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시승기] 직접 몰아보니 매력덩어리, 쉐보레 '이쿼녹스' 시승기

알림

[시승기] 직접 몰아보니 매력덩어리, 쉐보레 '이쿼녹스' 시승기

입력
2018.06.18 13:49
수정
2018.06.18 14:42
0 0
쉐보레의 중형 SUV, 이쿼녹스의 시승 행사가 열렸다.
쉐보레의 중형 SUV, 이쿼녹스의 시승 행사가 열렸다.

쉐보레가 출입 기자를 대상으로 부산모터쇼에서 최초로 공개한 중형 SUV, 이쿼녹스의 시승 행사를 개최했다.

한국지엠은 군산 공장 폐쇄들의 여러 논란을 뒤로 하고 2018 부산모터쇼에서 이쿼녹스를 공개했다. 이와함께 다양한 마케팅 활동으로 재기를 꿈꾸고 있는 상황인데, 잠시 멈췄던 쉐보레의 컴백과 함께 처음으로 개최한 시승행사에서 중형 SUV 이쿼녹스를 타고 김포에서 자유로를 왕복하는 시승을 했다.

과연 경쟁 모델 대비 작은 엔진을 장착하고 등장한  이쿼녹스는 어떤 매력을 전할까?

메이필드 호텔과 카페 소솜을 오가다

이번 이쿼녹스의 시승 코스는 행사의 시작 지점인 메이필드를 기점으로 하여 경기도 파주에 위치한 카페 소솜을 왕복하는 것으로 구성되었다. 한 대의 차량에 두 매체의 기자들이 탑승하여 각각 편도 45km 가량을 경험할 수 있었다.

시승 코스를 살펴보니 기본적으로 메이필드 및 김포공항 인근의 도심 도로를 통해 한강을 건너 자유로를 타고 길게 이어지는 고속, 정속 주행이 주된 테마가 되는 모습이었다. 다만 직선 구간이 대부분이지만 자유로는 불규칙한 노면이 존재하기 때문에 차량의 전반적인 완성도 또한 가늠할 수 있는 구간이다.

날렵하고 세련된 중형 SUV

쉐보레 이쿼녹스는 4,650mm의 전장과 1,845mm의 전폭 그리고 1,690mm의 전고를 갖췄다. 최근 체급을 키운 경쟁 모델 대비 다소 작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지만 막상 쉐보레는 패키징에서 자신을 가지고 있는 모습이다. 한편 휠베이스는 2,725mm로 전체적인 체격은 르노삼성 QM6와 닮았으며 공차중량은 AWD 기준 1,730kg이다.

이쿼녹스의 디자인은 말 그대로 쉐보레 고유의 감성이 잘 담긴 디자인이다. 쉐보레의 최신 디자인 컨셉 ‘린 머스큘러리티’(Lean Muscularity)를 기반으로 날렵하면서도 스포티한 쉐보레 고유의 감성을 잘 살렸다. 특히 이전의 캡티바, 선대 이쿼녹스 등과 비교하자면 날렵하고 경쾌한 감성이 배가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크롬 장식을 강조한 듀얼 포트 그릴과 날렵한 헤드라이트를 적용한 이쿼녹스의 전면 디자인은 마치 EREV, 쉐보레 볼트(Volt)나 말리부, 크루즈 등이 떠오른다. 여기에 보닛 위에 추가적인 라인을 더해 역동적인 이미지를 더욱 강조해 시각적인 만족감을 높였다. 다만 전체적인 디자인 요소들이 ‘차량을 커 보이게 하는 효과’는 추구하지 않는 모습이다.

측면 디자인은 선대 이쿼녹스에서 볼 수 있던 실루엣을 더욱 젊고 감각적으로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C 필러의 디자인을 다듬어 날렵한 크로스오버의 느낌을 강조하고 D 필러는 검은색으로 처리한 ‘플루팅 루프 디자인’과 도어 패널 등에 유려하게 적용된 라인을 더하면서 시각적인 만족감을 더욱 강조했다.

