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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자니아 총선 앞두고… 알비노, 인간사냥 피해 피난행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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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자니아 총선 앞두고… 알비노, 인간사냥 피해 피난행렬

입력
2015.09.25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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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색증 환자 신체에 행운' 미신

'알비노'는 멜라닌 색소의 결핍으로 나타나는 백색증 환자다. 탄자니아에서는 알비노의 신체가 부와 행운을 가져다 준다는 미신 때문에 살해 위협에 시달린다.
'알비노'는 멜라닌 색소의 결핍으로 나타나는 백색증 환자다. 탄자니아에서는 알비노의 신체가 부와 행운을 가져다 준다는 미신 때문에 살해 위협에 시달린다.

다음달 탄자니아 총선을 앞두고 이웃 국가인 케냐 국경 지역의 백색증 환자(알비노)들이 내륙으로 대피하고 있다고 영국 데일리메일이 23일 보도했다. 탄자니아 정치인들이 ‘알비노 사냥’을 시작할지 모른다는 공포감 때문이다. 아프리카에는 백색증 환자들의 신체가 행운을 가져다 준다는 미신 때문에 눈 사지 혀 가슴 등 신체 일부를 잘라 수천 파운드에 밀매하는 악습이 아직까지 남아 있다. 이렇게 공격을 당해 불구가 되거나 목숨을 잃는 알비노의 비율은 탄자니아가 가장 높다. 이번 대피는 케냐 ‘장애인을 위한 협의회’(NCPWD)가 주도했다.

‘알비노’는 선천성 색소 결핍증에 걸린 사람들을 일컫는 말로, 멜라닌 색소의 결핍으로 발생하는 선천성 유전 질환이다. 태어날 때부터 피부와 털이 하얗다. 아프리카 일부 지역에서는 알비노를 저주받은 유령으로 인식하면서 그들의 신체는 성공과 부를 가져다 준다는 미신 때문에 동물 사냥 하듯 한다. 사지를 자를 때 알비노가 소리를 크게 지를수록 얻을 수 있는 부와 행운이 크다고 믿는 사람도 있다. 극악무도한 현실 때문에 백색증이 있는 아이가 태어나면 아이를 죽이는 부모도 있다. 주술의식에 이용되는 알비노의 신체는 최소 5만파운드(약 9,000만원)에 팔린다.

케냐 동부지구 비히가에서 최근 56세의 남성이 손가락과 목에 상처를 입고 귀가 잘리는 공격을 받고 치료 중 숨졌다. 이 남성은 죽기 전 “가진 돈이 없다고 하자 ‘그럼 탄자니아에서 팔게 귀와 손을 달라’며 괴한들이 달려들었다”고 증언했다. 잘린 신체를 주술의식에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지자 탄자니아 정부가 올 1월 주술사를 법적으로 금지했는데도 불구하고 공격이 그치지 않고 있다.

유엔에 따르면 2000년 이후 탄자니아에서만 80명이 넘는 알비노가 살해됐고 62명은 사지가 잘려나가는 극심한 부상을 얻어 평생 장애인이 됐다. 알비노 인권운동가 조세팟 톨너는 “내 부모도 알비노인 나를 팔아 넘기려 했다”며 “자기 자식을 팔아 유죄선고를 받은 부모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도 같은 인간이며 탄자니아 국민이므로 정부에서 모든 알비노를 보호해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평소 백색증 환자들은 희생자가 되지 않기 위해 높은 벽이 있는 특수 센터에 숨어 지낸다. 톨너는 “나는 그들이 자유를 얻을 때까지 인권 운동가 일을 계속하겠다”고 덧붙였다.

전영현 인턴기자(한양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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