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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대비 물가상승 더뎌… 한은, 금리인상 ‘골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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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대비 물가상승 더뎌… 한은, 금리인상 ‘골머리’

입력
2017.11.10 04:4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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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시장 변화로 임금인상 제약

기업들 치열한 가격경쟁도 원인

올해 성장률 3% 전망 불구

근원물가는 1%대 중반 머물러

금리인상 속도 결정 어려워져

허진호(가운데) 한국은행 부총재보 등 한은 관계자들이 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와 관련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허진호(가운데) 한국은행 부총재보 등 한은 관계자들이 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와 관련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갈수록 희미해지는 성장과 물가 사이의 상관 관계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전통적으로 경제가 성장하면 물가도 따라 올라 경기과열을 막으려는 중앙은행의 금리인상 명분이 됐는데, 요즘엔 선진ㆍ신흥국 할 것 없이 성장률만큼 물가가 오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금리인상의 속도를 정하기도 훨씬 어려워졌다. 최근 미국과 유럽 등에서도 경기회복에 비해 더딘 물가상승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어 내년 한은의 금리인상 속도도 향후 물가 움직임에 달렸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한은은 9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앞으로 주요하게 고려해야 할 사항으로 ‘성장과 물가 간 관계 변화 및 원인’을 첫 번째로 거론했다. 한은에 따르면 이 같은 현상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선진국과 우리나라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선진국에선 잠재성장률을 크게 밑돌던 실질성장률이 다시 상승해도 예전만큼 물가는 오르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도 올해 성장률이 잠재성장률(2.8~2.9%) 이상인 3.0%로 전망되지만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여전히 1%대 중반에 머물고 있다.

보고서는 이를 ‘상당부분 구조적 요인 때문’으로 분석했다. 먼저 노동시장의 구조적 변화다. 기업이 임금을 올릴 여력이 되는 노동생산성은 예전만큼 크게 향상되지 않고 있다. 시간제 취업자가 크게 늘면서 전처럼 “임금을 올려달라”고 나설 근로자의 협상력도 약해졌다. 고령화로 저임금 일자리가 크게 늘어난 것도 물가상승의 큰 동력인 임금인상을 가로막고 있다.

세계화가 진전되면서 국가별은 물론, 온ㆍ오프라인 기업간 치열한 경쟁으로 상품가격 상승이 제한적인 것도 물가 상승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다. 장기 저금리로 일반인들의 인플레이션 기대수준이 전보다 낮아진 것도 심리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보고서는 “미국과 한국에서 기대인플레이션율이 1%포인트 낮아지면 임금상승률도 0.4~0.5%포인트 낮아지는 걸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여기에 일시적 요인도 작용하고 있다. ▦그간 누적된 유휴생산능력이 아직 해소되지 않은 점 ▦성장이 물가에 영향을 끼치기까지 통상 1년~1년9개월 정도가 걸리는 점 등을 한은은 예로 들었다.

다만 한은 관계자는 “구조적 요인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지만 요즘 같은 성장세가 지속되면 일시적 요인은 점차 완화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김용식 기자 jawoh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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