후면 디자인 역시 쉐보레 고유의 감성이 잘 반영되었다. 차체 양끝에 배치한 듀얼 램프 타입의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를 더해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잘 드러낸다. 다만 앞서 말했던 것처럼 후면의 디자인 또한 전면과 같이 차량의 체격이 커 보이는 디자인이 아니라 시각적으로 큰 디자인을 원하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어떻게 느껴질지는 의문이다.

디자인을 통해 차량의 성격을 파악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바로 통상의 SUV에는 차체 하단 전 부분에 클래딩 카드를 적용해 차체 손상을 대비한다. 하지만 이쿼녹스는 휠하우스 부분을 제외한 차체 아래쪽에만 클래딩 카드를 둘러 도심형 SUV의 존재감을 명확히 드러내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브랜드가 느껴지는 깔끔한 실내 공간

브랜드의 패밀리 룩이 적용된 외형과 같이 실내 공간에서도 쉐보레 브랜드의 느낌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 올 뉴 크루즈, 말리부 등을 통해 선보인 듀얼콕핏 2.0을 기반으로 한 실내 공간은 체격에 비해 한층 개방적인 느낌이 들었다.

시승 차량의 경우 상위트림의 특권이라 할 수 있는 투톤 가죽 인테리어가 적용되어 시각적인 매력이 한층 돋보였다. 특히 일반 가죽과 천공 가죽을 조합한 점과 스티치를 더하는 기교 또한 인상적이다. 게다가 가죽 자체의 질감도 우수했다. 이외에도 깔끔하게 다듬어진 쉐보레 고유의 센터페시아 및 스티어링 휠이 브랜드의 감성을 잘 드러낸다.

한편 마이링크는 해상도와 하드웨어의 개선으로 반응 속도 등을 개선한 디스플레이와 어우러져 다양한 기능을 손쉽고 즉각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한국에 특화된 차량이 아닌 만큼 내비게이션 부분에서는 다소 아쉬움이 남아 있었다.

이와 함께 마감 품질에서도 약간의 아쉬움이 있었다. 대시보드나 센터페시아, 센터터널, 그리고 도어트림과 같이 사람의 시선과 손길이 자주 가는 곳의 마감 품질은 상당히 우수한 편이었지만 도어트림 하단, 시트 하단부 등과 같이 손길이 가지 않는 곳의 마감이 경쟁차 대비 부족하다고 느껴졌다.

개인적으로 만족한 부분이 있다면 단연 실내 공간에 있다. 사실 이쿼녹스는 경쟁 차량 대비 체격이 다소 작은 편이라 실내 공간이 그리 넓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시트에 몸을 맡기니 SUV치고는 살짝 낮은 시트 포지션과 함께 넉넉한 헤드룸과 레그룸을 위치에 가리지 않고 제공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2열 공간에서는 올 뉴 말리부 2열 시트에 처음 앉았을 때 느꼈던 여유로운 레그룸을 다시 한 번 경험할 수 있었다. 실제 리클라이닝 기능까지 활용한다면 키가 180cm이 넘는 남성 네 명이 편히 앉을 수 있었다.

게다가 2열 에어밴트의 높이를 상당히 높게 마련하여 몸을 숙이지 않더라도 2열 에어밴트 등을 손쉽게 조작할 수 있었으며 220V 콘센트는 물론이고 두 개의 USB  충전 포트 그리고 12V 파워아웃렛까지 더해지며 IT 기기는 물론이고 아웃도어 라인프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이다.

수납 및 적재 공간에서는 좋은 평을 내리고 싶다. 체격에 비해 기본적인 적재 공간의 활용이 돋보이며 원터치로 조작이 가능한 2열 시트 폴딩을 통해 최대 1,800L 수준의 적재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한 어필 포인트가 될 것이다. 이외에도 센터터널의 암레스트 아래쪽의 수납 공간을 넉넉히 마련한 점 또한 만족스러웠다.

