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이삭 기자

등록 : 2018.02.08 19:00
수정 : 2018.02.08 20:09

신입생 0명 초등학교, 올해 120곳 넘을 듯

등록 : 2018.02.08 19:00
수정 : 2018.02.08 20:09

게티이미지뱅크

 

강원 양양군 오색초등학교는 설악산 안에 있는 작은 학교이다. 1961년 인근 초등학교 분교로 개교한 뒤 수려한 주변 경관을 벗삼아 아이들이 맘껏 뛰어놀 수 있는 최적의 학습 여건을 갖추고 있다. 자연친화적 환경 덕분인지 많지는 않아도 매년 10명 안팎의 졸업생을 꾸준히 배출하며 명맥을 이어 왔다. 하지만 요즘 학교에는 폐교 위기감이 가득하다. 20여년 전부터 신입생이 계속 줄더니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신입생이 입학하지 않았다. 학교 측은 설악산 오색케이블카가 착공되면 인구 유입이 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이 학교 고광래 교장은 8일 “그나마 내년에는 3명이 입학할 예정이라 숨통이 트였다”며 “경제적 논리로 통ㆍ폐합 얘기가 나오지만 교육적 측면에서 작은 학교를 살리려는 노력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저출산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취학생이 급감하면서 문을 닫는 초등학교가 늘었고, 그 여파는 상급 학교로 미쳐 이제 지역사회의 존속까지 걱정할 처지에 놓였다. 교육부 통계를 보면 지난해 입학생이 전무한 초등학교는 전국적으로 113곳이나 됐다. 신입생이 5명이 안 된 학교는 무려 622개교였다. 올해 전망 역시 암울하다. 정확한 수치는 학교 배정이 끝나는 내달 이후 나올 것으로 보이지만, 각 시ㆍ도교육청이 잠정 취합한 결과 ‘신입생 제로(0)’ 초등학교는 120곳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전국 초등학교가 6,040곳이니 100곳 중 2곳에 해당하는 꼴이다. 전남은 지난해보다 7곳 늘어난 48개교에서 입학생을 내지 못했고, 강원 지역도 초등학교 15곳의 신입생이 없었다. 충북은 도내 초등학교 269곳 중 38.6%인 100개교가 10명 미만의 입학생을 받았다.

초등학교 폐교 위기는 물론 출산율 저하 영향이 가장 크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취학 대상(2010년 출생)은 47만명으로 2000년(63만명)과 비교해 16만명이 줄었다. 문제는 학생수 감소가 중ㆍ고교로 확산돼 지역사회의 존립 기반을 위협한다는 점이다. 강원도교육청 관계자는 “통학버스 지원을 늘리는 등 농ㆍ어촌 학교 소멸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며 “학생 수를 기준으로 한 획일적인 통ㆍ폐합 방식이 개선되지 않으면 지역 경쟁력은 지속적으로 악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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