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현빈 “관객을 어떻게 잘 속일까 그 생각만 했죠”

알림

현빈 “관객을 어떻게 잘 속일까 그 생각만 했죠”

입력
2017.11.19 16:44
23면
0 0
배우 현빈은 “전작 ‘공조’는 액션이 화려했고 이번 영화 ‘꾼’은 오락적인 볼거리가 많다”며 “마음 맞는 동료 배우들과 재미있게 작업했다”고 말했다. 쇼박스 제공
배우 현빈은 “전작 ‘공조’는 액션이 화려했고 이번 영화 ‘꾼’은 오락적인 볼거리가 많다”며 “마음 맞는 동료 배우들과 재미있게 작업했다”고 말했다. 쇼박스 제공

곳곳에 복선… 관객들과 두뇌싸움

“20대땐 여운 남는 작품 끌렸는데

이젠 관객들 편하게 웃기고 싶어”

‘공조’ 이어 충무로서 ‘열일’ 中

내년 ‘협상’ ‘창궐’ 줄줄이 개봉

“현빈에게 속았다! 이 한마디면 족합니다.”

이렇게 작정하고 달려들었으니 당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수시로 튀어나오는 반전에 매 순간 뒤통수를 맞는다. 특수분장과 목소리 변조도 동원됐다. 배우의 반듯하고 성실한 이미지까지 관객을 ‘낚는’ 속임수로 쓰였다. 그 사기꾼이 현빈(34)이라서 쾌감이 더 크다.

영화 ‘꾼’ 개봉(22일)을 앞두고 최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마주한 현빈은 “시나리오 곳곳에 깔린 복선들과 캐릭터의 매력에 재미를 느껴 출연했다”며 “스포일러 없이 영화를 소개하려니 힘들다”고 웃었다.

‘꾼’에서 현빈은 사기꾼만 골라서 속이는 지능형 사기꾼 ‘지성’ 역을 맡았다. 지성은 고수익을 미끼로 투자자들의 돈을 가로챈 희대의 사기꾼 장두칠을 잡기 위해 담당 검사 박희수(유지태)에게 공조를 제안한다. 뒤이어 박희수의 비선인 ‘사기꾼 3인방’ 고동석(배성우), 춘자(나나), 김 과장(안세하)이 합류하고, 서로 다른 속셈을 품고 한 배를 탄 이들은 관객과 두뇌 싸움을 벌인다.

이야기를 주도하는 인물은 지성이지만, 현빈은 “튀지 않으려 했다”고 말했다. “각 캐릭터의 움직임과 그에 대한 반응들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매번 다른 상황들이 속도감 있게 펼쳐지니까 더더욱 튀어서는 안 되지요. 연기에 유연성이 필요한 작품이었어요.”

사전 준비는 철저했다. 특수분장을 달리하면서 적합한 얼굴을 찾고, 자연스러운 표현을 위해 근육 움직임을 익혔다. 대사의 기능이 말장난인지, 정보 전달인지, 흐름 연결인지에 따라 뉘앙스를 다르게 변주했다. 현빈은 “어떻게 하면 관객을 잘 속일 수 있을까. 그 생각 하나뿐이었다”고 했다.

영화 ‘꾼’의 사기꾼 지성은 아버지의 죽음과 관련된 사기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한바탕 사기극을 꾸민다. 쇼박스 제공
영화 ‘꾼’의 사기꾼 지성은 아버지의 죽음과 관련된 사기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한바탕 사기극을 꾸민다. 쇼박스 제공

능글맞고 건들건들한 그의 변신이 꽤 신선하게 다가온다. 현빈은 “모든 배역에 배우의 성격과 습관이 녹아들기 마련”이라고 했다. ‘사기꾼 기질도 원래 갖고 있던 것이냐’고 짓궂게 물으니 “어린 시절 부모님께 거짓말은 해봤다”며 조금은 허무한, 그러나 그다운 답을 들려준다. 이렇듯 진중한 이미지가 때론 그에게 연기 변신에 대한 부담으로 작용했을 듯싶다. “나쁜 이미지는 아니니까 싫지는 않아요. 제가 노력한다고 해서 한 순간에 바뀔 것 같지도 않고요. 그냥 지금처럼 다양한 작품에 도전하면서 보여 드리는 수밖에 없지 않나 싶어요. 올 초 선보인 ‘공조’에선 딱딱하고 절제된 인물이었고, 이번 영화 ‘꾼’에선 정반대로 풀어진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거예요. ‘다름’을 찾으려 늘 노력하고 있어요.”

‘다름’은 그의 외모에서도 발견된다. 장발에 수염을 길렀다. 요즘 찍고 있는 새 영화 ‘창궐’ 때문이다. 그는 “주변에서 자꾸 자르라 한다”며 머쓱하게 웃었다. 2017년을 781만 흥행작 ‘공조’로 시작해 ‘꾼’으로 마친 그는 내년에 ‘협상’과 ‘창궐’을 연달아 내놓을 예정이다. “마음에 드는 작품을 만나기 쉽지 않은데, 희한하게도 한 작품이 끝나기 전에 다음 작품을 만나 쉬지 않고 일했어요. 주변에서 ‘열일한다’고도 하는데, 사실 군입대 하기 전에도 드라마 ‘친구, 우리들의 전설’과 영화 ‘만추’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 그리고 드라마 ‘시크릿 가든’까지 연달아 찍었어요.”

‘열일 모드’는 똑같지만 그 와중에도 ‘다름’은 있다. 최근 그가 선보인 영화들은 오락성이 짙다. 그는 “20대엔 여운이 남고 메시지를 전달하는 작품들이 눈에 들어왔다”며 “요즘엔 관객들이 영화를 보는 두 시간 동안 편하게 웃고 즐기고 싶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그답지 않게’ 흥행 욕심도 냈다. “‘꾼’이 잘 돼서 올해를 잘 마무리하고 싶어요. ‘창궐’ 촬영에도 큰 힘이 될 거예요.”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현빈은 “나름대로 연기를 사랑한다고 생각해 왔는데 상대역인 유지태에게는 비교가 안 되더라”며 “그가 작품을 대하는 태도와 열정을 보면서 큰 자극을 받았다”고 말했다. 쇼박스 제공
현빈은 “나름대로 연기를 사랑한다고 생각해 왔는데 상대역인 유지태에게는 비교가 안 되더라”며 “그가 작품을 대하는 태도와 열정을 보면서 큰 자극을 받았다”고 말했다. 쇼박스 제공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