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문 대통령 “평창올림픽 남북단일팀 보고 싶어”

알림

문 대통령 “평창올림픽 남북단일팀 보고 싶어”

입력
2017.06.24 18:08
0 0

내년 평창동계올림픽 남북단일팀 구성 제안

“장웅 北 IOC 위원과 北 태권도 시범단 환영”

스포츠 교류 통한 남북관계 개선 의지 밝혀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전북 무주에서 열린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개막식에 참석해 북한의 장웅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과 악수하고 있다. 무주=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전북 무주에서 열린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개막식에 참석해 북한의 장웅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과 악수하고 있다. 무주=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24일 “남북단일팀을 구성해 최고의 성적을 거뒀던 1991년 세계탁구선수권대회와 세계청소년축구대회의 영광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다시 보고 싶다”고 말했다. 사실상 내년도 평창동계올림픽에서의 남북단일팀 구성을 제안한 것으로, 스포츠 교류를 통한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전북 무주 태권도원에서 열린 세계태권도연맹(WTF) 주최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개막식 축사에서 “남북선수단 동시 입장으로 세계인의 박수갈채를 받았던 2000년 시드니 올림픽의 감동을 다시 느껴보고 싶다. 북한 응원단도 참가해 남북 화해의 전기를 마련하면 좋겠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어 “평창동계올림픽에 북한 선수단이 참여한다면 인류화합과 세계평화 증진이라는 올림픽의 가치를 실현하는 데도 크게 기여하리라 생각한다”면서 “대한민국 정부도 필요한 노력을 다하고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개막식에 참석한 장웅 북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과 국제태권도연맹(ITF) 소속 북한 태권도 시범단에게도 “진심 어린 환영의 말씀을 드린다. 태권도에서의 성과가 평창동계올림픽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WTF와 ITF는 각각 한국과 북한이 주도하는 태권도 종목에서의 국제경기단체다.

문 대통령은 또 “9월 평양에서 열리는 ITF대회에서 WTF 시범단의 답방이 성사돼 한반도 평화의 큰 전기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스포츠는 모든 장벽과 단절을 허무는 가장 강력한 평화의 도구로 저는 평화를 만들어 온 스포츠의 힘을 믿는다”면서 “이번 대회를 통해 새 정부의 첫 남북 체육 교류협력이 이뤄진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문 대통령은 대회가 열리는 무주의 지명이 신라의 무풍과 백제의 주계로 나뉘었던 땅이 합쳐지며 만들어졌다는 점을 소개하고 “WTF와 ITF가 하나가 되고, 남북이 하나가 되고, 세계가 하나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개막식에서 북한의 장웅 IOC 위원과 악수하고 인사를 나눴다.

김회경 기자 hermes@hankookilbo.com

이하 문재인 대통령의 축사 전문

제23회 무주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개막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함께 해주신 유자이칭 IOC 부위원장님과 IOC 위원 여러분,

세계태권도연맹(WTF) 조정원 총재님,

세계 183개국에서 오신 선수단 여러분께 따뜻한 환영의 인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오늘,

제일 가까이 있지만 가장 먼 길을 오셨을 것 같습니다.

어려운 여건에서도 민족 화해와 한반도 평화를 위해 대한민국을 방문하신 장웅 IOC 위원님과 리용선 국제태권도연맹(ITF) 총재님, 북한 ITF 시범단에게도 진심어린 환영의 말씀을 드립니다.

사랑하는 태권도 가족 여러분!

저는 먼저, 태권도 정신을 닮은 이곳 무주를 자랑하고 싶습니다.

무주는 이름부터 통합과 화해의 마음을 담고 있습니다.

2천년 전 신라의 무풍과 백제의 주계로 나뉘었던 땅이 합쳐져 무주라는 이름이 탄생했습니다.

무주는 예로부터 무예인의 땅이었습니다.

이곳에 있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계곡 구천동은 호국무사 9천명이 무술을 연마했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무주에서 신라와 백제가 하나가 되었듯이 오늘 이곳에서 세계태권도연맹(WTF)과 국제태권도연맹(ITF)이 하나가 되고 남북이 하나 되고, 세계가 하나 되기를 바랍니다.

무예인의 정기도 흠뻑 받아 가시기 바랍니다.

태권도 가족 여러분!

