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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은 KN-08 전력화, 美는 사드 터닦기… 무력시위 총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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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은 KN-08 전력화, 美는 사드 터닦기… 무력시위 총력전

입력
2016.02.15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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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위협으로 부상한 北 ICBM

차량 이동식 발사로 탐지 어렵고

사거리 1만㎞ 넘어 美가 더 민감

우리 軍은 “발사시험 한적도 없다”

美 명중률 높은 PAC-3 투입시켜

사드 배치 앞서 방어체계 통합 연습

한미 내달 훈련에 핵잠ㆍ핵항모 등

사상 최대 규모 무기ㆍ병력 동원

북한이 지난해 10월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공개한 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KN-08 미사일(오른쪽 사진). 탄두부분을 개량해 뭉툭한 게 눈에 띈다. 왼쪽 사진은 2013년 7월 전승절 기념식 열병식 때 공개된 KN-08 미사일로 탄두 형태가 뾰족하다. 연합뉴스
북한이 지난해 10월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공개한 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KN-08 미사일(오른쪽 사진). 탄두부분을 개량해 뭉툭한 게 눈에 띈다. 왼쪽 사진은 2013년 7월 전승절 기념식 열병식 때 공개된 KN-08 미사일로 탄두 형태가 뾰족하다. 연합뉴스

북한의 장거리미사일 발사로 촉발된 긴장국면이 한반도의 안보지형을 바꾸고 있다. 한미 양국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를 공론화하자 북한은 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KN-08의 실전배치에 속도를 내고, 이에 맞서 미군은 패트리엇(PAC-3)미사일을 추가 투입했다. 내달 한미 연합훈련을 앞두고 주요 무기체계가 한반도에 총집결하며 일촉즉발의 대결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KN-08은 北 탄도미사일 공격망의 최정점

최근 새로운 위협으로 부상한 KN-08은 1만㎞ 넘게 날아가 미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북한이 이동식 발사차량(TEL)에 실어 발사하는 탄도미사일 가운데 사거리가 가장 길다. KN-08은 2012년 4월 김일성 100회 생일 기념 군사퍼레이드에서 처음 선보였고, 지난해 10월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 열병식 때는 탄두모양이 뭉툭한 개량형 KN-08이 모습을 드러냈다.

탄도미사일을 TEL에 탑재할 경우 이동하며 발사하기 때문에 한미 정보자산으로 탐지하기 어렵다. 북한은 실전배치를 끝낸 스커드(사거리 300~500㎞)ㆍ노동(1,300㎞) 단거리미사일과 무수단(3,000㎞) 중거리미사일 모두 TEL에 실어 발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비무장지대와 가장 가까운 북쪽 50~90㎞에는 스커드, 90~120㎞ 구역에는 노동, 175㎞ 이북인 자강도 부근 후방지역에는 무수단 미사일을 배치했다.

이 같은 전술 미사일에 가세해 전략 미사일인 KN-08까지 실전에 투입할 경우 북한 전역을 미사일 기지로 운영하면서 한반도와 일본열도는 물론, 미 본토까지 타깃으로 삼을 수 있다. 탄도미사일은 순항미사일에 비해 속도가 매우 빠르고, 핵ㆍ생화학무기 등 대량파괴무기와 대규모 고폭탄을 장착할 수 있어 상대의 주요지역과 시설을 신속하게 무력화하는데 유용하다. 이처럼 개전 초기 기습적인 선제공격으로 상대방의 전쟁의지를 꺾을 수 있기 때문에 북한은 탄도미사일 개발에 열을 올려 왔다. 과거 노동미사일을 이란, 시리아 등에 수출한 북한이 2000년대 이후 스커드-ER(개량형)과 무수단 미사일에 주력하다가 2010년대 이후 공을 들여 개발한 것이 KN-08이다. 북한이 보유한 탄도미사일은 총 1,000기 가량으로 추정된다.

다만 KN-08은 아직 검증이 안된 무기다. ICBM이 되려면 탄두가 대기권 밖으로 나갔다가 고온ㆍ고압을 뚫고 다시 들어오는 재 진입체 기술을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 군은 지난 7일 북한의 장거리미사일에 대해 “ICBM에는 못 미친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더구나 KN-08은 이동식발사대에서 쏘기 때문에 더 정교한 기술을 갖춰야 한다.

