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17일 “모든 규제를 일단 물에 빠뜨려놓고 꼭 살려야 하는 규제만 살려야 한다”며 투자ㆍ수출 활성화와 신산업 육성을 위한 정부의 고강도 규제 개혁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제9차 무역투자진흥회의를 주재하면서 “정부 입맛에 맞게 규제를 골라 없애는 것은 안 된다”며 규제 개혁에 미온적인 정부를 질타하며 이 같이 말했다. 명확한 타당성이 입증되지 않는 한 기업이 폐지를 요구하는 규제를 원칙적으로 없앤다는 내용의 ‘네거티브 규제 개선 방침’을 거듭 강조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그러면서 “이목지신(移木之信ㆍ약속을 지킨다)의 고사처럼 신산업 발전을 저해하는 규제와 애로를 반드시 해소해 정부의 약속은 반드시 지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경제 위기론을 부추기는 북한 리스크와 관련해선 “이럴 때일수록 우리 경제의 기초 체력이 튼튼하고 안보에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을 대내외에 적극 알려 과도한 불안 심리가 확산되는 것을 적극적으로 차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 대통령은 또 “세계경제 저성장이 장기화하는 상황이므로 내수 활성화를 통해 수출이 부진해도 견딜 수 있는 경제 체력을 키워야 한다”며 “경제 활력 제고와 구조개혁 정책도 더욱 힘 있게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수출 부진과 관련해선 “제조업 강국으로 평가 받는 우리나라가 정작 최고 수준의 기술을 갖고 있는 분야는 3%에 불과하다”고 지적하고 “수출 우려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지금이야 말로 5년, 10년 뒤에 우리가 무엇으로 먹고 살지를 깊게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제품과 플랜트를 수출하는 것을 넘어 에코시티나 스마트시티 같은 도시 자체를 중동이나 인도 등에 수출하는 것으로 발상을 바꿔야 한다”는 제안도 덧붙였다.
최문선기자 moon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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