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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유라 “개명 사실도 나중에 알아… 다 엄마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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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유라 “개명 사실도 나중에 알아… 다 엄마가 했다”

입력
2017.06.02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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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부지 20대로 보이려고

철저하게 준비한 듯”

구치소 들어갈 때 행동도 눈길

웃는 얼굴로 사람들에게 인사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가 두 번째 소환조사를 받기 위해 1일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마련된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가 두 번째 소환조사를 받기 위해 1일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마련된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철부지’ 20대로 보이려고 철저히 준비한 듯 하다.”

국정농단의 주역 최순실(61)씨 딸 정유라(21)씨가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10층 조사실에서 보인 진술 태도를 지켜본 검찰 관계자의 한 줄 평이다. 정씨는 국내로 강제 송환된 지난달 31일에 이어 1일에도 특수1부(부장 이원석)의 고강도 피의자 신문을 받았다. 진술 방향은 “엄마가 시켜서”라는 쪽이었다고 한다. 자신은 나이가 어려 아는 게 없다며 어머니 최씨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겼다는 얘기다.

자신이 ‘유연’에서 ‘유라’로 개명한 것도 최씨 결정이라는 취지의 정씨 진술은 그런 조사실 광경의 대표적 예다. 정씨는 “전 어머니가 하라면 하는 식이었다”면서 “개명도 어머니가 ‘너 개명할 거다’라고 했는데, 전 개명이 되는지도 몰랐다. 제 이름이 유라로 바뀐 걸 나중에 알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독일에서 덴마크 올보르로 도피한 경위도 “도망 다닌 게 아니라 어머니가 가라고 해서 넘어갔을 뿐”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오후 인천국제공항에서 5분 넘게 쏟아진 취재진 물음에 응한 ‘답변 틀’을 고스란히 조사실로 옮겨온 셈이다. 당시 정씨는 이화여대 부정입학과 삼성 승마지원 특혜 등에 대해 “어머니가 ~해서”라는 식으로 답하며 ‘모르쇠’로 일관했다.

검찰 관계자는 “철부지 행세를 하는 듯한데, 자연스럽게 하는 말이 아니라 예행연습을 한 티가 팍팍 났다”고 평했다. 이런 정씨에 대해 서울의 한 법원 부장판사는 “엄마 탓으로만 돌린다기보다는 업무방해 등 자신의 혐의에 대해 ‘공범으로 엮일 만큼 가담하지 않았다’는 취지를 밝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결국 법정 쟁점을 고려한 고도의 전략으로 평가될 수도 있겠다”고 말했다.

정씨는 조사를 받고서 새벽에 최씨가 수감된 서울남부구치소에 들어가면서도 ‘독특한 행동’으로 눈길을 끌었다. 교정당국 관계자는 “정씨는 들어서면서 이리저리 두리번거렸고, 웃음기 띤 얼굴로 이 사람 저 사람에게 인사를 건넸다”며 “속된 말로 ‘멘탈(정신) 갑(甲)’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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