지난 반세기 동안 태권도는 눈부신 성장을 이뤘습니다.

한국의 무예에서,

8천만 명이 수련하는 세계인의 무예 스포츠로 발전했습니다.

세계 232개 나라의 청소년들이 흰 도복을 입고 체력과 인성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검은 띠를 두른 민간 외교관으로,

태권도를 세계에 알린 수많은 사범과 수련생,

세계 태권도 가족의 땀과 눈물이 만들어낸 성과입니다.

이 자리를 빌려 원로 태권도인과 세계 태권도 가족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태권도는 예의에서 시작해 예의로 끝나는 무예입니다.

수련을 통해 강건한 신체를 만들지만 백절불굴의 정신으로 그 능력을 선하고 정의로운 곳에 사용하도록 배웁니다.

이런 정신에 따라 태권도 가족들은 인류의 평화와 공존, 번영에 이바지 하고 있습니다.

특별히 세계태권도연맹이 펼치고 있는 세계 평화와 화합을 위한 노력에 감사드립니다.

세계태권도연맹은 박애재단을 만들어 전 세계 난민촌과 재난지역, 개발도상국 청소년에게

꿈을 키워 주고 있습니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이 꼽은 가장 모범적인 국제경기단체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또한, 이번 대회에 이어 올해 9월 평양에서 열리는 국제태권도연맹 대회에도 세계태권도연맹 시범단의 답방을 추진한다고 들었습니다.

답방이 꼭 성사되어 한반도 평화의 큰 전기가 마련되기를 기대합니다.

아울러 세계태권도연맹이 추진하고 있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친선경기도 성사되어 세계 평화의 반석 위에 태권도의 이름이 새겨지기를 바랍니다.

사랑하는 태권도 가족 여러분!

스포츠는 모든 장벽과 단절을 허무는 가장 강력한 평화의 도구입니다.

함께 흘리는 땀은 화해와 통합을 만드는 촉매제가 되고 있습니다.

적대국이었던 미국과 중국, 미국과 베트남이 핑퐁외교로 평화를 이뤘습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흑백 통합리그가 출범할 수 있었던 것도 세계축구연맹(FIFA)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평화를 만들어 온 스포츠의 힘을 믿습니다.

이번 대회를 통해서 새 정부의 첫 남북 체육교류협력이 이뤄진 것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특히 한국에서 치러지는 세계태권도연맹 대회에서 국제태권도연맹이 시범을 보이는 것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입니다.

양 연맹의 화합과 친선은 물론 남북화해협력과 한반도 평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저는 태권도에서 이뤄낸 이번 성과가 내년 평창동계올림픽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합니다.

평창동계올림픽에 북한 선수단이 참여한다면 인류화합과 세계평화 증진이라는 올림픽의 가치를 실현하는데 크게 기여하리라 생각합니다.

바라건대 최초로 남북단일팀을 구성하여 최고의 성적을 거뒀던 1991년 세계탁구선수권대회와 세계청소년축구대회의 영광을 다시 보고 싶습니다.

남북선수단 동시입장으로 세계인의 박수갈채를 받았던 2000년 시드니 올림픽의 감동을 다시 느껴보고 싶습니다.

북한 응원단도 참가하여 남북 화해의 전기를 마련하면 좋겠습니다.

함께하고 계신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장웅 위원님의 많은 관심과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대한민국 정부도 필요한 노력을 다할 것이며 적극적인 지원에 나설 것을 약속드립니다.

사랑하는 태권도 가족 여러분!

이번 대회는 대한민국에서 개최되는 일곱 번째 대회입니다.

그러나 대회조직위원회와 대한태권도협회가 처음이란 마음으로 정성껏 준비했습니다.

대회가 진행되는 동안 아무런 불편함 없이 최상의 컨디션으로, 최고의 실력을 발휘해 주기 바랍니다.

아울러, 머무시는 동안 무주의 아름다운 자연과 한국의 문화도 마음껏 즐기시기 바랍니다.

대회 준비에 열과 성을 다해 오신 이연택 조직위원장님과 관계자 여러분,

성심으로 지원해 주신 송하진 전북도지사님과 전북도민 여러분,

그리고 551명의 자원봉사자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리며

참가한 모든 선수들의 선전과 건승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17년 6월 24일

제19대 대한민국 대통령 문 재 인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