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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훈 사상 첫 4관왕… 찢어진 다리로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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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훈 사상 첫 4관왕… 찢어진 다리로 달렸다

입력
2017.02.23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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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강릉 세계선수권에서 스케이트 날에 베인 직후의 상처(왼쪽). 상처를 꿰맨 뒤의 모습. 이승훈 제공
지난 10일 강릉 세계선수권에서 스케이트 날에 베인 직후의 상처(왼쪽). 상처를 꿰맨 뒤의 모습. 이승훈 제공

이승훈(29ㆍ대한항공)은 ‘한계’를 모른다. 지난 10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대회 도중 넘어지며 자신의 스케이트 날에 오른쪽 다리를 베였다. 인근 병원에서 8바늘을 꿰매고 휠체어를 탄 채 서울로 향했다.

주위에서는 상처 부위가 덧날까 우려해 2017 삿포로 동계 아시안게임 출전을 만류했지만 12일 다시 스케이트를 신었다. 천천히 빙판을 달려보니 뛰어 볼만하다는 판단을 내려 빙상경기연맹에 출전 의사를 전했다. 통증을 안고도 놀라운 투혼으로 출전하는 종목마다 금메달을 목에 걸더니 한국 동계 아시안게임 사상 최초로 4관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승훈은 23일 일본 홋카이도현 오비히로 오벌에서 열린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매스스타트에서 1위로 통과했다. 20일 남자 5,000m와 22일 남자 1만m, 남자 팀 추월, 23일 주 종목 매스스타트까지 4개의 금메달을 쓸어 담았다. 또 2011년 아스타나-알마티 대회 3관왕에 이어 이번 대회에서 4개를 추가해 역대 한국 선수 중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가장 많은 금메달을 목에 건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종전 기록은 러시아로 귀화한 빅토르 안(안현수)의 5개였다. 또 2회 연속 3관왕 이상을 달성한 최초의 선수가 됐다.

이승훈은 경기 후 “매스스타트도 쇼트트랙처럼 작전이 중요한데, 그 작전을 잘 이해해주고 호흡을 맞춰준 후배 이진영(강원도청), 김민석(평촌고)에게 고맙다”며 “처음에는 팀 추월 경기와 매스스타트만 생각하고 출전을 결심했는데 첫날 5,000m에서 몸 상태가 좋아 깜짝 놀랐다”고 밝혔다.

역주하는 이승훈. 대한체육회 제공
역주하는 이승훈. 대한체육회 제공

이승훈은 5,000m와 1만m에서 전성기 기량 이상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두 종목에 대한 동기부여도 다시 생겼다. 그는 “대회 전까지 5,000m와 1만m에서 별다른 성적이 나오지 않아 해당 종목에 관한 흥미와 자신감을 잃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그런데 2010년 밴쿠버 올림픽을 3주 앞두고 같은 장소에서 뛰었을 당시보다 지금 오히려 더 기록이 잘 나왔다”고 만족해했다. 이어 “이번 아시안게임을 통해 평창 올림픽에서도 해볼 만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우리 나이로 내년이면 서른 한 살이 되는 이승훈은 “나이는 핑계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며 “유럽에는 나보다 나이가 많지만 좋은 기량을 펼치는 선수들이 많다. 은퇴하는 날까지 최고의 자리를 지키고 싶다”고 강조했다.

포스트 이승훈으로 기대를 모으는 김민석도 남자 1,500m에서 우승하며 대회 2관왕에 올랐다. 여자 장거리 간판 김보름(강원도청)은 주 종목 매스스타트에서 다카기 미호와 사토 아야노의 작전에 대처하지 못하고 동메달에 그쳤다. 한국 남자 컬링대표팀(강원도청)은 동메달 결정전에서 대만을 10-5로 누르고 아시안게임 3회 연속 메달을 목에 걸었다. 스키 알파인 여자 대회전에서는 강영서(한국체대)가 1, 2차 시기 합계 2분32초35를 기록해 동메달을 획득했다. 남자 크로스컨트리의 김마그너스는 10㎞ 클래식에서 25분32초5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추가했다.

오비히로=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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