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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햅쌀 매입 효과 얼마나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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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햅쌀 매입 효과 얼마나 갈까

입력
2017.10.31 04:40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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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확기 가격 15년 만에 상승

80㎏ 15만원대 회복 후 오름세

지속 상승에는 부정적 시각 많아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산지 쌀값이 15만원대를 회복한 뒤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 수확철인 10월 산지 쌀값이 상승한 것은 15년 만이다. 그러나 쌀 농가는 이를 전혀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사상 최대 규모로 햅쌀을 사 들이고 시장에서 격리시켜 인위적으로 만든 쌀값 상승의 한계라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햅쌀 효과가 사라지면 가격이 다시 떨어질 가능성이 크고, 쌀 소비가 계속 줄고 있어 유통업체에서 쌀값 인상분을 소비자 가격에 반영해 줄 지도 미지수다.

30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쌀값은 80㎏ 기준 15만1,164원으로, 15일(15만984원)보다 180원 올랐다. 이는 1년 전(12만9,628원)과 비교하면 16.6%나 상승한 것이다. 통계청은 매달 5일, 15일, 25일 기준으로 전국 370개 미곡처리장, 도정공장 등이 유통업체에 출하하는 쌀값을 조사해 발표하고 있다.

쌀값은 통상 햅쌀 수확철인 10월 중순부터 떨어지기 시작한다. 전년에 생산된 구곡이 쌓여있는 상황에서 신곡 물량까지 시장에 풀리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도 10월 15일 이후 13만원대 심리적 저지선이 무너졌다.

그러나 올해는 정부가 쌀 수확기 대책을 예년보다 일찍 발표함에 따라 10월 초 가격이 크게 올랐다. 지난 5일 쌀값은 직전 조사인 9월 25일(13만3,348원)보다 13.2% 오른 15만892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농식품부가 신곡 예상 수요량을 초과하는 규모(총 72만톤)의 햅쌀을 매입하기로 한 수급 안정 대책의 효과로 풀이된다.

그러나 쌀값이 계속 오를 지에 대해서는 부정적 시각이 우세하다. 37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쌀 생산량(395만5,000톤)도 일부 영향을 미쳤지만 기본적으로는 지난해 쌀값 폭락에 따른 기저효과라는 게 농가들의 입장이다. 정학철 전국쌀생산자협회 사무총장은 “지난해 쌀값이 20년 전 수준인 12만원대까지 떨어졌다 반등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강원, 경기 등 일부 지역은 쌀값을 후하게 쳐주고 있지만, 충남, 전남, 전북 등 평야지대는 쌀값에 큰 변동이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산지 쌀값이 올라도 대형마트 등 유통업체들이 도매가와 소비자 가격에 시세를 반영해 주지 않으면 지속적 상승은 어렵다. 인위적인 정부 개입으로 형성된 가격도 결국 수요와 공급에 따라 갈 수 밖에 없다. 유통과정에서 쌀값이 올라야 한다는 얘기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쌀값은 결국 공급자가 아니라 수요자가 매기는 것”이라며 “유통업체에서 쌀값 인상분을 도매가와 소매가에 적극 반영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유통업체 입장에서도 매년 소비가 가파르게 줄고 있는 쌀의 소비자 가격을 올리는 데 부담을 느끼고 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쌀은 지속적으로 매출이 줄어드는 품목으로 더 이상 주력 상품이 아니다“며 “산지 쌀값 인상분을 반영할 지는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고 말했다. 세종=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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