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헬스 프리즘] 대사증후군, 정부가 직접 나서 관리하라

알림

[헬스 프리즘] 대사증후군, 정부가 직접 나서 관리하라

입력
2017.12.18 17:00
24면
0 0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 발표에 따르면 비만에 의한 사회적 비용이 9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국민건강보험이 지출한 총 진료비가 65조원이었음을 감안하면 비만비용은 이의 14%에 가까운 수치다.

우리나라는 국민 입장에서 다른 나라들이 부러워할 정도의 좋은 의료보험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나아가 ‘병원비 걱정 없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공언하고 있지만 눈덩이처럼 커지는 의료비 부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없지 않다.

비만은 이제 우리 지난 세대가 추구해 왔던 ‘잘 먹고, 잘 사는 세상’을 뛰어 넘어 이제는 우리가 해결해야 할 커다란 숙제로 등장하고 있다. 비만이 원인이 되어 일어나는 각종 만성병-생활습관병의 증가가 심각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복부비만은 더 큰 문제다. 복부비만으로 일어나는 대사증후군-인슐린저항성은 당뇨병, 고혈압, 이상지질혈증(고지혈증), 뇌혈관질환 등의 주 원인이 되며, 암을 비롯한 치명적인 질환과도 관련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속속 보고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일보 보도에 따르면 2016년 우리나라 만성질환자는 1,439만명으로 전 국민의 28.5%에 이르렀으며, 진료비로 21조3,000억원을 썼다. 국민건강보험 진료비의 3분의 1이 만성질환진료에 쓰인 것이다.

이를 좀 더 세분화해 보면 고혈압 환자가 571만명으로 40%를 차지했고, 당뇨병 환자가 252만명으로 18%나 됐다. 대사증후군, 즉 인슐린저항성이 원인이 돼 발생하는 만성질환이 전체 만성질환의 50%를 넘는 것이다.

대사증후군은 허리둘레가 남자의 경우 90㎝(여자는 85㎝)이상이고, 고혈압(130/80㎜Hg 이상)이 있으며, 혈중 중성지방이 150㎎/dL 이상, 고밀도(HDL)콜레스테롤이 40㎎/dL 이하, 공복혈당이 100㎎/dL 이상일 때 대사증후군이 있다고 보게 된다.

대사증후군을 일으키는 내장지방은 무엇이 문제인가? 내장지방은 우리 몸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인슐린에 대하여 제 역할을 하지 못하게 방해하는 작용, 즉 인슐린저항성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인슐린은 우리 몸으로 흡수된 포도당을 에너지로 소비하게 하거나, 이를 지방 형태로 저장하게 하여 혈액 속의 포도당수치를 일정하게 유지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러한 역할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면 혈중의 포도당수치가 높아지는 당뇨병이 발생하고, 포도당을 제때에 지방 형태로 저장하지 못해 이상지질혈증, 죽상동맥경화증을 비롯한 여러 심장혈관질환과 고혈압을 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12월 첫 주는 ‘대사증후군주간’이었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한국대사증후군포럼에서는 ‘뱃살에 들어있는 여러 장의 진단서’라는 주제로 100여명이 모여 일반인을 대상으로 건강강좌를 성황리에 개최했다.

매년 이런 행사를 준비하고 진행하면서 느끼는 것은 이제 비만과 대사증후군에 대해서는 정부가 직접 나설 때가 아닌가, 하는 것이다. ‘병원비 걱정 없는 나라’를 추구하는 차원에서도 이는 매우 좋은 아젠다가 아닐까 생각한다.

식습관 등 생활습관을 바꾸고 운동을 권장하고, 금연ㆍ금주를 계몽하는 것이 국민의료비증가를 막을 수 있는 수단이라면 큰 예산 들이지 않고 정부가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허갑범 연세대 명예교수
허갑범 연세대 명예교수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