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가 6일 당의 20대 총선 독자행보를 선언하며 지지율 하락과 당내 분열 등의 난국을 돌파할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지난해 12월 13일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탈당 선언 당시 ‘강한 안철수’라는 슬로건을 앞세우며 “빈 손으로 혈혈단신 허허벌판에 섰다”고 결연한 의지를 보인지 84일 만의 강공모드 전환이다.
안 공동대표는 이날 서울 마포구 국민의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야권통합만으로 (총선에서) 의석을 몇 석 더 늘릴 수 있을지 몰라도 정권교체 희망은 없다”며 “원칙 없이 뭉치기만 해서는 더 많은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없다. (야권통합은) 만년 2등, 만년 야당의 길”이라고 밝혔다. 김종인 더민주 비상대책위 대표의 야권통합론에 대해 4일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를 통해 “총선 전 야권통합은 없다”고 내부 의견을 정리한 것을 당 대표 이름으로 공식화한 것이다. 그는 천정배 공동대표 등 일부 호남 의원들이 ‘호남 총선은 각개 전투, 수도권은 야권 연대’라는 구도에 미련을 가진 것에 대해서도 반대의 뜻을 단호히 밝혔다. 최원식 당 수석대변인은 “4일 회의에서 ‘수도권 연대도 아니다’라는 의견이 압도적이었다”며 “당의 공식적이고 확고한 입장은 수도권 연대도 없다는 점을 안 공동대표가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공동대표는 당 안팎의 상황에 대해서도 직설적인 표현을 이어갔다. 그는 당 현역의원들이 4일 회의에서 ‘힘든 선거가 될 줄 알면서도 나왔다. 죽는다면 이 당에서 죽겠다’고 말한 사실을 공개하면서 “눈물 나게 고마웠다. 죽기를 각오하면 살 수 있다. 그런 각오로 하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김종인 대표에 대해서도 “제가 문재인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 함께 다니는 동안 김 대표는 박근혜 후보와 함께 문재인에게 정권을 맡기면 안 된다고 했다”며 “지난 4년 간 김종인과 안철수의 선택을 비교해보라. 누가 통합을 말할 자격이 있느냐”고 돌직구를 날리기도 했다. 탈당 당시와 마찬가지로 강경기조를 통해 자신의 정치적 존재감을 높이면서, 야권 내 피아(彼我) 구분을 분명히 해 당 분위기 전환까지 겨냥한 것이다.
국민의당도 안 공동대표의 의지에 발 맞춰 야권통합론 여파로 지지부진 했던 교섭단체 구성을 이달 중순 전 완료할 계획이다. 박지원 의원의 합류로 18석을 갖게 된 국민의당은 더민주 컷오프(공천배제)에서 탈락한 송호창, 전정희 의원의 입당이 완료되면 20석의 원내교섭단체 구성 요건을 충족한다. 당 핵심 관계자는 “송 의원의 경우 본인의 결단이, 전 의원은 당내 조배숙 전 의원과의 공천 경쟁 구도 설정이 마지막 변수지만 순조롭게 조율이 진행 중”이라며 “혼란스러웠던 당 상황을 정리했다는 의미를 담아 두 의원이 이번 주중 동시에 합류하는 방식이 유력하다”고 밝혔다.
정재호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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