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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컵 4강 진출 목포시청, 한국판 ‘칼레의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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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컵 4강 진출 목포시청, 한국판 ‘칼레의 기적'?

입력
2017.08.10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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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셔널리그 목포시청이 9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FA컵 8강에서 K리그 챌린지(2부) 성남FC를 이긴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내셔널리그 목포시청이 9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FA컵 8강에서 K리그 챌린지(2부) 성남FC를 이긴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후회 없이 개안하게(‘시원하게’의 전라 방언) 한 판 뜨고 가자!”

내셔널리그(3부) 목포시청과 프로축구 K리그 챌린지(2부) 성남FC의 FA컵 8강전이 열린 9일 성남 탄천종합운동장.

경기장 한 쪽에 목포시청 응원단의 뜨거운 함성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들은 지역 방언이 적힌 현수막을 걸고 ‘골리앗’을 상대로 싸우는 ‘다윗’을 목놓아 응원했다.

성남은 2부 소속이지만 전력은 K리그 클래식(1부)이나 다름 없다. 반면 목포시청은 정식 프로가 아니라 실업 팀들이 모인 내셔널리그에서도 5위에 처져 있는 팀이다. FA컵 8강에 올라 있는 8팀 중 최약체였음은 말 할 것도 없다.

하지만 목포시청은 이날 경기에서 전반에만 3골을 몰아넣으며 성남을 3-0으로 완파해 FA컵 준결승 진출이라는 이변을 연출했다. 2010년 창단된 목포시청이 FA컵 4강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고, 내셔널리그 팀으로는 2008년 고양 국민은행 이후 9년만이다.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는 김정혁(오른쪽) 목포시청 감독과 선수들. 대한축구협회 제공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는 김정혁(오른쪽) 목포시청 감독과 선수들. 대한축구협회 제공

김정혁(49) 목포시청 감독은 8강을 앞두고 철저하게 수비 위주로 볼 점유를 높이면서 역습을 시도하는 전략을 고안했다.

목포시청은 지난 4일 리그 최강 김해시청을 상대로 5-4-1 포메이션을 먼저 실험했다. 수비 시 공격수 한 명을 빼놓고 나머지 선수가 모두 아군 진영에 내려와 있다가 공을 빼앗으면 양 쪽 날개가 전진해 빠른 역습 전개를 펼칠 수 있는 대형이다.

김 감독은 FA컵 8강에서 이길 확률을 약 10%로 계산했지만 김해시청과의 경기에서 선수들이 새로운 포메이션에 잘 적응하는 모습을 보고 나름 자신을 가졌다고 한다. 그는 “선수와 감독 사이에 생긴 끈끈한 신뢰를 바탕으로 승리를 이뤄낼 수 있었다”면서 “선수들이 훈련했던 것 이상으로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고 활짝 웃었다. 이어 “이번 승리로 선수단 전반에 걸쳐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높이 솟아 있다”고 전했다.

10월로 예정된 4강에 대해 김 감독은 “여기까지 올라온 이상 전력은 모두 비슷할 것이어서 누가 더 세고 누가 더 약하다고 말 할 수 없다. 대진표가 확정되면 맞춤형 전략을 생각해 보겠다”고 밝혔다.

세계 축구 역사상 하위 팀의 반란으로 가장 큰 화제를 모은 사례는 2000년 프랑스 FA컵에서 나온 ‘칼레의 기적’이다. 당시 프랑스 프로축구 4부 리그 팀이었던 FC칼레는 평범한 직장인들로 구성된 팀이었지만, FA컵에서 보르도 등 프로 팀들을 차례로 꺾고 결승까지 올라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칼레의 기적’이라는 표현이 널리 회자됐다.

목포시청이 ‘한국판 칼레’가 될 수 있을까.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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