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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먹고 안 입어도 내집 마련에 5.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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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먹고 안 입어도 내집 마련에 5.6년

입력
2017.04.25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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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이후 가장 오래 길어져

저소득층은 9.8년 모아야 가능

주거 양극화 현상 갈수록 심화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경기 시흥시의 한 제조공장에서 맞벌이를 하는 최모(44)씨 부부는 결혼 12년만인 지난해 처음으로 내집 마련의 꿈을 이뤘다. 하나뿐인 딸이 갖고 싶거나 먹고 싶다고 조르는 것도 제대로 사주지 못하면서 급여의 절반 이상을 악착같이 모은 결과였다.

우리나라 중산층이 급여를 한 푼도 쓰지 않고 꼬박꼬박 저축할 경우 주택 자금을 마련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5.6년으로, 이전보다 더 길어졌다. 조사가 시작된 2006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그러나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는 것은 불가능한 만큼 통상 내 집 마련에 걸리는 시간은 최소 10년 이상으로 파악된다. 더구나 집값이 상승하며 중ㆍ고소득층보다는 저소득층이 내 집을 마련하는 데에 훨씬 더 긴 기간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주택 소유 와 주거 양극화 현상이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

25일 국토교통부의 ‘2016년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자가 가구의 연소득대비 주택가격 비율(PIRㆍPrice to Income Ratio)이 5.6을 기록했다. PIR란 주택가격 중간 값을 가구 연소득 중간 값으로 나눈 수치다. PIR가 5.6이란 것은 소득을 한 푼도 쓰지 않고 5.6년 모아야 집을 살 수 있다는 의미다. PIR는 주거실태조사가 시작된 2006년 4.2배에서 2014년 4.7배까지 완만히 높아졌지만 작년 이후 기울기가 가팔라졌다.

소득계층별로 보면 저소득층(가구소득 10분위 중 1~4분위)의 PIR 값이 높은 것은 물론 증가 폭도 컸다. 저소득층의 PIR는 2010년 6.1배에서 2012년 7.5배, 2014년 8.3배에 이어 작년 9.8배까지 치솟았다. 중소득층(5~8분위)이 2010년 4.2배에서 작년 5.6배, 고소득층(9~10분위)이 같은 기간 4.0배에서 5.0배로 완만히 높아진 것과 대조된다.

전체 자가보유율(자기 소유 집을 가지고 있는 사람의 비율)은 2014년 58.0%에서 지난해 59.9%로 상승했다. 그러나 소득계층별 자가점유율은 저소득층의 경우 2012년 52.9%에서 지난해 48.5%로 떨어졌다. 중소득층은 2014년 56.4%에서 지난해 62.2%로 늘었고, 고소득층도 같은 기간 77.7%에서 79.3%로 대폭 상승했다.

전ㆍ월세 비중은 임차가구 중 월세비중이 같은 기간 55.0%에서 60.5%로 5.5%포인트나 늘었다. 전세가구는 같은 기간 45.0%에서 39.5%로 줄었다. 저금리 등의 여파로 전세 임대수익이 줄면서 집주인들이 전세를 월세로 전환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임대료나 대출금 상환에 부담을 느낀다고 응답한 비율은 66.5%였다. 점유형태별로 보면 월세가구의 82.3%가 임대료가 부담된다고 답했다. 전세는 74.3%, 자가는 50.6%가 임대료 및 대출상환 부담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거실태조사는 국토교통부가 국토연구원과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2만 가구를 개별 면접한 뒤 내 놓는 조사 결과로, 2년마다 실시된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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