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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최저임금 1만원, 일자리 32만개 사라질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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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최저임금 1만원, 일자리 32만개 사라질 수도”

입력
2018.06.05 04:4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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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인근 근로자 비중

올해 17%에서 2020년 28%로↑

올해 최대 8만여 개 일자리 감소

고용에 미치는 효과 점차 확대”

저임금 단순노동 일자리 줄어

노동시장 임금질서 교란 우려도

최저임금이 문재인 대통령 공약대로 2020년까지 1만원으로 인상될 경우 올해는 최대 8만4,000개, 내년과 내후년엔 도합 24만개의 일자리가 감소할 수 있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책연구기관이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고용 감소 가능성을 제기한 것은 처음이어서 최저임금위원회의 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최경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4일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대통령 공약대로)최저임금이 연 15%씩 인상되면 그로 인한 고용감소 규모가 2019년 9만6,000명, 2020년엔 14만4,000명으로 확대된다”고 전망했다. 2000~2004년 최저임금을 60% 인상한 헝가리 사례에 국내 임금근로자 수 2,000만명을 적용해 추산한 결과로, 일자리안정자금 지원은 없다고 가정했다. 최 위원은 “최저임금이 예정된 수순으로 인상되면 최저임금 인근에 밀집한 임금근로자 비중이 올해 17%에서 2019년 19%, 2020년 28%까지 각각 상승하고 이에 따라 최저임금이 고용에 미치는 효과도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같은 방식으로 올해 최저임금 인상 효과를 분석해 최소 3만6,000명에서 최대 8만4,000명의 고용이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다만 최근 고용동향을 보면 실제 고용감소 효과는 이보다 작다고 진단했다. 최 위원은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과 함께 도입한 일자리안정자금이 효과를 발휘했을 가능성을 제기하면서도 “아직 단정적으로 말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 노동시장의 임금 질서를 교란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타냈다. 최저임금이 계속 오르면 서비스업종의 저임금 단순노동 일자리가 줄어 단순기능 근로자의 취업이 어려워진다. 또 대통령 공약이 그대로 이행돼 하위 30%가량의 근로자가 비슷한 임금을 받게 되면 경력에 따른 임금 상승이 사라져 근로자의 지위 상승 욕구가 약화된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최 위원은 “우리보다 앞서 최저임금 인상에 나섰던 프랑스가 도중에 추가 인상을 멈춘 이유도 임금 질서 교란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최저임금 인상 안착을 위한 일자리안정자금이나 근로세제지원(EITC) 등 정부재정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는 점도 경고했다.

보고서는 올해 국내 최저임금 수준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 가장 높은 프랑스에 근접했다고 평가하며 인상 속도 조절을 주문했다. 실제 올해 우리나라의 시간당 임금중간값 대비 최저임금 비율은 55%로, 프랑스(60%)와 5%포인트 차다. 미국(35%), 스페인(37%) 일본(40%), 영국(49%) 등은 우리보다 낮다. 최 위원은 “우리나라가 최저임금을 연 15%씩 올린다면 임금중간값 대비 최저임금 비율이 2019년 61%, 2020년 68%로 치솟는다”며 “예상치 못한 부작용으로 득보다 실이 많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성장률 3%, 물가상승률 1.5% 수준인 우리나라에서 최저임금이 갑자기 15%씩 오른다면 고용시장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만큼 인상 속도는 반드시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지난달 29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최저임금 인상이 미친 영향을 심도있게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고영권기자
지난달 29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최저임금 인상이 미친 영향을 심도있게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고영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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