위스퍼 디젤 엔진과 AWD의 조합

이쿼녹스의 보닛 아래에는 위스퍼 디젤 등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우수한 정숙성과 준수한 출력을 갖춘 GM 1.6L 디젤 엔진(CDTi)이 자리한다. 경쟁 모델의 2.0L 디젤 엔진 대비 배기량이 작다고는 하지만 최고 출력 136마력과 32.7kg.m의 토크를 낸다. 여기에 Gen 3 6단 자동변속기를 조합하고 AWD 시스템을 얹어 효과적인 출력 전달을 보장한다.

이러한 구성을 기반으로 이쿼녹스는 전륜구동 기준 13.3km/L, AWD 사양 기준 12.9km/L의 준수한 효율성을 갖췄다. 참고로 환경 규제에 맞춰 PDF는 물론 SCR를 더해 배출가스 억제 능력을 대거 개선했다.

차분하고 세련된 매력으로 완성도를 높인 디젤 SUV

본격적인 시승을 위해 이쿼녹스의 시트에 몸을 맡겼다. 가장 먼저 우수한 시트 착좌감이 느껴지고 넓은 시야 등이 눈에 들어왔다. 개인적으로 만족한 부분이 있다면 파워윈도우의 작동감과 히팅 시트 기능이 등받이, 엉덩이 시트 개별 혹은 동시 작동할 수 있도록 세세하게 신경 쓴 부분일 것이다.

실내를 충분히 살펴보고 엔진을 깨웠다. 트랙스 디젤 데뷔 때 쉐보레 스스로가 위스퍼 디젤 엔진이라 자평했던 것이 새삼스럽게 다시 떠오른다. 경쟁 모델이라 할 수 있는 QM6 등과 비교하더라도 아이들링 시의 정숙성이나 차분함이 우수했다. 게다가 더 만족스러운 점은 주행 시 스타트 앤 스톱 기능의 작동도 무척 부드럽고 매끄럽게 전개되었기 때문이다.

이쿼녹스의 데뷔를 앞두고 많은 이들이 걱정했던 것 중 하나가 출력의 빈약함이었다. 실제 수치적으로만 본다면 1.6L CDTi 디젤 엔진의 탑재로 인해 마력이나 토크, 그 어떤 부분에서도 경쟁차 대비 우위를 점하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막상 주행을 시작하니 그 우려는 깨끗히 사라졌다. 분명 출력 자체는 낮은 편이지만 디젤 엔진 고유의 두터운 토크, 그리고 경량화에 신경 쓴 차체 등을 앞세우며 만족스러운 가속력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아마도 대부분의 운전자라면 출력에 대해 깊은 갈증을 느낄 일은 없을 것 같다.

구분을 하자면 발진과 저속 주행 상황에서의 가속력은 평이한 수준이다. 게다가 엑셀레이터 페달에는 킥다운을 위한 버튼이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에 엑셀레이터 페달을 깊게 밟는다고 차량이출력을 과시하지 않는다. 대신 속도가 어느 정도 붙은 중고속 이후의 주행 상황에서는 의외로 가속하는 감각이나 가속시 느껴지는 체감적인 펀치력에 만족하게 된다.

이와 함께 노면에서 올라오는 소음을 상당히 능숙하게 억제한 것을 느낄 수 있다. 자유로처럼 다양한 노면 상황을 만날 수 있는 구간에서도 이쿼녹스는 특별히 부족함 없는 모습이었다. 덕분에 장거리 주행을 하더라도 탑승자끼리 대화함에 있어 아무런 난관이 없어 보인다.