그럼에도 미 측에서는 국가정보국(DNI)의 수장이 전면에 나서 실전배치 가능성을 거론하는 상황이다. 반면 우리 측은 “이제껏 한번도 발사시험을 하지 않은 미사일”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군 소식통은 “KN-08이 미 본토를 겨냥할 수 있기 때문에 미 측의 반응이 더 예민한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열린 북한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탄두가 개량된 KN-08 등 각종 무기가 잇달아 공개됐다.
지난해 10월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열린 북한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탄두가 개량된 KN-08 등 각종 무기가 잇달아 공개됐다.

美는 사드 배치 앞서 PAC-3로 터 닦기

이런 상황에서 주한미군이 본토에 있던 PAC-3 미사일 1개 포대를 추가로 한반도에 배치한 것은 북한의 도발위협에 대응하고 사드 배치에 앞서 분위기를 잡기 위한 다목적 포석으로 보인다. PAC-3는 음속 3.5~5배의 속도로 고도 30~40㎞에서 북한의 단거리미사일을 요격하는 하층 방어체계로, 고도 40~150㎞에서 미사일을 맞추는 사드와 중첩해 운용해야 명중률이 높아진다. 이와 달리 우리 군이 보유한 PAC-2미사일은 북한의 미사일을 직접 맞추지 못하고 주변에서 탄이 터지는 방식이라 요격률이 떨어진다.

무엇보다 이번에 새로 투입된 부대는 미 본토에서 사드를 운영하는 제11방공포여단 소속이다. 사드를 한반도에 배치하기 위한 사전조치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주한미군 측도 “한미 연합 탄도미사일 방어체계를 통합할 수 있는 능력을 연습하기 위한 배치”라며 이 같은 해석을 부인하지 않고 있다. 한미 양국이 북한의 미사일 위협을 탐지ㆍ교란ㆍ파괴ㆍ방어하는 ‘4D’작전개념을 우선적으로 발전시키는 상황에서, PAC-3를 추가로 투입해 사드 배치를 위한 가교를 마련하고 한반도의 미사일방어(MD)를 강화시키기 위한 교두보를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한미 양국은 공언한대로 내달 한미 연합 훈련에 맞춰 사상 최대규모의 병력과 무기를 동원해 한반도 주변에서 대규모 무력시위를 준비하고 있다. 핵 항공모함과 핵 추진 잠수함이 한국을 찾고, 여차하면 B-2폭격기와 F-22전투기로 출격할 태세다. 지난달 6일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유일하게 B-52폭격기를 전개한 것에 비하면 위력이 한층 강화됐다. 이외에 미군은 상륙작전을 수행하는 해병전력을 지난해에 비해 5배 정도 늘어난 8,000명 가량 투입할 예정이다. 또한 유사시 북한지역에 침투해 최고 지휘부와 핵ㆍ미사일 같은 대량살상무기(WMD)를 제거하는 내용으로 훈련의 수위를 한껏 끌어올릴 계획이다.

군 소식통은 “북한이 핵실험과 장거리미사일 발사라는 최고 수준의 도발을 연거푸 감행한 만큼 우리도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맞서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광수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개성공단 조업 중단으로 한반도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14일 오전 경기도 평택시 주한미군 오산공군기지에 지상 배치형 요격 미사일 패트리엇(PAC-3)이 설치돼 있다. 주한미군이 보유한 최신형 패트리엇(PAC-3) 미사일은 마하 3.5~5의 속도로 고도 30~40㎞에서 단거리 미사일은 물론 스커드(사정 300~600km), 노동(사정 1000km) 미사일 등을 타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1
개성공단 조업 중단으로 한반도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14일 오전 경기도 평택시 주한미군 오산공군기지에 지상 배치형 요격 미사일 패트리엇(PAC-3)이 설치돼 있다. 주한미군이 보유한 최신형 패트리엇(PAC-3) 미사일은 마하 3.5~5의 속도로 고도 30~40㎞에서 단거리 미사일은 물론 스커드(사정 300~600km), 노동(사정 1000km) 미사일 등을 타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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