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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에 고유가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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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에 고유가 ‘먹구름’

입력
2018.05.22 16:53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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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국내 휘발유 평균가 1577원

34개월 만에 가장 높은 가격

경유-등유도 연중 최고가

정유-항공업계 대응책 부심

#2

美 이란-베네수엘라 경제제재

국제유가 80달러 눈앞에

“내년엔 100달러” 전망까지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석유 가격이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문제는 국제 석유 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앞으로 더 오를 것이란 점이다.

미국의 이란 경제제재 우려 등으로 배럴당 70달러를 넘긴 국제유가가 배럴당 80달러 돌파를 코앞에 두고 있다. 그간 유가 상승을 저지해 온 셰일오일의 공급량 확대에도 불구하고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이상 치솟을 거란 전망까지 나온다.

이런 시장 상황 탓에 5월 셋째 주 국내 주요 유종이 모두 연중 최곳값을 경신했다고 22일 한국석유공사가 밝혔다. 주유소에서 판매된 휘발유 평균가격은 ℓ당 1,577.2원으로, 4월 셋째 주 이후 4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종전 연중 최고치(2월 둘째 주ㆍℓ당 1,565.6원)를 뛰어넘었다. 2015년 7월 셋째 주(1,579.0원) 이후 2년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가격이다. 경유(ℓ당 1,377.3원)와 등유(ℓ당 916.9원) 역시 올해 최고가격을 경신했다.

국내 유가의 고공행진은 ▦미국의 이란ㆍ베네수엘라 경제 제재 우려 ▦중동의 지정학적 위험 상승 ▦석유수출국기구(OPEC) 등 산유국의 원유 생산량 감축 등 여러 요인이 작용하며 국제유가를 끌어올린 영향이다. 21일(현지시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2014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가격(배럴당 72.24달러)에 거래됐다. 브렌트유(배럴당 79.22달러)도 80달러 돌파를 목전에 뒀다.

앞으로 유가 상승을 자극할 요인들이 수두룩하다. 우선 이란핵협정 탈퇴를 선언한 미국 정부의 이란 경제 제재가 시행될 경우 이란의 원유 공급량이 줄어들게 된다. 이란산 원유는 우리나라 원유 수입량 13%를 차지한다.

최근 좌파 성향의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자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베네수엘라의 민주주의 회복을 위해 경제ㆍ외교적 조치를 할 것”이라 경고한 것도 국제유가 상승을 부채질하는 요인이다. 세계 2위 매장량을 가진 베네수엘라는 수출의 90% 이상을 원유에 기대고 있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무력 충돌로 산유국이 모여 있는 중동의 지정학적 위험이 커진 데다, OPEC과 러시아 등의 원유 생산량 감축 합의가 17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국제유가가 셰일오일 손익분기점(배럴당 50달러)을 웃돌면서 미국의 셰일오일 생산량도 크게 늘고 있다. 1년 전 647만 배럴이었던 미국의 하루 셰일오일 생산량은 지난달 797만 배럴까지 증가했다. 그러나 셰일오일 공급 증가는 국제유가의 추가 상승 전망에 별로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 프랑스 정유기업 토탈의 파트리크 푸얀 최고경영자(CEO)는 “수개월 안에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는 브렌트유가 올해 여름 82.50달러 이상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다수 전문가들이 내년엔 100달러를 웃돌 거라고 예상한다.

이 정도의 고유가는 한국 경제에도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당장 정유업계의 전망에 빨간 불이 켜졌다. SK이노베이션ㆍGS칼텍스ㆍ에쓰오일ㆍ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사의 1분기 영업이익은 유가 상승으로 정제마진(석유제품과 원유 등 원자재의 가격 차)이 줄면서 전년 동기보다 모두 감소했다. 황유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석유제품가격 인상이 쉽지 않아 정유 부문 실적은 축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항공업계 역시 고유가를 우려하고 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항공유 중 하나인 제트 연료 가격은 배럴당 92.1달러(11일 기준)에 달해 한 달 사이 5.4%, 1년 전보단 54.2% 뛰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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