위스퍼 디젤 엔진과 호흡을 맞추는 Gen 3 6단 자동 변속기는 이미 경험해봤던 변속기라 특별한 건 없다. 다만 이전에 경험했던 트랙스 디젤이나 말리부 등에 비해 한층 부드럽고 매끄러운 변속감을 제공해 일상 주행에서의 우수한 만족감을 끌어 내는 모습이다. 수동 변속 방식은 과거의 말리부처럼 기어 노브 상단에 마련된 버튼으로 조작하게 되어있다.

차량의 셋업에 있어서는 GM이 잘하는 것과 GM이 추구하는 것을 제대로 담아낸 모습이다. 가장 먼저 초고장력 강판을 적극적으로 적용하고 보다 안전을 고려한 강인한 차체와 어떤 노면 상황에서도 만족스러운 로드 홀딩 능력을 갖춘 하체 셋업을 통해 주행 전반에 걸쳐 높은 완성도를 자랑한다.

실제 시승을 하며 다소 높은 속도로 코너를 파고들었을 때에도 이쿼녹스는 SUV라는 선입견을 깰만큼 흔들림 없는 모습을 보여줬고, 특히 타이어의 한계 상황에서도 차체나 하체 부분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듯 견고하게 버티는 모습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이와 함께 SUV의 특성이라 할 수 있는 롱 스트로크 타입의 서스펜션 유닛들과 쿠션이 풍부한 시트를 통해 노면에서 올라오는 충격 역시 능숙히 차단해 주행의 질적인 향상을 이뤄냈다.

하지만 주행을 하면서 몇 개의 우려 사항이 있었고 그 중 가장 큰 우려가 바로 이쿼녹스가 지금껏 국내 소비자들이 경험했던 '국산 중형 SUV'와는 완전히 다른 방향을 지향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시승을 하면서 비교적 컴팩트한 차체를 기반으로 완성도 높은 드라이빙을 어필하는 폭스바겐 티구안, 혹은 푸조 3008 등이 머리 속을 채우며 막상 국내 중형 SUV 시장의 터줏대감인 싼타페, 쏘렌토와는 확실히 다른 길을 걷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했다.

시승중 동승은 2열에서 진행했다. 2열의 레그룸은 생각보다 넉넉하고 등받이의 각고 역시 제법 각도를 뒤로 눕힐 수 있어서 편안한 자세가 가능했다. 더불어 2열에도 220V 콘센트와 2개의 USB 단자가 있어서 모바일 환경에 있어서 원활한 충전을 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2열 시트의 쿠션은 두텁고 탄성이 강해서 무게가 꽤 나가는 승객이 앉아도 시트가 많이 눌리지 않는 것이 매력적이다. 이 때문에 요철이나 범프를 지날때 노면의 충격이 강하게 느껴지는 구간에서도 충격이 크게 전달되지 않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버튼의 작동감이나 히팅 시트의 조절역시 기존의 쉐보레 차량에서 느껴보지 못했던 감각이 느껴졌다.

좋은점: 군더더기 없는 구성과 기대를 뛰어넘는 매력적인 드라이빙

아쉬운점: 소비자들이 익숙한 중형 SUV와 다른 존재감

다르기 때문에 매력적인, 그리고 고민스러운 쉐보레 이쿼녹스

쉐보레 이쿼녹스는 분명 잘 만든 차량이다. 해외에서의 높은 판매량의 이유를 어쩌면 이번 시승에서 알게 된 것 같다. 그리고 또 한국지엠이 국내 시장에서 재기를 위해 마련한 선봉장으로서도 충분한 가치가 있음을 확인했다. 짧은 시승에서도 이쿼녹스는 분명 매력적인 차량임을 알 수 있었다.

다만 걱정도 있다. 앞서 말한 것처럼 국내 소비자들이 생각하는 크고 넓고 부드러운 것을 목표로 만든 기존의 중형 SUV와는 약간 다른 방향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특성을 어떻게 활용하고 어필하느냐에 따라 이쿼녹스의 성적이 판가름날 것으로 전망한다.

한국일보 모클팀 - 박낙호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