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돈에 눈 멀어…국내 ‘첨단기술’ 중국에 유출한 피의자들 검거

알림

돈에 눈 멀어…국내 ‘첨단기술’ 중국에 유출한 피의자들 검거

입력
2018.07.26 13:19
0 0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뒷돈을 받는 조건으로 국내 기업체의 첨단기술을 중국으로 빼돌린 한국인과 중국인들이 경찰에 덜미가 잡혔다.

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국내 산업기술의 해외 유출에 대한 첩보를 수집하던 중, 중국으로 첨단기술을 유출한 2건의 사건을 적발해 디스플레이용 기판유리 생산 회사 전 생산공정 관리기술자 김모(44)씨 등을 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위반과 업무상배임 혐의로 입건했다고 2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국내의 디스플레이용 기판유리를 생산하는 회사에서 생산공정 관리기술자로 근무하던 A씨는 2013년 무렵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경쟁회사에서 근무하던 전 직장동료의 이직 제안을 받았다. A씨는 당시 연봉이었던 8,000만원의 두 배에 달하는 1억 6,000만원 가량의 연봉과 명절 보너스, 주거비, 자동차, 한국 왕복항공권 등을 제공받는 조건으로 피해회사의 생산설비 설계도면 등 영업기밀을 2014년까지 1년에 걸쳐 중국 업체에 전달했다.

A씨는 특히 피해회사를 퇴사하기 직전 집중적으로 도면관리시스템에 접속해 생산설비 설계도면을 열람, 최첨단 퓨전(Fusion) 공법(용해로에서 녹인 유리용액을 수직으로 낙하ㆍ냉각시키는 방식)을 유출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단순히 기술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경쟁업체 설립에 관여한 피의자도 검거됐다. 국내의 실리콘 가공업체에 근무하던 B씨는 2015년 중국인 공범과 합작해 중국 청도에 자신의 아들 명의로 동종업체를 설립했다. 그런 뒤 3년 동안 실리콘 특수가공액 성분구성표와 공정매뉴얼 등 생산기술 및 해외 영업정보 등의 영업비밀을 중국으로 유출했다.

경찰 조사결과 B씨는 국내 피해업체와 동일한 제품을 개발ㆍ제조했을 뿐만 아니라 피해업체의 고객들까지도 대거 유인해간 것으로 드러났다. B씨의 이와 같은 행각으로 국내 업체가 피해를 본 금액은 7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A씨와 B씨는 범행을 들키지 않기 위해 모두 가명까지 사용해 철저히 범행을 숨겨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해당 사건 이외에도 다른 혐의로 재판 중에 있는 A씨는 불구속 입건하고 B씨는 도주의 우려와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어 구속해 수사하는 한편 중국인 공범들은 지명수배를 내려 국내로 입국할 시 바로 체포될 수 있도록 했다. 경찰 관계자는 “주요 첨단기술의 해외유출은 사기업의 피해뿐만 아니라 한국 기술산업 전체의 경쟁력 저하로 이어진다”며 “국내 핵심 기술인력들의 해외 유출에 대한 경계와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소범 기자 beom@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