 어림잡아 10개 이상이 눈에 들어왔다. 연면적이 1만6,500㎡에 달하는 D빌딩은 70%에 달하는 1만1,500㎡를 쓸 임차인을 구하고 있었다. 테헤란로와 인접한 골목 안 상황은 더 심각했다. 절반에 가까운 건물에 임차인을 구하는 플래카드가 붙어 있었다. 임차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1층도 빈 곳이 많았다.

부영그룹이 지난해 1월 사들인 서울 태평로2가 부영태평빌딩(옛 삼성생명 본관)은 삼성생명이 서초사옥으로 이전한 지 반년이 지났지만 공실률이 65%에 이른다. 올 초 인수한 부영을지로빌딩(옛 삼성화재 사옥)도 공실률이 50%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서울의 대형 건물들이 높은 공실률에 몸살을 앓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1분기 서울 대형 오피스빌딩의 평균 공실률은 10.8%로 지난해 4분기보다 0.2%포인트 상승했다. 2015년 4분기 12.2%까지 치솟았다 2016년 들어 4분기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지만 다시 증가세로 전환됐다.

알투코리아부동산투자자문이 서울 오피스빌딩 1,104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1분기 서울 오피스빌딩 공실률도 10.6%로 전분기 대비 0.5%포인트 올랐다. 대형 오피스빌딩의 공실률(10.7%)이 중소형 빌딩(8.2%)보다 더 높았다.

더구나 강남권역은 잠실 롯데월드타워 등의 공급으로 대형 오피스 공실률이 전분기 대비 1.2%포인트 상승한 10.3%를 기록했다. 종로ㆍ중구 등 도심권역도 대형 오피스 공실률이 12.1%로 0.6%포인트 올랐다. 여의도권역 역시 9.3%로 전분기 대비 0.3%포인트 늘었다.

전망 또한 밝지 않다. 종합부동산서비스회사인 젠스타가 발표한 오피스 시장전망 실사지수(G-OSI)에서 2분기 서울 전체 오피스의 공실률 예상치는 126으로 기준치인 100을 훌쩍 뛰어넘었다. 시장전망 실사지수는 전문가 1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를 수치화한 통계로, 100을 넘으면 공실률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공실률 상승의 원인은 오피스 빌딩 공급과잉이다. 경기 침체에 기업들은 임차 면적을 줄이고 있는데 새 오피스빌딩은 꾸준히 준공되고 있다. 작년 4분기 대비 1분기의 서울 내 오피스빌딩 신규 공급면적은 48만3,319㎡나 늘었다. 김태호 알투코리아 상무는 “2,3분기에도 대형 오피스 공급이 예정돼 있어 향후 공실률은 더 높아질 것”이라며 “이러한 대형 오피스 빌딩이 주변 건물의 임차 수요를 흡수하면 일반 건물의 공실은 더 많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건물주들은 어느 때보다 임차인 유치에 적극적이다. 일정 기간 임대료를 받지 않는 ‘렌트프리’(Rent free)를 최대 6개월까지 적용하거나 임대료를 대폭 할인해주는 사례도 적지 않다. 부영태평빌딩도 지난해 8월 소유권이전등기 당시 3.3㎡당 11만3,000원이었던 월 임대료를 8만4,000원으로 25.7% 인하했다. 관리비 역시 31.4% 낮췄다.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중개업자는 “대로변과 먼 곳의 빌딩은 월세를 20~30%씩 인하하거나 인테리어ㆍ청소 비용을 제공하는 혜택을 내 걸어도 임차인 구하기가 쉽지 않다”며 “오랜 기간 공실인 건물은 보증금을 절반으로 낮추거나 월세 대신 전세 세입자를 찾는 곳도 있다”고 말했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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